민주당, 검찰 지휘부 ‘대장동 항소 포기’ 옹호…수사팀엔 “감찰·수사받아야”

여당이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된 대장동 사건의 민간업자들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 결정을 “무분별한 항소 관행을 자제하기로 한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환영했다. 대장동 수사팀의 반발은 항명으로 규정하며 이들에 대한 감찰을 촉구했다.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이 최근 재판에서 밝힌 검찰의 압박·회유 정황을 근거로 대장동 사건 등 “검찰의 조작 수사”에 대한 수사와 국정조사 등을 예고했다.
검찰이 지휘부 결정에 따라 지난 8일 자정이 시한이었던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1심 판결 항소를 포기하고 이에 수사팀이 반발하며 논란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당일 관련 논평을 9개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다음날인 9일 당 주요 인사들도 나서 검찰의 항소 포기를 ‘항소 자제’로 규정하는 등 검찰 결정을 옹호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달 31일 1심 판결이 나온 직후 이 대통령 ‘공소 취소’를 주장하며 ‘재판중지법’ 처리까지 나섰던 기조의 연장선상이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특수 수사에서 반복된 높은 무죄율과 무리한 수사 논란, 국민 비판을 고려한 조치”라며 “국민 앞에 최소한의 양심을 지킨 결정”이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의원들은 이날 “통상 검찰은 (법원 선고 형량이) 구형한 형의 3분의 1 이상이면 항소하지 않는데, 일부 무죄 판결에도 1심 판결 형량은 이 기준을 넘었다”며 “이 사건은 검찰이 전형적으로 항소하는 사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장동 수사팀의 반발은 항명이라며 법무부에 감찰을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한 줌도 되지 않는 친윤(친윤석열) 정치 검찰들의 망동”이라며 “조직적 항명에 가담한 강백신 검사 등 관련자 모두에게 단호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검찰 행태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많이 참아왔다”며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수사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항소 포기 결정을 정당화했다. 대장동 민간업자 중 한명인 남욱 변호사가 지난 7일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재판에 출석해 2022년 수사 당시 검찰이 ‘배를 갈라서 장기를 다 꺼낼 수 있고, 환부를 도려낼 수 있다’며 회유·압박했다고 증언한 것이 불씨가 됐다.
민주당 ‘정치검찰 조작대응 특별위원회’ 소속 이건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욱의 증언을 기점으로 대장동 사건은 무죄가 확정적”이라며 “이 증언에 의해 대장동 정치 검찰은 수사 대상으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주 법무부를 방문해 감찰과 수사 촉구 요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장동·대북송금 사건 검찰 수사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 상설특검을 적극 검토해 시행하겠다”며 “조작 기소 진상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법무부 등의 윗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국민의힘 공세가 이어지자 윤석열 정부 검찰의 행태를 문제 삼는 식으로 대응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렇게 원칙을 운운하는 자들이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윤석열 구속 취소에 즉시 항고하지 않은 것에는 왜 한마디도 하지 않았나”라며 “(검찰의) 김건희 (불기소) 때는 왜 가만히 있었나”라고 말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항소 포기 결정을 “검찰의 자살”로 비난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검찰을 타살한 것은 국민의힘”이라며 “윤석열 정권 내내 검찰을 정치의 시녀로 만들어 야당 대표를 표적 수사하게 만든 것이 누구인가”라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검찰·사법개혁 추진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을 지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추미애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검찰을 겨냥해 “생사람 잡는 패륜 조직을 법 왜곡죄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청래 당대표는 추 의원 발언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동의”라고 적었다. 법 왜곡죄 신설 입법은 정 대표 주도로 민주당 사법개혁안에 포함돼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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