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DB의 ‘보배’, 타마요를 ‘6점’과 ‘25%’로 묶다

손동환 2025. 11. 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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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배(202cm, F)는 DB 수비의 보배였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원주 DB는 창원 LG전 직전까지 ‘3연승’을 질주했다. 상승세를 제대로 탔다. 그리고 전적 역시 4승 4패에서 7승 4패. 순위 또한 껑충 뛰어올랐다.
DB의 원투펀치가 상승세의 일등공신이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헨리 엘런슨(207cm, F)과 이선 알바노(185cm, G)가 그랬다. 두 선수의 화력이 시너지 효과를 냈기에, DB는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엘런슨과 알바노가 수비에도 많은 힘을 썼다면, 이들의 부담이 컸을 것이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이 두 선수의 수비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김주성 DB 감독도 그 점을 신경 썼다.
김보배가 대표적이다. 김보배는 이번 LG전에서도 궂은일을 많이 해줘야 한다. 아니. 궂은일만 해야 할 수 있다.
파워포워드인 칼 타마요(202cm, F)가 LG 주득점원이기 때문이다. 또, DB가 지난 LG전에서 타마요에게 25점 10리바운드를 내준 적 있다. 그런 이유로, 김보배는 타마요에게 집중해야 한다. 타마요의 신경을 어떻게든 거슬리게 해야 한다.

# Part.1 : 예상치 못한 호재

김주성 DB 감독도 경기 전 “우리가 LG와 1라운드 맞대결 때 타마요에게 점수와 리바운드를 많이 내줬다. 타마요를 막는 선수들이 타마요와 몸싸움을 강하게 해야 한다”라며 타마요를 경계했다.
김보배가 타마요를 먼저 막았다. 김주성 DB 감독의 주문 때문이었다. 그리고 “(김)보배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수비 리바운드와 블록슛을 잘했던 것 같다(참고로, DB는 LG전 직전까지 수비 리바운드 및 블록슛 1위였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보배는 타마요의 스크린을 놓쳤다. 이선 알바노(185cm, G)가 타마요의 스크린에 갇혔고, 김보배가 양준석(181cm, G)으 쫓아가야 했다. 하지만 타마요에게 노 마크 찬스를 내줬다. 뒤늦게 쫓아가으나, 타마요에게 첫 점수를 내줬다.
하지만 김보배가 호재를 맞았다. 타마요가 경기 시작 2분 1초 만에 파울 트러블에 노출된 것. 김보배는 이전보다 헨리 엘런슨(207cm, F)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바꿔 마하면, 엘런슨을 쉽게 도와줄 수 있었다.
김보배는 엘런슨 대신 아셈 마레이(202cm, C)를 막아섰다. 마레이의 골밑 득점을 저지했다. LG 다른 선수들에게도 메시지를 줬다. ‘림 근처로 함부러 오지 마라’였다.

# Part.2 : 김보배의 영향력

하지만 DB는 2쿼터 초반 마이클 에릭(211cm, C)을 막지 못했다. 에릭의 높이를 버거워했다. DB 또한 21-31로 밀렸다.
김주성 DB 감독도 이를 확인했다. 2쿼터 시작 2분 42초 만에 김보배를 재투입했다. 엘런슨과 함께 버티는 수비를 해야 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엘런슨과 함께 에릭을 제어해야 했다.
김보배의 시선이 에릭으로 향했다. 엘런슨을 언제든 돕겠다는 뜻. 엘런슨도 이를 눈치챘다. 베이스 라인으로 에릭을 몰았다. 이를 의식한 에릭은 턴오버를 범했다.
김보배는 자기 매치업을 소홀하지 않았다. 박정현(202cm, C)의 볼 없는 움직임과 미드-레인지 점퍼를 에어 볼로 바꿨다. LG 벤치에 찬물을 끼얹었다.
LG가 2쿼터 시작 4분 9초 만에 타마요와 마레이를 다시 투입했다. 김보배는 1대1 수비와 도움수비를 동시에 해야 했다. 하지만 타마요와 마레이 사이에서 견제를 잘해줬다. 동선을 잘 확보했고, 거리를 잘 쟀다.
문제는 타마요와 마레이의 2대2였다. 큰 선수가 이뤄진 2대2라, 수비수들의 동선이 엇갈리고 말았다. 그래서 김보배는 마레이와 매치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레이를 버텨줬다. 도움수비할 시간을 벌어줬다.
김보배는 타마요의 속공과 1대1을 잘 저지했다. 몸싸움과 수직 점프로 타마요의 득점을 틀어막은 것. 김보배에게 막힌 타마요는 예민해졌다. 김보배와 전혀 상관없는 심판에게 항의했다. 그리고 DB도 38-37로 역전했다. 김보배와 DB 모두 웃을 수 있었다.

# Part.3 : 보배가 없어도

타마요가 3쿼터 초반에도 흔들렸다. 3쿼터 시작 1분 42초 만에 물러났다. 김보배는 코트를 지켰다. 슛에 능한 허일영(195cm, F)을 막아야 했다. 다만, 허일영보다 좋은 피지컬과 스피드를 지녔기에, 허일영을 압박하면 됐다. 타마요처럼 여러 가지를 신경쓰지 않아도 됐다.
LG 벤치가 박정현을 다시 투입했다. 김보배는 버티기에 집중했다. 버텨낸 김보배는 수비를 성공했다. 수비 리바운드에도 기여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헌도를 높였다. 게다가 골밑 득점까지. DB를 45-37로 앞서게 했다.
상승세에 기여한 김보배는 벤치로 잠시 물러났다. 강상재(200cm, F)가 김보배를 대신했다. 노련한 강상재는 대처법을 인지했다. 김보배의 방식을 그대로 차용했다. 상황에 맞는 수비 자세와 높은 수비 에너지 레벨로 김보배를 대체했다. 강상재도 김보배만큼 수비에 기여했기에, DB는 두 자리 점수 차(53-43)로 3쿼터를 마칠 수 있었다.

# Part.4 : 변하지 않은 임무, 그리고...

김보배는 4쿼터에 강상재와 함께 나섰다. 엘런슨도 돌아왔다. DB 프론트 코트진이 더 높아진 것. 다만, 김보배의 역할은 변하지 않았다. ‘타마요 봉쇄’였다.
동료 프론트 코트 자원들이 높아, 김보배는 수비 리바운드를 더 쉽게 했다. 동시에, 기동력을 선보였다. 빠른 공수 전환으로 LG를 괴롭혔다. 53-45로 쫓겼던 DB도 57-45로 달아났다. 남은 시간은 7분 45초였다.
DB는 확 치고 나가지 못했다. 경기 종료 4분 전 59-52로 쫓겼다. 허일영이 왼쪽 윙에서 스텝을 맞췄다. 그렇지만 김보배가 허일영의 슈팅을 예측했다. 긴 리치와 높은 점프로 허일영의 슛을 무위로 돌렸다.
김보배는 경기 종료 1분 22초 전에도 장민국(199cm, F)을 블록슛했다. 카운터 펀치였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으나,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 DB 또한 66-59로 경기를 마쳤다. 김보배의 공이 분명 컸다. 타마요의 득점을 ‘6’으로 묶었고, 타마요의 야투 성공률을 25%(2점 : 3/9, 3점 : 0/3)으로 낮췄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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