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차를 탄 여자' 정려원의 내려놓기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무언가를 쥐고 버티는 것보다, 그걸 놓아주는 일이 더 어려울 때가 있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아니든 말이다. 배우 정려원은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를 통해 그 어려운 걸 해냈다. 완벽을 내려놓고 흐름에 자신을 맡긴 끝에, 정려원은 한층 단단해질 수 있었다.
29일 개봉된 영화 ‘하얀 차를 탄 여자’(감독 고혜진)는 피투성이 언니를 싣고 병원에 온 도경(정려원)이 경찰 현주(이정은)에게 혼란스러운 진술을 하면서 모두가 다르게 기억하는 범인과 그날의 진실에 다가가는 서스펜스 스릴러로, 정려원은 극 중 사건의 주요 목격자이지만 혼란스러운 기억을 지니고 있는 도경을 연기했다.
정려원과 ‘하얀 차를 탄 여자’의 인연은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조연출이었던 고혜진 감독은 정려원에게 첫 만남부터 내적 친밀감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었다. 말이 많지는 않은데 플레이 리스트에 담긴 팝송은 정려원과 꽤 비슷한 취향이었다. 미국 유학의 경험도 정려원에게는 유대감을 자극하는 부분이었다.
특별하게 뭘 하지는 않지만 배우가 좋은 방향으로 표현할 수 있게, 그렇다고 너무 부산스럽지 않은 고혜진 감독의 태도는 정려원의 마음에 쏙 들었다. 고혜진 감독에게 입봉 할 때 무조건 도와주겠다고 약속할 만큼 그와의 작업은 정려원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무조건 하겠다고 했지만, 단서 조항을 달았다. 대본이 좋아야 한다고 단단히 일러뒀다. ‘하얀 차를 탄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정려원은 고혜진 감독을 전폭적으로 지지했고, 완성된 대본이 왔을 때 ‘내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당초 2부작 단막극으로 제작된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총 14회 차 촬영을 진행했다. 적은 회차이지만, 정려원은 모든 걸 다 쏟아부으며 마음껏 달려보자는 마음으로 ‘하얀 차를 탄 여자’에 뛰어들었다.

‘하얀 차를 탄 여자’는 한 사건을 두고 세 번의 진술을 보여주며, 각자 다른 기억으로 인한 혼란을 통해 미스터리를 쌓아간다. 이에 정려원은 세 번의 진술 속 달라지는 도경의 태도를 연기할 때 그 무엇에도 중점을 두지 않았다. 정려원은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없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정당화하지 말자고 했다. 피해를 입은 사람이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무슨 선택을 하는지 인간의 시선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어느 쪽을 부각하지 않고, 최대한 치우치지 않게 하는 게 쟁점이었다”라고 말했다.
고혜진 감독이 구성한 스토리 보드를 나침반 삼아 도경을 만들어갔다. 모두가 조현병 환자로 알고 있지만,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 모호한 순간과 마지막 진실이 담긴 진술 등 세 번의 구간에서 각기 다른 도경의 톤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특히 첫 촬영으로 정려원은 큰 뼈대를 잡을 수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극한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장면이 첫 촬영이었다고. 이에 대해 정려원은 “감정이 제일 많이 나와야 하는 신이 첫 촬영이길래 고혜진 감독에게 ‘진심이냐’라고 했다. 그랬더니 해명도 안 하고 ‘괜찮으시겠냐’라고 하더라. 괜찮아야지 어떻게 하겠나. 정말 보통이 아니다. 배우의 편의를 봐주지 않고 기강을 잡는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정려원은 “그게 은근히 마음에 들었다.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지만, 확실히 리더의 기질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힘든 신을 찍고 나니까 ‘여기서 더 가는 건 안 되고, 덜 가도 안 된다’라는 뼈대가 생겼다. 그 뼈대 때문에 캐릭터를 구축하기가 쉬웠다”고 했다.
한 겨울, 그것도 적은 촬영 회차로 인해 촬영은 강행군이었지만 정려원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 고혜진 감독을 필두로 정려원 이정은 등 배우들이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며 하모니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모두에게 원동력이었다. 이에 대해 정려원은 “하모니가 좋으면 일 효율이 올라간다.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걸 해줄까’라는 마인드가 되면 고효율이 된다”고 했다.

단막극으로 시작했지만,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영화로 관객과 만나게 됐다. 영화로 선보이게 될 줄은 몰랐지만, 정려원은 이마저도 기쁘게 받아들이며 홍보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었다.
정려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스스로에게도 작은 변화를 선물 받았다고 했다.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마음보다,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하얀 차를 탄 여자’는 정려원에게 내려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해 준 경험으로 남았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하얀 차를 탄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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