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이 흔들었다...美 대표 기술주 한 주 새 1160조원 증발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5. 11. 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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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AI에 지출하는 비용의 가치 확신 못 해”
소비자 심리지수와 노동 지표도 부정적
미국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지난 한 주 일제히 내렸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 주식 시장에서 대표 기술주가 도널드 트럼프의 글로벌 관세가 발표된 지난 4월 ‘해방의 날’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거품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으로 경제 관련 통계가 대부분 공개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가장 꺼리는 불확실한 상황을 겪는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지적된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뉴욕 주식 시장에서 AI 관련 대표 종목 8개의 총 시가총액은 약 8000억달러(약 1160조원) 사라졌다. 8개에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브로드컴, 오라클, 메타, 팔란티어, 알파벳, 아마존이 포함됐다. 엔비디아는 7%, 오라클은 9%, 팔란티어는 11%,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약 4% 하락했고, 아마존만 소폭 상승했다. 이들이 큰 폭으로 떨어진 영향으로 뉴욕 주식 시장 대표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 한 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 다우 평균은 1.2%, S&P500 지수는 1.6% 내렸다.

이 같은 시장의 대혼란은 몇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결과다.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는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이 AI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 예컨대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은 자본지출이 수백억 달러에 달했고, 이 중 상당 부분을 AI 인프라 확충 등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롬바르 오디에 투자운용사의 거시경제 책임자 플로리앙 엘포는 FT에 “AI 관련 자본 지출은 상당하고 점점 더 부채로 충당되고 있다”면서 “2000년대 닷컴 버블 당시 의심스러운 투자 열풍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UPI 연합뉴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세계적인 투자 은행에서 주식 시장이 조정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낸 영향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는 홍콩통화청이 주최한 글로벌 금융 서밋에서 “향후 12~24개월 내 주식시장이 10~20%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고,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CEO는 “10~15% 수준의 조정”을 거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크로소프트나 알파벳 같은 기업은 현금을 창출하는 거대한 존재로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과 같은 과열된 시장에서 적자 기업과는 다르다”면서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이들이 AI에 지출하는 비용이 그만한 가치가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40일째 이어지는 연방 정부 셧다운으로 투자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경제 전망이 한정적인 가운데, 우려스러운 수준의 소비자 심리지수와 노동 지표가 발표된 영향도 받았다. 구직·고용 컨설팅 업체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해고는 약 15만3000건에 달해 2003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다. 7일 미국 미시간대가 발표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도 3년 만에 최악의 수준이었다. 미시간대는 경기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가 11월 50.3으로 전월 대비 3.3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22년 6월(50.0)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다.

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으로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연기되고 있다./신화 연합뉴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다음 달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하에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 예측 모델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은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확률이 66.9%로 보고 있고, 이는 일주일 전보다 다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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