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쪽 펴" 선생님 이 말이 '웃음 버튼'?…난리 난 학생들, 대체 왜[트민자]
[편집자주] 트민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기자'의 줄임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숫자 '6'과 '7'이 영국·북미 지역을 휩쓸고 있다. 아무 뜻도 없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그 무의미함 자체가 매력으로 작용해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이른바 '67 밈'(Six Seven meme)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젠지(1990년 후반~2010년 초반 출생자)·알파(2010년 이후 출생자) 세대의 대표 문화 상징으로 잡았다. 하지만 밈 유행이 최근 온라인을 넘어 학교와 교실 같은 현실 공간으로 번지며 집단 질서를 무너뜨리는 '디지털 소음'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67 밈'은 2023년 말 미국 래퍼 스크릴라(Skrilla)의 곡 'Doot Doot'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래 속 반복되는 '식스 세븐' 구절이 쓰인 키 6피트 7인치(약 201㎝)의 NBA 선수 라멜로 볼(LaMelo Ball) 경기 영상이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지면서 '67 밈' 유행이 시작됐다.

미국 온라인 사전 플랫폼 딕셔너리닷컴(Dictionary.com)은 최근 '67'을 2025년 '올해의 단어(Word of the Year)'로 선정했다. 플랫폼 측은 "'67'이 가진 명확한 뜻은 없지만, 젊은 세대가 '무의미함'을 통해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매년 뉴스·SNS 트렌드와 검색량을 종합해 사회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단어를 뽑는 딕셔너리닷컴이 의미 없는 감탄사형 표현을 올해의 단어로 선택한 것은 처음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67 밈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 핵심인 디지털 세대의 '브레인 로트'(brain rot)"이라며 "알파 세대들은 숫자 자체를 쾌감의 신호처럼 외치며 소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레인 로트는 인터넷 문화에서 가치가 낮고 아무 의미가 없다고 여겨지는 콘텐츠를 가리킨다.
틱톡 분석에 따르면 지난 9월과 10월 67 밈을 뜻하는 해시태그 '#67' 사용이 급격하게 늘었다. 이는 미국 새 학기 시작과 함께 10대 학생들의 학교 내 '67 밈'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10월 가디언이 교사 1만명을 조사한 결과, 중등 교사 5명 중 4명이 교실 내 '67 밈'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무의미'한 온라인 밈은 학교 등 현실 세계로 퍼져 10대들의 새로운 언어와 문화로 자리 잡았고, 이로 인한 부작용도 발생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교사 카라 비어든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학생들에게) 67쪽을 펼치라고 하거나 6명씩 조를 짜라고 하면 곧바로 웃음이 터지고 교실이 아수라장이 된다"며 "(수업 중 6과 7을 언급하는 것은) 마치 고양이에게 (간식) 캣닢을 던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런던의 한 수학 교사는 "역사상 가장 멍청한 밈"이라며 "아이들이 의미 없이 떠들기 위한 핑계일 뿐"이라고 '67 밈'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일부 교사들은 학생들이 '67 밈'을 유행이 지난 '촌스러운 것'으로 인식하게 하려고 교사가 먼저 67을 외쳐 유행을 잠재우는 방법을 시도하기도 한다. 학생들 역시 피로감을 호소한다. 처음엔 재미있던 장난이 매일 반복되면서 수업이 중단되자 "이젠 웃기지도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한 중학생은 WSJ에 "예전처럼 (67 외침 없이) 조용히 공부하던 학교가 그립다"고 했다.
WSJ은 "학생들의 즉각적인 외침이 수업을 마비시키고 있다"며 '67 밈'이 '교육 방해 밈'으로 변질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일부 교사들은 교실 혼란을 막고자 학교 또는 교실 내 '67'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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