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랠리카 어둠속 질주…조용한 도시가 들끓었다

안준형 2025. 11. 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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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어둠이 내려앉은 도요타스타디움을 끼고 흐르는 야하기강 둔치.

교각 아래 시커먼 터널 속에서 랠리카가 폭발적인 굉음을 내며 총알같이 튕겨 나가자, 둔치에 모인 수천명의 관객의 입에선 '와'하는 짧은 탄성이 터졌다.

평소 출퇴근 길로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랠리카는 토요타자동차의 본고장 나고야 지역의 자랑이 되고 있다.

아무리 랠리카라도 단속카메라나 경찰의 속도제한 단속에 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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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C 랠리 재팬 도요타시 도심 코스 직접 가보니
강변 체육공원이 랠리 경기장으로…'동네 축제'
서비스파크, 엔진까지 교체...'더 좋은 차 만들기' 토대

[도요타시=안준형 기자] 8일 어둠이 내려앉은 도요타스타디움을 끼고 흐르는 야하기강 둔치. 평소 체육공원으로 쓰이는 시라하마 공원에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랠리 재팬의 SS(스페셜 스테이지) 14코스가 들어섰다. 교각 아래 시커먼 터널 속에서 랠리카가 폭발적인 굉음을 내며 총알같이 튕겨 나가자, 둔치에 모인 수천명의 관객의 입에선 '와'하는 짧은 탄성이 터졌다. WRC의 살아있는 전설 세바스티앙 오지에가 운전대를 잡은 랠리카였다.

/사진 = 안준형 기자

직선 코스와 코너링 후 내리막을 재빠르게 통과하는 그의 랠리카는 난코스인 원형트랙에 들어섰다. 인공적으로 만든 원형트랙이 까다로운 이유는 드라이버가 기준점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 동행한 이준형 모터스포츠 전문가는 "나무, 난간 등 기준점을 잡고 속도를 조절하는 다른 도로와 달리 원형트랙은 기준점이 없어 드라이버가 더 어렵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코스지만 속도는 늦출 수 없다. 그는 이날 3.05km 코스를 2분대에 주파했다.

서킷(경기장)이 아닌 일반 도로 위를 질주하는 스포츠카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랠리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토요타자동차는 지역 경기 활성화와 관람객 친화적 코스를 만들기 위해 하천 둔치를 랠리 코스로 택했다. 지난 7일부터 사흘간 나고야 인근 지역에서 열리는 랠리 재팬이 동네 축제로 불리는 이유다. 평소 출퇴근 길로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랠리카는 토요타자동차의 본고장 나고야 지역의 자랑이 되고 있다.

/사진 = 안준형 기자

도심에서 랠리가 펼쳐지다 보니 랠리카가 좌·우회전 신호를 받기 위해 깜빡이를 켜고 정차하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시쳇말로 '신호빨'이 받지 않으면 시간 손해를 볼수 있다. 아무리 랠리카라도 단속카메라나 경찰의 속도제한 단속에 걸릴 수도 있다. 정해진 속도를 위반하면 벌금도 내야 한다. 

모든 소모품은 서비스파크서 교체

이날 거친 주행을 끝내고 수리를 위해 랠리카들이 집결하는 서비스파크는 시간을 다투는 랠리만큼이나 분주했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 랠리 팀소속 메케닉(정비사) 8명은 생애 첫 챔피언십을 노리는 엘핀 에반스의 차량에 매달려 있었다. 45분내에 정비를 끝내야 해서다. 랠리카별로 메카닉이 배정되지만 파손이 심각한 차에 집중하기 위해 손이 덜가는 차부터 빠르게 수리하며 시간을 아끼고 있다.

하마다 겐조 수석 메카닉은 "제한된 시간내에 어떻게든 수리를 끝내기 위해 모두가 달려들었다"고 전했다. 이준형 전문가는 "그날 랠리를 끝난 차는 고장이 나지 않더라고 서비스파크에서 모든 소모품을 다 바꾼다"며 "파손이 심각한 경우는 엔진까지 교체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사진 = 안준형 기자

토요타는 이 과정에서 배운 것을 양산차 개발 과정에 적용한다. 이른바 더 좋은 차 만들기다. 랠리에서 서스펜션이 이렇게 망가졌으니, 양산차에는 이렇게 개선해보자는 식이다. 모터스포츠를 통해 차를 극한의 상황에 몰아넣고 한계를 시험한 뒤 양산차 개발 과정에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개선책을 찾는 것이다. 이는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의 신념이다. 모리조라는 이름으로 마스터 드라이버 활동을 벌이는 그는 이날 밤늦은 시각에도 서비스파크를 찾았다.

토요타 관계자는 "모리조가 직접 현장에 참여하다보니 현장의 긴장감은 높을 수 밖에 없다"며 "랠리를 통한 좋은 차 만들기가 토요타의 DNA로 자리잡은 배경"이라고 전했다. 

안준형 (wh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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