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 Good]간편하게, 부담 없게...식음료 업계에 부는 '미니' 바람
당류나 칼로리 등도 줄여서 성인도 부담 없어
5년 동안 시장 약 21% 성장...24억 달러 규모

2000년 전후 개봉한 할리우드의 코미디 영화 '오스틴 파워' 시리즈에는 세계 정복을 노리는 악당 닥터 이블의 조그만 복제 인간 캐릭터 '미니미(Mini-Me)'가 등장한다. 이후 미니미라는 단어는 해당 캐릭터를 뛰어 넘어 영화계뿐 아니라 방송이나 음악, 패션 등 모든 분야에서 본체와 똑같지만 크기만 작은 것을 가리키는 대명사가 됐다.
최근 국내외 식음료업계에서도 미니미 열풍이 불어 '미니'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유행한 제품을 작게 만든 미니 제품들은 앙증맞은 크기 때문에 '귀엽다'거나 '흥미롭다' '갖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는 등 ①재미 요소도 갖고 있지만 ②간편하게 즐길 수 있고 ③기존 제품에 비해 칼로리나 당류 등에 대한 부담이 줄어 든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용량이 적어 어린 연령대를 겨냥한 것 같지만 당이나 칼로리 등에 대한 부담도 줄어 성인들도 즐기면서 소비자 범위가 넓어지는 모양새다.
남양유업이 최근 선보인 '초코에몽 Mini 무가당'에도 미니 트렌드가 반영됐다. 2024년 국내 오프라인 초코 가공유 시장 점유율 1위였던 초코에몽을 기존 제품(190㎖)보다 적은 용량(120㎖)으로 출시했다. 설탕을 넣지 않고 원유 본연의 당만으로 단맛을 내도록 해 칼로리도 낮춰 초코 제품의 칼로리 부담 등을 줄였다. 미니 제품은 카드 크기에 불과해 어린이가 손에 쥐고 마시기 쉽고 성인도 가벼운 간식으로 즐기기도 좋다. 크기가 작아 야외 활동을 할 때 가볍게 챙기기도 좋다.
바밤바 누가바 죠스바 등 미니 제품 잇달아

아이스크림업계에도 미니미가 있다. 빙그레의 자회사 해태아이스는 6월 대표 제품 '바밤바'를 한 입 크기로 만든 '바밤바이트 미니'를 출시했다. 바밤바의 밤맛 크림과 밤맛 코팅을 그대로 옮겨 바밤바 본연의 진한 밤맛을 고스란히 즐기면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밤 모양의 귀여운 표정이 담긴 개별 패키지 디자인도 먹는 재미를 더했다.
바밤바이트 미니는 2024년 4월 해태아이스가 출시한 '누가바이트 미니'의 후속편 격이다. 누가바이트 미니는 해태아이스의 또 다른 대표 제품 누가바의 누가 초코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주는 맛과 식감을 그대로 살리면서 한입에 쏙 들어가는 앙증맞은 크기에 둥근 디자인을 더해 보는 맛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역시 개별 포장지에는 누가바이트 미니 모양을 귀엽고 발랄하게 표현한 디자인을 넣었다. 해태아이스 관계자는 "누가바이트 미니, 바밤바이트 미니를 잇는 다양한 미니 사이즈의 제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만우절 이벤트로 내놓은 장난 같은 아이디어 중 호응이 좋았던 '미니 스크류바'와 '미니 죠스바' 등을 실제 출시했다. 기존 제품의 달콤하고 청량한 과일 맛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용량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작은 크기 덕분에 아이들 간식으로, 어른들은 입이 심심할 때 부담 없이 찾는 디저트로 즐기기 좋다"고 설명했다.
빙그레는 4월 한입 크기의 건강기능식품 '더:단백 크런치바 초코 mini'를 선보였다. 기존 '더:단백 크런치바 초코'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더 작은 사이즈로 설계해 더욱 간편하게 맛볼 수 있게 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위생적인 개별 포장으로 휴대성과 보관이 용이, 단백질 보충은 물론 영양 간식으로도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용된 탐닉 즐기면서 먹는 양 조절도"

해외에서도 미니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허쉬나 펩시코 등 주요 스낵, 제과, 음료 브랜드들도 인기 제품을 미니 버전으로 재출시하거나 리브랜딩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식품기업 콘아그라 브랜즈의 최고경영자(CEO) 션 코놀리는 최근 미국 뉴욕 소비자 애널리스트 그룹과의 회의에서 "지난 5년 동안 한입 크기 및 미니 제품 시장이 약 21% 성장하며 24억 달러 규모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는 양을 줄이면서도 영양가 높은 제품을 원하며, 미니어처 제품이 이러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젤리 제조업체 JM스머커의 CEO 마크 스머커 역시 "미니 버전은 휴대성이 뛰어나 여행이나 이동 중에도 간편하게 먹는다"면서 "소비자들에게 간식을 즐길 수 있는 적절한 양 조절 옵션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식음료 업계 한 관계자는 "미니 제품은 식욕에 대해 허용된 탐닉을 제공하면서도 먹는 양을 조절할 수 있고 편리하게 들고다니고 또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훌륭하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 사의 표명… 대장동 항소 포기 직후 | 한국일보
- 카카오톡 대반전…뭇매 맞던 '친구 탭', 체류 시간 10% 늘렸다 | 한국일보
-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맨 위'부터 철거 안 하고… 매뉴얼 지켰나 | 한국일보
- 尹 부부, '명성황후 거처' 방문 이튿날… 왕실 공예품 9점 빌려갔다 | 한국일보
- 윤석열 면회 가고, 호남 도장 찍고... 장동혁의 '냉온탕 전략' 먹힐까 | 한국일보
- '히치콕 숭배자' 박찬욱을 바꿔놓은 단 한편의 영화는? | 한국일보
- 삼성 '넘버2' 바뀐다...이재용의 '뉴삼성' 막 올라 | 한국일보
- 남욱 "검사가 '배 가른다' 압박… 회유된 진술이 유죄 증거 돼” | 한국일보
- "한국인 남성들, 라오스서 '성 매수' 장기 체류… 월세도 올라" | 한국일보
- [단독] 건물명 한 글자 바꿔 1.7억 '대출 먹튀'··· 기상천외 사기극에 속은 지자체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