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암을 이긴다!” 연세대 캠퍼스 달군 희망의 발걸음

고유찬 기자 2025. 11. 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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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생존자 등 700여 명, 달리기와 걷기로 삶의 의지 확인
8일 오전 서울 연세대 신촌캠퍼스 열린 '제1회 온코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출발 신호에 맞춰 힘차게 달려 나가고 있다. /장경식 기자

“운동이 암을 이긴다!”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대운동장은 700여 명의 참가자들의 힘찬 구호로 가득 찼다. 이들은 ‘제1회 온코런(OncoRun)’ 참가자들이다. 이들은 파란 티셔츠를 맞춰 입고 달리기 준비에 한창이었다. 항암치료로 모자를 쓴 환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가족 단위 참가자부터 20·30대 러닝 크루, 60대 참가자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

온코런은 암 예방과 생존자 건강 증진을 위해 마련된 마라톤 행사다. 연세암병원과 연세대, 서대문구청이 공동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5㎞ 달리기와 3㎞ 걷기 코스로 진행됐다. 암 환자와 생존자, 가족, 의료진, 지역 주민 등 700여 명이 참여했다.

8일 오전 서울 연세대 신촌캠퍼스 열린 '제1회 온코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출발 신호에 맞춰 힘차게 달려 나가고 있다. /장경식 기자

이날 서울 상암동 주민 장명화(47)씨는 딸 유예서(11)양과 함께 5㎞를 달렸다. 2017년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그는 “암 진단 당시 충격이 컸지만 운동에 매달리며 오히려 더 건강해졌다”며 “한 달 넘게 준비해 완주하니 뿌듯하다. 100세 시대엔 누가 뭐래도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 폐암 4기 판정을 받은 조모(54)씨는 이날 걷기 코스에 참여했다. 그는 “암 환자가 함께 운동할 기회가 거의 없어 임산부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과 정보를 나누고 소속감도 느낄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했다.

8일 오전 서울 연세대 신촌캠퍼스 열린 '제1회 온코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출발 신호에 맞춰 힘차게 달려 나가고 있다. /장경식 기자

2021년 유방암 수술을 받은 김현정(55)씨는 이날 남편 류두목(59)씨와 함께 5㎞ 달리기를 완주했다. 그는 “4주 전부터 매일 뛰며 준비한 보람이 있다”고 했다.

세종에서 온 안도경(53)씨는 지난해 6월 유방암 4기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안씨는 “대회를 준비하려고 2주 넘게 매일 오전 30분씩 뛰고 저녁엔 스트레칭을 했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운동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게 됐다”고 했다.

현장에서 본지와 만난 경기 남양주 주민 조윤성(59)씨는 지난 9월 방광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이미 한 차례 수술을 받았고 다음 달 재수술을 앞두고 있다. 그는 “원전에서 30년 일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던 때 암 진단을 받아 하늘이 캄캄했다”며 “아버지도 같은 나이에 폐암으로 돌아가셔서 더 절실하다. 지금은 매일 1시간 이상 달린다”고 했다.

일반 시민들도 함께했다. 서울 은평구 주민 금문식(34)·이주화(39)씨 부부는 “(이날 대회 참가를 위해) 한 달 넘게 주 3회 이상 꾸준히 뛰었고 주말엔 남산을 달렸다”며 “남녀노소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뛰는 모습이 좋았고, 가을 캠퍼스 풍경도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8일 오전 서울 연세대 신촌캠퍼스 열린 '제1회 온코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출발 신호에 맞춰 힘차게 달려 나가고 있다. /장경식 기자

달리기에 앞서 건강 강좌도 열렸다. 정세희(서울대 재활의학과), 홍정기(차의과대), 박지수·김희만(연세암병원 암예방센터), 김기현(달리는 한의원), 전용관(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가 강연에 나섰다.

전용관 연세대 교수(연세암병원·암예방센터 겸직)는 이날 강좌에서 “운동은 암 생존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넘어 생존 자체를 좌우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라며 “주 150분 걷기 같은 중등도 유산소 운동과 맨몸 근력 운동만으로도 생존율을 높이는 데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피터 언더우드 연세대 이사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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