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 이유가 없다” 불황 속에도 버티는 대중형 골프장... 그린피 그대로 “그러니 경쟁력도 제자리”

제주방송 김지훈 2025. 11. 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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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특수 끝났지만, 정상 가격 ‘버티기’
제주·내륙 모두 주말 20만 원대 “왜?”
리무진 카트 등 확산 ‘가격 방패막’
국내 골퍼 일본‧동남아 등 유출 이어져
리무진 카트에 매달린 가격표. 불황에도 내려가지 않는 그린피 현실. (편집 이미지)


경기 침체 속에서도 대중형 골프장의 이용료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린피는 소폭 조정되는 모습인데, 카트비 인상과 리무진 카트 도입으로 실제 체감 비용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코로나19 시기 폭등한 요금이 이제는 아예 ‘새로운 표준가’로 굳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내 골퍼들의 발길이 일본과 동남아로 빠져나가고 있지만, 정작 국내 골프장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 서 있습니다.

■ ‘내릴 명분이 없다’는 골프장… 인하? 통계상 착시

8일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전국 18홀 이상 대중형 골프장의 올해 10월 기준 주중 그린피는 17만 900원, 주말은 21만 3,700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0.8%, 1.3% 내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대중형 골프장 그린피는 주중 13만 원대에서 17만 원대, 주말은 17만 6,000원에서 21만 3,000원 수준으로 올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제공)


하지만 결코 가격이 저렴해진 게 아니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5월과 비교하면 주중 30.8%, 주말은 21.4% 올랐습니다. 금액으로는 주중 4만 200원, 주말 3만 7,700원이 더 비쌉니다.

연구소 측은 “코로나 시기 급등한 요금이 고점에 달했을 뿐, 실질적 인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 카트비 인상, 리무진 카트 확산… ‘가격 유지’의 실체

그린피가 소폭 내렸다고 하지만 팀당 카트비는 9만 7,800원으로 1년 전보다 2.3% 인상됐습니다.

일부 골프장은 팀당 20만 원에 달하는 ‘리무진 카트’를 도입했습니다.
좌석과 음향 시스템을 고급화한 카트로, 전국 73개 골프장이 운영 중입니다.

불과 1년 반 전인 2024년 5월까지만 해도 40곳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불황 속 ‘프리미엄 전환’이 빠르게 진행된 셈입니다.

결과적으로 “그린피는 내렸지만, 체감 비용은 그대로”라는 구조가 자리잡은 모습입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제공)


■ 내륙·제주 격차 축소… 제주, 더 이상 ‘저렴한 대안’ 아니

내륙 대중형 골프장의 주말 평균 요금은 21만 4,000원, 제주도는 19만 2,0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과거 3만~4만 원 수준이던 요금 격차는 이제 2만 원 남짓으로 좁혀졌습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제주도 골프장은 이벤트나 자체 할인보다 여행사 전용 마케팅에 의존하는 구조라 가격 경쟁력이 약하다”며 “내륙 골퍼들이 제주보다 일본·동남아로 눈을 돌리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들어 제주 지역 대중형 골프장의 예약률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제주자치도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2025년) 도내 골프장 내장객 수는 33만 9,270명으로 전년 대비 16.6% 감소했습니다.
도외·외국인 방문객은 18.3%, 도민 내장객도 14.4% 줄었습니다.

2024년 전체 내장객 역시 전년보다 2.8% 감소했고, 2022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내장객은 꾸준하다고 해도, 예전만큼 좋다고 할 순 없다”며 “코로나 특수로 늘었던 수요가 완전히 식었다”고 말했습니다.


■ 정부 정책 ‘유명무실’… 평균치 기준이 만든 허수

정부는 폭등한 대중형 골프장 요금을 낮추기 위해 비회원제를 신설했지만, 효과는 거의 없습니다.

업계의 로비 등으로 인해 ‘기준 그린피’를 최고치가 아닌 평균치로 설정하면서, 이미 요금을 올린 골프장이 오히려 면제 혜택을 받는 구조가 된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현재 대중형 골프장의 기준 그린피(2025년 기준)는 주중 19만 7,000원, 주말 25만 8,000원이지만 이를 초과하는 골프장은 전체의 22.6%에 달합니다.
전국 5곳 중 1곳꼴로 기준선을 넘기는 상황인데다 수도권 38곳, 강원 9곳, 충북 6곳 등으로 확산세입니다.

세금감면 혜택 약 1조 2,000억 원 가운데 2,700억 원이 ‘과다 요금’ 골프장으로 흘러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골프장 개장은 2019년과 2023년에 정점을 찍고, 2025년엔 4곳으로 급감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제공)


■ “규제 완화 없이는 진짜 인하 없다”

서천범 소장은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요금을 잡기 위해서는 대중형 골프장의 기준을 평균이 아닌 최고치로 되돌리고, 신규 골프장 건설 규제를 과감히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공사 중·추진 중인 골프장은 100여 곳에 달하지만 각종 인허가 규제로 개장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대중형 골프장 6개사의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10.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3.4% 급감했습니다.

그럼에도 가격을 내리지 않는 이유는 “수요가 줄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스크린골프와 신규 골퍼 유입이 여전히 많아, 업계는 여전히 ‘버틸 만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제주 골프, “이대로는 한계”… 체류형 콘텐츠로 돌파해야

제주 지역 골프장은 전국 평균보다 낮은 이용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광 패키지형’ 구조에 머물러 있습니다.
예약 채널 대부분이 여행사에 집중돼 있고, 자체 이벤트나 지역 연계형 마케팅은 거의 없습니다.

결국 가격을 낮춰도 국내 골퍼들의 발길은 점점 멀어지는 현실입니다.
전문가들은 “제주가 국내 대안지로서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요금 인하를 넘어선 지역과 연계된 체류형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불황 속에서도 골프장 이용료가 버티는 이유는 ‘비용 구조의 왜곡’과 ‘정책의 실패’에 있습니다.
이제 그린피는 가격만 아니라, 시장 구조를 드러내는 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진정한 경쟁력 회복을 위해서는 제도의 틀을 새로 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천범 소장은 “대중형 골프장 정책이 본래 취지에 맞게 작동하지 않으면 이용료는 앞으로도 내리기 어렵다”며 “시장 자율만으로는 가격 정상화가 불가능하다. 정부의 정책적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결국 업계 회생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는 만큼 자구 노력과 함께 민‧관 협업이 절실하다”고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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