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버리겠다” 日 다카이치, 월급 1000만원 삭감 이어 새벽 3시 출근

박선민 기자 2025. 11. 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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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도쿄 중의원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달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로 당선된 이후 일에 매달리겠다는 의욕을 보여 온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국회 일정을 앞두고 새벽 3시에 출근해 이목을 끈다.

8일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오전 3시 1분 아카사카 숙소를 출발해 3시 4분에 공저(公邸·공관)에 도착했다. 이어 비서관들과 함께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 답변 준비 회의를 약 3시간 동안 했다.

예산위원회가 이른 아침부터 열릴 경우 총리나 각료가 일찍부터 관료들을 모아 준비 회의를 하는 건 통상적이지만, 그렇다고 새벽 3시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평가다. 익명의 한 관료는 FNN에 “오전 3시부터라고 들었을 때는 입이 떡 벌어졌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른 출근 시간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질의 소재가 됐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새벽 3시 출근 이유와 관련해 6일 밤에 답변서가 완성되지 않았고, 숙소에는 구형 팩스밖에 없어서 부득이하게 일찍 공저에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와준 비서관, 경호원, 운전사들께 폐를 끼쳤다”고 사과했다.

제1 야당 입헌민주당 구로이와 다카히로 의원은 “오전 3시에 공저에 들어갔다고 들었는데,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며 “위기 관리 관점에서도 하루라도 빨리 공저에 사는 것이 어떠한가”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주요 20국(G20) 정상회의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가야 한다”며 “그러한 일련의 일정이 마무리되면 되도록 빨리 이사하겠다”고 답했다. G20 정상회의는 오는 22~23일 개최되며, 다카이치 총리는 신흥국·개발도상국과 협력 강화를 위해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내각이 노동시간 상한 규제 완화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날 총리 출근 시간은 여러모로 관심을 끌었다. 일각에선 주변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3 야당 국민민주당 신바 가즈야 간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총리가 3시부터라면 직원들은 1시 반, 2시부터 대기해야 한다”며 “체력이 버티지 못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심야 준비 회의’에 대한 질문에 “질의에 나서는 예산 위원들의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하고 국회 심의를 원활히 진행하려면 정성스럽고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총리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다양한 인재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워라밸을 추진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국가공무원에 대해서도 국회 관련 업무의 효율화를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향후 예산위원회 준비 회의에 대해선 “워라밸을 고려하면서도 정부의 설명 책임을 적절히 다한다는 관점에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 측근들은 “첫 예산위원회에서 다카이치 내각의 답변 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며 “첫 단추가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이날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 이후 집무 공간인 관저에 들렀다가 오후 7시 50분에 귀가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새벽 3시 출근’을 두고 현지에선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일부 언론은 다카이치 총리가 이례적으로 이른 시간에 출근해 ‘파문’을 몰고 왔다고 보도했지만, 야후재팬에 게재된 기사 댓글 중에는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마이니치는 “나라에 봉사하겠다는 의욕을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최고 지도자로서 배려 부족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며 국회에서 총리의 건강 유지를 걱정하는 견해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가 강한 업무 의지를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 4일 자민당 총재 당선 직후 취임 일성으로 “워라밸이라는 말을 버릴 것”이라며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해 갈 것”이라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각료에게 지급되는 급여를 삭감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그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도 “총리를 포함해 각료 급여를 폐지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일본에서 국회의원은 매달 세비 129만4000엔(약 1218만원)을 받는다. 여기에 총리는 115만2000엔(약 1084만원), 각료는 48만9000엔(약 460만원)을 각각 추가로 수령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삭감이 실현된 경우 총리 월급은 최대 115만엔가량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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