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베’ 일본 총리, 새벽3시 출근···워라벨 포기 논란

지난달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로 당선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회 일정을 앞두고 새벽 3시에 출근했다. ‘워라벨 포기’ 논란과 함께 직원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8일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오전 3시 1분에 아카사카 숙소를 출발해 3시 4분에 공저(공관)에 도착했다. 이어 비서관들과 함께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 답변 준비 회의를 약 3시간 동안 했다.
일본 언론은 역대 총리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처음 참석하는 날에 대부분 일찍 출근했지만, 새벽 3시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4일 자민당 총재 당선 직후 취임 일성으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말을 버릴 것”이라며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해 갈 것”이라고밝혔다.
다카이치 내각은 노동시간 상한 규제 완화도 추진하고 있어서 전날 총리 출근 시간은 사회적 논란을 빚고 있다. 제3야당 국민민주당 신바 가즈야 간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총리가 3시부터라면 직원들은 1시 반, 2시부터 대기해야 한다”며 “체력이 버티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다카이치 총리가 ‘워라밸’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며 향후 상황에 맞게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른 출근 시간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질의 소재가 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새벽 3시 출근 이유와 관련해 6일 밤에 답변서가 완성되지 않았고, 숙소에는 구형 팩스밖에 없어서 부득이하게 일찍 공저에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와준 비서관, 경호원, 운전사들께 폐를 끼쳤다”고 사과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 구로이와 다카히로 의원은 “오전 3시에 공저에 들어갔다고 들었는데,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며 “위기관리 관점에서도 하루라도 빨리 공저에 사는 것이 어떠한가”라고 제안했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가야 한다”며 “그러한 일련의 일정이 마무리되면 되도록 빨리 이사하겠다”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는 이달 22∼23일 개최되며, 다카이치 총리는 신흥국·개발도상국과 협력 강화를 위해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내에서도 우익 성향이 강한 인물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책을 계승하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여자 아베’, ‘아베의 제자’ 등의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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