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인천] 인천공항 버려진 보조배터리, 새로운 전자제품 변신한다
김해국제공항 사고 이후 반입 강화
수거 안된 물량 일주일 만에 1천개
자원순환 통해 재활용… 폐기 막아
‘기내 용량 100Wh 이하’ 준수를

스마트폰 등 여러 전자 제품을 충전하기 위한 보조배터리는 해외여행의 필수품 입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보조배터리를 반드시 챙깁니다.
올해 1월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보조배터리 화재 사고로 항공기 보조배터리 반입 규정은 강화됐습니다. 위탁 수하물에는 보조배터리를 담을 수 없는 규정은 계속 유지되면서 기내에 휴대할 수 있는 보조배터리 용량도 100Wh 이하로 제한됐습니다. 100~160Wh 제품은 항공사 승인을 받아 최재 2개까지 반입할 수 있지만, 160Wh를 넘는 보조배터리를 아예 기내에 실을 수 없습니다.
규정이 강화되면서 기준 용량이 넘는 보조배터리를 비행기에 들고 탑승하거나 위탁 수하물에 보조배터리를 담아 보내다가 보안검색 과정에서 적발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기준 용량이 넘는 보조배터리는 원칙적으로는 돌려받지 못하고, 위탁 수하물에 담긴 보조배터리는 항공사에서 승객이 스스로 수거해 갈 것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행 시간에 쫓긴 승객 중에는 아예 가져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선 승객이 가져가는 것을 포기한 보조배터리만 하루 평균 130개에 달합니다. 일주일만 지나면 1천개 가까운 보조배터리가 쌓이게 되는 셈입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그동안에는 해당 물품을 라이터나 김치, 육류, 과일, 면도칼 등 다른 물품과 함께 매월 2차례 복지시설에 기부해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래된 보조배터리는 화재 등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데다,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 현상이 잦아 이를 기부받는 복지시설에서도 달가워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승객이 포기한 보조배터리 처리 방법을 고민하던 인천공항공사는 올해 7월 14일부터 전문 기관에 인계해 재활용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인천공항공사는 환경부 인가 비영리 공익법인 ‘e-순환거버넌스(옛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에 보조배터리를 인계하고, 수거·분해 과정을 거쳐 다른 전자제품을 만드는 자원으로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제도를 시행한 7월14일부터 e-순환거버넌스에 인계된 보조배터리는 1만3천925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복지시설도 거부해 그대로 폐기될 수 있었던 보조배터리가 다른 자원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보조배터리가 재활용되고 있지만, 버려지는 양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닙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승객들도 보조배터리 반입 규정을 자세히 살펴보고, 멀쩡한 보조배터리가 폐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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