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찢고 인공기 내걸고... 北 김정은이 제목 지었다는 6·25 영화

박선민 기자 2025. 11. 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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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지난해 북한에서 개봉한 6ㆍ25영화 '72시간'을 조명해 눈길을 끈다. 매체는 김정은이 직접 영화 제목을 짓고 대본 집필에도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컴퓨터그래픽으로 합성한 서울중앙청의 모습. /조선신보 연합뉴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작년 북한에서 개봉한 6·25영화 ’72시간’을 조명했다. 제목인 ’72시간’은 북한이 남침 이후 서울을 점령하는 데 걸린 시간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신보는 지난 3일과 5일 두 꼭지에 걸쳐 ’72시간’의 제작 일화와 주연 배우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매체는 이 영화가 “시대의 명작”이라며 이는 김정은 덕이라고 추켜세웠다. 특히 김정은이 직접 영화 제목을 짓고 대본 집필에도 참여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영화는 북한에서 ‘광명성절’로 불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에 맞춰 작년 2월 16일 개봉해 전역에 상영됐다. 지난 1월과 7월 조선중앙TV를 통해 안방극장에서도 방영됐다. 작년 9월 26일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가 북한 외무성의 초청으로 평양 대동문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에서는 한국을 적대시하고 주민들의 사상 무장을 강화하려는 장치가 곳곳에서 포착된다. 남한을 ‘남조선’이 아닌 ‘한국’이나 ‘괴뢰’로 지칭하고, 서울을 점령한 북한군이 게양된 태극기를 찢고 인공기를 내거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특수효과로 촬영한 전투장면. /조선신보 연합뉴스
6·25 주제 북한 영화 '72시간'.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작품으로는 드물게 애정신도 등장한다. 남자 주인공은 올해 북한에서 인기를 끈 TV드라마 ‘백학벌의 새봄’ 주역인 배우 최현(32)이며, 여자 주인공은 평양연극영화대학 배우학부 출신의 신인 리윤경(20)이다.

전쟁영화인만큼 특수효과도 부각됐다. 평양영화기술사 특수효과화면창작단의 박국철 실장은 조선신보에 “영화의 전투화면 중 3분의 1에 해당되는 화면에 특수효과가 도입되었다”고 소개했다.

다양한 외국 영상물에 익숙해진 젊은 층 ‘장마당 세대’를 고려해 로맨스 연출과 특수효과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또 1960년대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다 월북한 미국인 제임스 조지프 드레스녹이 북한에서 낳은 아들인 ‘홍철’이 미군 역할로 출연했다.

북한 영화 '72'시간의 주연배우 리윤경(왼쪽)과 최현. /조선신보 연합뉴스

북한 전문 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이 영화는 개봉 이후 약 5개월만에 돌연 상영 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당시 명확한 상영 금지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영화에 ‘서울’이라는 한국 지명이 그대로 나온 점이 문제됐을 수 있다고 한 소식통은 말했다. 이후 영화는 올해 초 북한 관영 매체를 통해 다시 방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1월 9일 “중앙의 지시로 전면 금지되었던 이 영화가 새해를 맞으며 갑자기 텔레비전으로 방영돼 주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조한범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월 영화에 대해 “과거 북한 영화에 비해 상당히 파격적”이라며 “영화는 기존 북한 영화를 뛰어넘는 자본주의 영화와 유사한 측면들이 나온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당시 조 연구위원은 “이 영화는 종자부터 대사에 이르기까지 모두 김정은의 직접적인 지도에 의해 제작된 영화”라며 “김정은이 직접 연출을 했다는 것은 그가 한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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