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사회심리학] 마음챙김 명상 열풍…"덜 너그러워질 수도"

마음챙김이란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들에 대해 최대한 판단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지금, 여기’에 주의를 집중하는 상태에 관해 그간 다양한 연구들이 이루어졌다.
마음챙김이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고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노화 진행을 줄여주고 심혈관 질환 위험성과 부적 상관을 보이는 등 마음챙김이 행복과 건강에 이롭다는 결과들이 다방면에서 보고되고 있다.
최근 이런 마음챙김이 주제인 학회에 다녀왔고 덕분에 흥미로운 사실들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 그중 하나는 그간 마음챙김이 친사회적 행동과 관련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소개되었지만 반대로 도움이 되지 않거나 심지어 해를 끼치는 듯 보이는 결과들 또한 많다는 것이다.
래드퍼드대 연구자 대니얼 베리에 의하면 예를 들어 나르시시스트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짧게나마 마음챙김 명상을 하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을 도우려는 모습을 ‘덜’ 보이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한다.
반대로 또 다른 세션에서는 평소 마음챙김 명상을 자주 하는 사람들의 경우 ‘화’를 덜 내고 자신을 화나게 한 사람을 더 잘 용서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보고도 있었다.
하지만 평소 이러한 마음 수련에 관심이 많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타인에게 더 너그러운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마음챙김 수련 하나의 효과라기보다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어떠한 특성이 마음챙김과 합쳐져 친사회적인 행동을 증가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
나르시시스트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챙김 명상이 되레 친절하고 너그러운 행동을 ‘덜’ 보였다는 연구 결과와 비슷하게 마이클 풀린 뉴욕주립대 버펄로캠퍼스 심리학자의 연구에서도 평소 ‘독립적’인 자아관(자신을 규정할 때 본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들: 나는 아름답다, 나는 독창적이다 등으로 규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관계적 자아관(사회적 관계와 역할: 누구의 딸, 어느 학교 학생, 어느 회사 직원 등으로 규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달리 마음챙김 명상이 도움 행동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에게 독립적인 자아관 또는 관계적인 자아관을 가지게 유도했을 때에도(각각 ‘나’ 또는 ‘우리’로 지칭되는 글을 읽게 함) 독립적인 자아관으로 사고하게 된 사람들이 마음챙김 명상을 했을 때 명상 말고 다른 활동을 한 통제 집단에 비해 봉사활동 의향을 ‘덜’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관계적 자아관을 가지게 된 사람들은 통제 집단에 비해 봉사활동 의향을 더 많이 하려는 의향을 보였다.
생각해보면 원래의 마음챙김 수행이 가지고 있던 맥락(마음속 번민을 줄이고 자비를 실천할 것)을 떠나 그냥 기술적인 부분만 실시한다고 더 도덕적이고 자비로운 사람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앞선 발견들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이런 맥락 없이 무턱대고 자신을 판단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면 그냥 원래 가지고 있던 좋은 모습과 나쁜 모습들이 여과 없이 쏟아져 나올 것 같기도 하다.
미국에서 마음챙김은 벌써 3조 원 규모의 어마어마한 사업이 되었다고 한다. 본질을 떠나 빠르게 위로받기에만 급급해진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parkjy02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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