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저작권] ② AI 커버곡 제작, 신나는 놀이일까 도둑질일까

박정헌 2025. 11. 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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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또 다른 유명 가수의 목소리로 듣는 '인공지능(AI) 커버곡'이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AI 커버곡은 복제와 전송 등 저작권 침해를 수반할 수 있다"며 "특히 목소리 도용이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어 윤리적 책임과 함께 법적 리스크를 깊이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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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 '기술적 실업' 우려·음성권 침해 넘어 '딥보이스' 악용 위험

[※ 편집자 주 = 기술 발전이 만들어낸 인공지능(AI) 생성물이 창작과 산업생태계 전반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AI의 개입은 저작권자, 실연자, 창작자의 권리 보호와 산업 성장의 공정이용 범위라는 해묵은 숙제를 다시 던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AI 기술과 저작권의 충돌 지점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나아가 해외 입법 동향과 AI 시대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미래 비전도 모색하는 기획 기사를 매주 1건씩 4건을 송고합니다.]

생성형 AI [한국저작권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진주=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또 다른 유명 가수의 목소리로 듣는 '인공지능(AI) 커버곡'이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커버곡은 AI 기술 대중화로 누구나 5분 만에 합성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신나는 놀이'의 이면에는 저작권과 가수·음반 제작자의 저작인접권(노래를 부르거나 음반을 만드는 등 행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권리) 침해라는 법적 쟁점이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8일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AI 커버곡 제작은 기존 음원의 복제 행위 등 논쟁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저작권자 허락이 없다면 법적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AI 커버곡을 둘러싼 분쟁은 이미 해외에서 현실이 됐다.

2023년 미국 팝스타 드레이크와 더 위켄드의 협업 신곡으로 알려진 '하트 온 마이 슬리브(Heart on my Sleeve)'는 출시 직후 스트리밍 플랫폼을 장악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곧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두 가수의 목소리를 학습해 만들어낸 '가짜 노래'로 밝혀져 두 가수의 소속사인 유니버설뮤직그룹의 반발로 주요 음원 차트에서 삭제됐다.

이는 가수의 권리가 AI에 의해 위협받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학계에서는 AI가 생성한 커버 음원의 가창 부분은 특정 가수가 부른 '실연 그 자체'가 아니므로 가수가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딥보이스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AI 커버곡 확산은 가수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되는 이른바 '기술적 실업'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이에 따른 기존 창작자의 직업적 위험성도 우려된다.

저작권과는 별개로 AI가 특정인의 목소리나 음색을 무단으로 모방해 사용할 경우 음성권 침해 혹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으로 법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AI 음성 합성 기술은 단순한 커버곡을 넘어 심각한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AI 커버곡 제작에 사용되는 음성 변환 기술은 특정 인물의 목소리를 정교하게 복제하는 '딥보이스'로 연결돼 보이스피싱, 가짜 뉴스 제작 등에 악용될 위험이 크다.

해외에서는 고위 임원의 목소리를 흉내 낸 AI 딥보이스에 속아 은행이 거액을 송금한 금융 사기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목소리가 개인 정보의 일부로 간주될 경우 개인정보 보호 위반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논쟁 여지가 많은 AI 커버곡을 법적 문제 없이 제작·향유하기 위해서는 사전 이용 허락이 가장 중요하다.

AI 커버곡을 만들 때 사용되는 음악 저작물에 대해 작곡가와 작사가 등 저작권자에게, 음반에 대해서는 가수와 음반 제작자에게 복제·전송 등에 대한 허락을 받아야 한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전경 [한국저작권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유튜브 등 주요 플랫폼은 AI 커버곡 영상 업로드 시 원곡 저작권을 판별해 저작권 표시를 한다.

또 권리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해당 영상의 수익 창출을 제한하거나 삭제하는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권리 처리되지 않은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것을 막는 최소한의 조치로 평가받는다.

향후 AI 기술의 순기능을 살리면서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관리 시스템의 고도화, 저작권 인식 제고 교육, AI 산출물에 대한 법적 정의 및 권리 보호 방안을 명확히 하는 법 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AI 커버곡은 복제와 전송 등 저작권 침해를 수반할 수 있다"며 "특히 목소리 도용이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어 윤리적 책임과 함께 법적 리스크를 깊이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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