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 인형’ 판매한 中 쉬인… 프랑스, 소포 전부 털었다

프랑스 정부가 중국 초저가 온라인 쇼핑몰 쉬인(Shein)의 프랑스 내 영업 중단 절차를 시작한 데 이어, 이 업체가 프랑스 소비자들에게 배송한 소포 20만개를 전수 조사하는 대규모 단속에 나섰다. 사소한 문제까지 모두 잡아내 ‘철퇴’를 내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초저가 인터넷 쇼핑몰이 급성장하며 전 세계적으로 저질·불법 상품 유통, 자국 기업 역차별 및 산업 생태계 파괴 등 논란이 이는 가운데, 프랑스가 가장 먼저 칼을 빼 든 셈이다.
프랑스 세관을 담당하는 아멜리 드몽샬랭 공공회계부 장관은 6일 프랑스의 관문 공항인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찾아 “지난 24시간 내에 프랑스에 도착한 쉬인발(發) 소포 20만개를 모두 개봉해 내용물을 확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인의 ‘해외 직구(직접 구매)’로 들어온 소포를 세관이 모두 뜯어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는 “이미 초기 점검에서 (프랑스 국내법상) 미승인 화장품, 어린이에게 위험한 장난감, 위조품, 저질 전자 제품 등이 나왔다”고 밝혔다. 프랑스 당국은 이번 전수 조사 내용을 토대로 쉬인의 영업 중단 조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쉬인, 佛 ‘자존심’ 건드렸나
쉬인은 최근 프랑스 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곰을 안은 여아 모습의 성인용 인형을 판매한 사실이 적발돼 물의를 일으켰다. 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성에 개방적이라는 인식이 많지만, 소아성애만큼은 일체의 관용 없이 중범죄로 다스린다. 프랑스 공정경쟁·소비자보호국이 지난 1일 쉬인을 아동 포르노 배포·판매 혐의로 고발했고, 정부는 5일 “쉬인이 프랑스 법을 반복적, 체계적으로 위반해 왔다”며 법원에 사이트 접속 차단 조치를 요청했다. 프랑스 재무부는 “총리 지시에 따라 쉬인의 서비스 중단 절차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의류·액세서리 등을 주력으로 하는 쉬인은 이런 와중에 패션의 중심지인 파리 한복판에 세계 첫 오프라인 매장 개점을 강행하며 프랑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5일 마레 지구의 베아슈베(BHV) 백화점에서 열린 쉬인 매장 개점식엔 시민 단체와 지역 정치인들이 몰려들어 시위를 벌였다. 쉬인이 저가 노동을 착취한 초저가 상품으로 프랑스 패션 산업과 유통업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제는 소아성애 범죄까지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 시위대가 매장 안까지 들어오자 안전 요원들이 이들을 끌어내기도 했다.
◇테무·알리익스프레스도 조사
프랑스 정부의 제재는 다른 업체로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파리 검찰은 지난 4일 쉬인과 함께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위시 등 초저가 인터넷 쇼핑 업체 네 곳을 상대로 미성년자 유해·음란물 유통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위시(미국)를 제외한 세 곳이 중국 업체다. 이 업체들은 각종 성인용품과 속옷, 캐릭터 분장(코스프레) 의류 등을 판매하면서 노출이 심하거나 성도착적인 사진을 성인 인증 없이 공개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에도 단속을 요구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쉬인은 명백히 유럽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며 “EU 집행위가 즉각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경제부와 디지털 장관 명의로 EU 집행위에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라 쉬인에 대한 (사이트 접속 중단 등) 즉각적 임시 조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EU는 이에 “프랑스의 우려에 공감한다”며 “쉬인의 EU 규정 위반이 확인되면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쉬인은 일단 “프랑스 당국의 조치에 전면 협력하겠다”며 꼬리를 내렸다. 프랑스에서 성인 범주의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전 세계적으로 성인용 인형 판매 금지도 발표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도 황급히 비슷한 조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 초저가 쇼핑몰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철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해 중국계 초저가 쇼핑몰을 통해 유럽에 들어온 직구 소포는 총 46억개에 달한다. 개당 수천~수만원짜리 값싼 직구가 범람하면서 유럽의 서민·골목 경제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컸다. 소액 소포가 대규모로 국경을 넘나드는 데 따른 유통·배송망 과부하, 환경오염, 정부 행정력 낭비 지적도 나왔다. EU는 이에 따라 지난 7월 테무가 DSA를 위반했다는 예비 판단을 내렸고, 독일도 중국 초저가 쇼핑몰에 대한 시장 지배력 및 덤핑 의혹 조사를 하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국힘 윤리위, 김종혁 탈당권고 결정
- 엔하이픈 ‘슛아웃’, 동계올림픽 팀코리아 응원가 됐다
- 화가 된 박신양 “연기하다 쓰러져 그림 시작… 배우는 은퇴 없는 일”
- [오늘의 운세] 1월 27일 화요일 (음력 12월 9일 辛丑)
- 대구대, 中 최초 청각장애 구화교육 교재 ‘계아초계’ 공개
- 검찰, ‘콜 차단 의혹’ 카카오모빌리티·대표 불구속 기소
- 美 핵항모 다가오자 이란, ‘피에 젖은 성조기’ 벽화로 경고
- “그 돈 내고 1시간 기다리느니 해먹죠” 두쫀쿠 만들기에 빠진 2030
- 李 대통령 “반값 생리대, 제대로 자리 잡길”
- “좀비와의 결투보다 사랑 연기가 더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