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치맥페스티벌 첫날 5만 인파…도심이 뜨거운 축제장 됐다
쌍용사거리 일대…EDM 파티·이벤트로 포항의 밤 달궈
“힘든 시기지만, 함께 웃고 즐길 때 활력 생긴다”

입동의 찬 공기도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7일 저녁, 포항 남구 쌍용사거리 일대는 사람들로 빽빽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 '2025 포항치맥페스티벌'에는 시민과 관광객 5만여 명이 몰려 치킨과 맥주의 향연을 즐겼다. 바삭한 튀김 냄새, 음악, 그리고 맥주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뒤섞이며 포항의 젊음의 거리가 거대한 축제장으로 변했다.
낮에는 17도 안팎의 온도였지만, 밤이 되자 사람들의 열기로 거리는 한여름처럼 달아올랐다. 오후 6시 팝 색소폰 연주로 포문을 연 뒤, 이효진·사필성 밴드의 공연이 이어지자 관람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었다. 쌀쌀한 공기 속에서도 외투를 벗고 웃으며 박수를 치는 시민들의 얼굴엔 오랜만의 활기가 묻어났다.

처갓집 브랜드가 줄지어 있었다. 갓 튀긴 치킨의 고소한 향과 생맥주의 청량함이 공기를 채웠다. 맥주 한 잔 4000원, 치킨 한 팩 만 원 안팎. 부담 없는 가격에 시민들의 손에는 맥주컵이, 입가엔 미소가 떠올랐다.
무대 중앙에선 개막식이 열렸다. 사회자의 소개와 함께 주요 내빈들이 단상에 올랐다.
경북일보 한국선 사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이상휘 국회의원(포항남구·울릉군), 장상길 포항시 부시장, 포항시의회 김일만 의장, 최해곤 복지환경위원장, 조영원 윤리특별위원장, 양윤제 예산결산특별위원장, 함정호 자치행정부위원장, 방진길·최광열·김상민·안병국 시의원, 그리고 쌍사상가번영회 최광수 회장이 참석했다.
한국선 사장은 인사말에서 "요즘 나라가 어수선하고 시민들도 힘든 시기지만, 이런 때일수록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이 축제가 포항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위로가 되고 활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시민 참여형 이벤트가 이어졌다. '황금치킨을 잡아라' 코너에는 상가에서 3만 원 이상 구매한 영수증을 들고 온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섰다. 영수증을 무대 앞 행운함에 넣으면 1돈짜리 골드바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참가자들의 기대감이 컸다. "진짜 금이에요?"라는 질문에 진행요원이 "진짜입니다!"라고 답하자 환호가 터졌다.
'커플이면 쏜다' 코너도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장 간판이 보이도록 키스 또는 뽀뽀 사진을 찍어 문자로 보내면 상가 이용 쿠폰이 주어지는 이벤트였다. 대형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사진이 띄워지자 시민들은 웃음과 박수를 쏟아냈다.
밤 9시, 축제의 하이라이트 'EDM 파티'가 시작됐다. 무대 위 DJ가 볼륨을 높이자 전자음이 포항의 밤을 가르며 울렸다. 조명이 쏟아지고, 스모그와 레이저가 공중을 채웠다. 젊은이들은 맥주잔을 들고 점프하며 춤을 췄고, 아이들은 부모 품에서 손을 흔들었다. 거리는 음악과 함성, 웃음으로 뒤덮였다.

현장을 찾은 직장인 박준영(29·남)은 "추울 줄 알았는데 사람들 열기에 오히려 덥다"며 "야외에서 치킨 먹고 맥주 마시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인지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온 시민 이지연(38·여) 씨는 "아이도 즐겁고 어른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라 좋다"며 "내년에는 더 크게 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포항시는 축제 기간 응급 인력과 구급차를 현장에 상시 배치하고, 경찰·소방과 협력해 안전한 축제를 운영했다. 쓰레기통이 충분히 설치돼 거리 곳곳은 깔끔하게 유지됐다.
관계자는 "올해는 날씨가 좋아 시민 참여율이 높았다. 시민과 상인이 함께한 진정한 도심형 축제였다"며 "내년엔 더 많은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포항의 대표 축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밤 10시가 넘어도 거리는 여전히 사람들로 빽빽했다. 맥주잔이 부딪히는 소리, EDM의 마지막 비트, 시민들의 웃음이 섞여 하나의 거대한 리듬을 만들었다. 입동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포항의 밤은 한여름보다 더 뜨거웠다.
포항치맥페스티벌은 8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