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출생 미국 입양인 권연주 씨, 56년 만에 친가족 찾는다

서의수 기자 2025. 11. 7.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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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울릉도 도동 출생·대구 백백합영아원 통해 미국 입양
해외입양인연대, 권용택·홍춘희 씨 기억하는 주민 제보 기다려
▲ 권연주씨 현재 모습

56년 전 울릉도에서 태어나 대구 백백합영아원을 거쳐 미국으로 입양된 권연주(영문명 Yeun Joo Littlefield·56) 씨가 친부모를 찾기 위해 다시 한국을 찾았다. 1971년 미국 위스콘신주의 리틀필드 부부에게 입양된 그는 같은 고아원 출신의 또 다른 입양아와 자매로 성장했으며, 당시 미국 현지 언론은 두 사람의 사연을 'Strangers Become Sisters(낯선 이들이 자매가 되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권 씨는 1969년 6월 15일 울릉도 도동에서 태어났다. 부친 권원식(당시 30세), 모친 홍춘희(당시 28세)로 기록돼 있으나, 최근 권 씨의 친척으로 알려진 홍경희 씨의 증언에 따르면 부친의 본명은 '권용택'이며 남동생 이름은 '권용국'으로 전해졌다.

홍 씨는 또 "생모 홍춘희 씨가 1967년생으로 추정되는 언니를 데리고 포항으로 이사했다"고 말했다. 홍경희 씨의 부친 홍덕암 씨는 당시 권용택·권용국 형제와 왕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두 집안은 오래전부터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보인다.

▲ 권연주씨 입양 첫날의 모습(오른쪽 아이)

권 씨를 대구의 백백합영아원(White Lily Orphanage)에 직접 데려다준 인물은 당시 28세였던 박복경 씨로 확인됐다. 박 씨는 홍춘희 씨(1946년생 추정)와 동갑이며, 일각에서는 홍 씨의 사실혼 관계였던 남편 측 친척일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권 씨는 1971년 9월 8일 가톨릭 구제회를 통해 백백합영아원에 위탁됐고, 같은 해 10월 세례를 받은 뒤 1972년 8월 미국으로 입양됐다. 위스콘신주에서 4명의 친자녀와 2명의 한국 입양아를 키운 리틀필드 부부의 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현재 언론 편집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늘 얼굴이 닮은 가족을 만나고 싶었다"며 "한국은 낯설지만 나의 출발점이자 잃어버린 조각"이라고 그는 말했다.

▲ 청년기 권연주 씨

권 씨는 올해 6월과 11월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6월에는 울릉도 도동을 찾아 홍경희 씨를 만났고, 올해에는 포항 일대를 돌며 모친의 행방을 추적했다. 그러나 어머니로 추정되는 46년생 여성은 경찰 연락에 "관계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늦기 전에 얼굴이라도 보고 싶다"며 "생모를 만나지 못하더라도 언니나 형제, 이복형제라도 꼭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입양인이 신원 증명을 위해 법원 절차까지 거쳐야 하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며 "가족을 찾는 일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입양인들이 더는 행정의 벽에 막히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권연주씨 가족사진

권 씨는 7일 서울에서 경북일보 본사를 찾아 직접 제보했다. 그는 "서울에서 굳이 경북일보를 찾아온 이유는 대구, 울릉도, 포항 등 제 사연과 관련된 지역 주민들이 모두 이 신문을 통해 소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여러 지역신문 중에서도 경북일보가 가장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제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사)해외입양인연대(GOAL)는 "권연주 씨의 가족 찾기를 돕기 위해 전국적으로 제보를 받고 있다"며 "포항 북구 장성동 일대에 거주했던 홍춘희(1943년생) 씨나 권용택(권원식으로 기록) 씨를 기억하는 주민들의 연락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제보는 (사)해외입양인연대(02-325-6585) 또는 070-7835-7883으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