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브레이크 없는 '픽시'가 왜 멋있을까? 10대들 따라가 보니

정희윤 기자 2025. 11. 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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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소년 자전거 사고가 일년새 50% 넘게 급증했습니다.

원인 중 하나가 브레이크가 없는 '픽시 자전거' 때문인데 이렇게 위험한 자전거를 왜 멋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기자]

소셜 미디어에 픽시 자전거를 검색하니 나오는 영상들.

반응도 뜨겁습니다.

딱 봐도 앳돼 보이는 이들, 이중 한명에게 연락해보니 중학생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가능하냐는 요청에 원하는 건 다 해주겠다고 합니다.

일단 약속한 시간에 만나러 갔습니다.

모여있는 여섯 명의 중학생들.

대부분 온라인상에서 만난 사이라고 합니다.

타고 있는 자전거가 중고가 600만원 짜리라며 취재진에게 자랑합니다.

[픽시 타는 중학생 : 일단 브레이크가 없고요. 그리고 뒷바퀴랑 페달이랑 같이 움직여요. (속도는) 저번에 내리막길에서 시속 67(㎞) 정도 찍었던 거로 기억해요.]

그러면서 자신들은 안전하게 타는 거라고 합니다.

[픽시 타는 중학생 : (신호) 지키긴 해요. 근데 그 신호가 잘 없는 데로 다녀요.]

이 아이들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취재진도 차로 따라가 봤습니다.

일단 헬멧은 아무도 쓰지 않습니다.

차들 사이로 요리조리 가는 건 기본, 신호는 잘 지키지 않습니다.

[픽시 타는 중학생 : 만약 앞에 차가 없으면 기다리기가 너무 귀찮고 앞에 차가 없으면 전혀 위험하지가 않으니까… 신호를 지키면서 서면 (차들이) 계속 경적을 울려가지고…]

자동차가 드리프트하듯이 바퀴를 미끄러뜨리는 '스키딩'이라는 묘기도 계속 부립니다.

두 발을 페달에서 떼는가 하면 정지할 때는 발로 바퀴를 직접 세웁니다.

이렇게 도로를 휘젓다 근처 공원 공터로 갑니다.

'픽시 성지'라고 불리는 이곳, 픽시 타는 아이들로 가득합니다.

[야, 어떻게 멈춰!]

동네 어른들은 걱정이 앞섭니다.

[이건우/동네 주민 : 우선은 이게 구매하거나 이럴 때 제약 사항이 없는 것 같고요. 사실 어른들은 그 자전거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분도 있고…]

밤에도 자주 모인다길래 또 따라 가봤습니다.

아파트 단지 인근 미개통 도로에 왔습니다.

저녁 10시인데 픽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이 꽤 많습니다.

야간이라 시야 확보도 잘 안 되는데 이렇게 경주를 즐기는 겁니다.

달리면서 서로 영상도 찍어줍니다.

이게 야간 라이딩의 주된 이유였습니다.

[픽시 타는 중학생 : 차가 별로 없고요. 픽시가 좀 예쁘게 나와요. {(SNS에서) '좋아요'를 얻으면 뭔가 기분이 좋지 않은가…}]

굳이 위험한 픽시 자전거를 타는 이유를 묻자 장난스럽게 말하는 아이도 있고,

[픽시 타는 중학생 : 여자친구는 떠나가지만, 픽시는 제 곁을 떠나지 않으니까…]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픽시 타는 중학생 : 살짝 그런 게 있잖아요. 다른 애들이 그렇게 하면 저 혼자도 막 그냥 혼자 안전하게 타면 좀 소외되는 느낌도 들고…]

경찰은 단속을 강화했다고 하는데 큰 소용은 없어 보입니다.

[픽시 타는 중학생 : 근데 (경찰이) 애초에 안 잡아요. 저번에 바로 앞에서 봤는데 브레이크 달고 타라 하고 그냥 보내줬어요.]

경찰보단 동네 일진 형들이 더 무섭습니다.

[픽시 타는 중학생 : 경찰은 제치면 되죠. 경찰은 이제 '죄송합니다' 하면 그냥 보내주는데 형들은 그런 거 없어요.]

학교 가정통신문도 크게 소용이 없어 보입니다.

[픽시 타는 중학생 : (선생님께) 저희가 알아서 한다고 했어요.]

부모님은 뭐라고 하셨을까요?

[픽시 타는 중학생 : 그냥 알아서 타다 오라고 그러시고… {여러분들이 안전하게 탈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지 막 그렇게 신호 위반 하는 걸 아실까요?} 아마 뉴스에 나오면 픽시 그만 타라고 하시지 않을까…]

유행과 재미를 한창 좇을 청소년기에는 이 위험성이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럴수록 어른들의 관심과 사회의 안전망이 더 촘촘하게 작동해야 하지 않을까요?

[영상취재 정철원 영상편집 홍여울 VJ 이지환 작가 강은혜 취재지원 김수린 영상디자인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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