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국민에게 꼭 필요한 암 치료·임상연구 수행할 것” [건강한겨레]

국립암센터가 설립 25주년을 맞아 ‘국가 암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선제적인 시설 투자와 임상연구 시스템 정비를 통해 민간에선 쉽게 접근하기 어렵지만, 국민에겐 꼭 필요한 암 치료와 임상연구를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년간의 성과와 향후 업무 계획을 상세히 공개했다. 양 원장은 “국립암센터는 단순한 진료기관이 아니라 공공의료 기준을 제시하는 국가 암관리 중심축”이라며 “올해는 국립암센터 25주년, 내년은 암병원 25년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 원장은 암센터가 차세대 암 치료-관리 기술 개발에 앞장서는 한편,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IIT)’ 도입 확대를 추진하며 암 임상연구 체계도 정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에 따라, 암센터는 내년부터 외부 암 연구를 지원하는 기금인 ‘암 정복 추진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시범적으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 과제를 지원하고, 향후 평가를 통해 제도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은 제약사나 기업이 아닌 의사 등 연구자가 직접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방식이다. 제약사나 기업의 필요나 수요를 넘어 기존에 환자들이 사용하지 못했던 치료법이나 기초 연구 등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으나, 그만큼 연구기금 지원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양 원장은 “국립암센터는 국민의 세금을 지원받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주도적으로 도입할 수 있을뿐더러 기업의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연구 내용에서도 국민과 암환자에게 꼭 필요한 주제와 수요를 자유롭게 반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5년간 954억 원을 투입해 인공지능(AI) 및 세포·유전자치료(CGT) 등 차세대 암 치료-관리 기술 연구에 나선다. 우선 466억원은 유럽 암환자 데이터센터와 협력해 추진하는 국가암데이터센터 빅데이터 구축 사업에 활용한다. 암 등록 데이터와 통계청 및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관련 데이터를 통합해 암환자 450만명의 치료·병원·의료이용 정보를 한곳에 모으고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임상연구 및 암 치료에서 정밀의료 체계를 고도화한다. 나머지 488억원은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 전주기 기술 개발' 사업에 투입한다. 이 사업의 목표는 카티(CAR-T) 치료제 등 세포치료제의 적용 대상을 기존의 백혈병 등 혈액암에서 고형암으로 확대하는 기술을 우리나라에서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병원은 설립 25주년을 맞아 신관 건축 및 본관 리모델링을 비롯해 신규 의료장비 도입 등을 통해 노후화된 시설을 선제적으로 개선 중이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최초로 로봇 기관지 내시경을 도입해 폐암의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내년에는 462억여 원을 들여 신형 양성자 치료기 1기(총 2기)를 추가 도입해 늘어나는 암 환자 방사선치료 수요에 대응한다. 새롭게 도입하는 의료장비 역시 민간 병원에선 수익성이 낮아 기피하는 육종암 등의 희귀암 치료에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양 원장은 “국립의료기관으로서 신규 의료장비를 도입할 때 장비의 수익성을 따지기보다 그 장비를 어떤 연구에 활용하고 실제 치료효과와 어떤 임상 근거 등을 남길 수 있을지 등의 연구성과 공익성을 우선하겠다”며 “의료진이 로봇수술을 시행하면 결과를 연구계획서 형태로 제출하게 하고 이를 토대로 실제 치료 효과를 분석하는 것이 국립암센터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립 의료기관은 이런 과정을 통해 새 의료장비나 기술이 환자 치료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검증하고 근거를 만들어내는 곳이어야 한다”며 “환자에게 신뢰받는 치료, 국가가 책임지는 공익의료, 세계가 주목하는 암 연구성과 등을 목표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지현 기자 jhcho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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