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최측근’ 김용 대법판결이 몰고올 정치권 파장[이런정치]

강문규 2025. 11. 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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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1심판결 유동규에 징역 8년 ‘유착관계 인정’
대법판결 앞둔 ‘김용 사건’ 영향…김용은 전면부인
핵심인물 남욱 진술 번복 “심리적 압박속 다른 증언”
증거 채택 불발된 ‘구글 타임라인’도 “맞다” 증언도
정치권 “무죄취지 파기환송땐 李대통령 부담 덜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지난해 11월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불법 대선자금 수수’ 관련 2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 1심판결(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무죄”라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1심 재판부가 민간업자들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업무상 배임죄로 중형(징역 4년에서 8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하면서다.

정진욱, 조계원, 김문수, 윤종군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 측근인 김 부원장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 대한 무죄 취지 파기환송을 촉구했다. 이들 의원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김 전 부원장에 대해 검찰이 조작수사를 했다며 대법원의 조속한 무죄취지 파기환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일당에게 네 차례에 걸쳐 민주당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8억여원의 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1,2심 모두 김 전 부원장에게 징역 5년, 벌금 7000만원, 추징금 6억7000만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검찰논리 흔든 대장동 판결의 핵심=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대장동 사업 인허가를 주도한 유 전 본부장과 민간업자 화천대유 김만배씨에 대해 각각 징역 8년이 선고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유 전 본부장과 민간업자의 유착 관계가 인정’된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유 전 본부장과 민간업자와 결탁을 몰랐을 것’이라고 명시한 데 있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대장동 사업이 2014년 민관합동개발로 결정되는 과정에서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유착해 민간업자들이 높은 분양가로 이익을 가져가도록 하는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유 전 본부장과 민간업자들의 유착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상태”라고 판시한 것이다.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유착의 정점에 있다는 것은 유 전 본부장의 진술에 입각해 시종일관 검찰이 주장해온 바였다. 하지만 대장동 판결로 인해 검찰의 논리가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재판부는 ‘이재명 연루설’을 주장했던 유 전 본부장에게 검찰의 구형(징역7년)보다 더 높은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또한 검찰이 소위 ‘이재명 저수지 자금’ 등으로 몰아붙였던 428억원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아닌 ‘유 전 본부장 자금’으로 결론을 내렸다. 결국 대장동 사건은 ‘유 전 본부장이 문제였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용 사건’ 대법원 판결마저 흔들리나=그런 대장동 재판부가 김 전 부원장 사건(이하 ‘김용 사건’)과 관련해서도 주목되는 판시를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이 없다. 대장동이랑은 무관하지만, 사건 등장인물(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 등)은 겹친다는 것이다. ‘김용 사건’은 ‘남 변호사의 돈을, 정민용 변호사가 받아 유동규에게 전달하고,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에게 (네차례에 걸쳐) 줬다’는 내용이다. 유 전 본부장이 2021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세차례(2021년 5월3일 유원홀딩스 사무실서 1억원, 2021년 6월8일 유원홀딩스 사무실서 2억원, 2021년 6월말~7월 광교 경기도청 북측 도로서 2억원) 정치자금을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했고 ②역시 유 전 본부장이 2013년~2014년 남 변호사에게 3억원을 받아 이중에서 9000만 원(나머지는 정진상씨)을 김 전 부원장에게 줬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김 전 부원장은 모든 사실을 전면부인했다. 그는 “검찰의 창작소설이자 세사람(남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 유 전 본부장이)이 가짜 호랑이를 그린 삼인성호(三人成虎)”라고 맞서왔다. 물증은 확보하지 못했고, 세 사람에게 돈을 줬다는 진술만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김용 사건’ 재판부는 세사람의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이며, “일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1,2심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대장동 재판부는 ‘김용 사건’의 ②번 항목(2013년~2014년 3억원 중 9000만원)과 관련해 “유동규가 (남욱에게 받은 3억원은) 정진상, 김용에게 전달될 목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피고인 자신이 취득해서 소비하는 방법에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봤다. 유 전 본부장은 당초 자신이 남 변호사에게 받은 3억원을 김 전 부원장 등에게 전달한 ‘배달부’ 역할만 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이 3억원의 뇌물을 받아, 이를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했음을 인정하는 대목은 대장부 판결문에 들어 있지 않았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오히려 한 걸음 더 나아가 재판부는 남 변호사의 3억원을 유 전 본부장이 받은 것을 ‘뇌물’로 본 것이다. ‘김용 사건’의 1,2심 결과와는 상반되다시피하다. 검찰 기소의 근간을 흔드는 내용이라고 볼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열린 정치검찰 규탄 및 사법정의 촉구 기자회견에서 정진욱, 조계원, 김문수 국회의원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주목되는 ‘핵심인물’ 남욱의 진술 번복=김 전 부원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흔들리는 정황은 또 있다. 김 전 부원장이 1,2심 모두 유죄판결을 받은 이유는 유 전부장의 돈을 줬다는 진술과, 이를 뒷받침한 남 변호사·정민용 변호사 3인의 증언이 일치해서였다. 그 가운데 남 변호사의 진술이 바뀌고 있다.

남 변호사는 2022년 11월 법정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현금 9000만원을 전달했고, 그 돈이 이재명 당시 시장 측 최측근들에게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9월 대장동·위례·성남FC 사건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해당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유동규가) 정진상·김용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건 2013년 당시가 아니라 2022년 검찰 수사에서 처음 들은 이야기다. 검찰 수사 이후 알게 된 것이어서 법정에서 잘못 증언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특히 “검사가 (조사 당시)한 말을 반복하다 보니, 심리적 압박 속에서 팩트와 다른 증언을 했다”고도 밝혔다.

▶남욱 “구글타임라인이 맞다”=남 변호사는 김 전 부원장의 또 다른 혐의(정치자금)에 대해서도 “제가 (김용을) 본 건 2월 4일이다. 정민용도 자기 기억이 잘못 됐다고 한다. (돈을 줬다는 2021년)5월 3일은 김용에게 돈을 안 준 게 맞다. (구글) 타임라인인가, 그게 맞는 내용이다”라고 증언했다.

김 전 부원장측은 2심 재판 과정에서부터 ‘구글타임라인’을 알리바이로 제시했다. 구글타임라인의 빨간점(원시데이터)에 의하면 그는 돈을 받았다는 성남 소재 유원홀딩스에 있지 않았고 서울의 자택에 있었다. 알리바이를 입증할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게 김 전 부원장 측 주장이다. 그럼에도 2심 재판부는 구글 타임라인이 ‘무결성’이 없다는 이유로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주요 진술 번복은 또 있다. 유 전 본부장에게 3억원을 빌려줬던 철거업자 강모씨도 자신의 과거 증언을 뒤집었다. 김 전 부원장측은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에게서 2013년 말~2014년 초 받은 3억원을 강씨에게 갚아 놓고 뒤집어 씌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강씨는 법정에서 2010년 이후 유 전 본부장과 금전거래가 없다고 했다가 최근 대법원에 제출한 새 진술서에서 “유동규에게 3억 원을 상환받았다. 확약서도 작성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에게서 받은 돈은 김 전 부원장에게 간 게 아니라 유 전 본부장에게 갚을 빚이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남 변호사도 “(2013년 당시) 유동규가 ‘돈이 급하다’, ‘철거업자 문제로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보충했다.

▶대법 선고 앞둔 김용 재판에 미칠 파장=1·2심이 모두 ‘유동규, 남욱, 정민용의 진술 일치’를 근거로 유죄를 인정했지만, 이젠 돈을 줬다는 이는 ‘문제의 유 전 본부장’ 뿐이다. 더욱이 대장동 재판부는 “남욱의 돈은 (김용이 아니라) 유동규에게 간 뇌물”이라 결론내렸다. 대장동 1심 판결과 핵심 인물들의 진술 번복, 구글타임라인의 증거능력에 대한 문제제기 등 김 전 부원장의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상황변화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에서 ‘김용 무죄’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이유다.

만약 ‘김용 사건’이 무죄취지로 파기환송될 경우 여러 가지 상황전개가 예상된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이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표시절 “김용, 정진상 정도는 되어야 핵심측근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한바 있다. 이 관계자는 “검찰개혁론이 또다시 확산될 수 있다”면서 “이미 ‘연어술파티’논란으로 수사검사가 감찰조사를 받는 상황 등과 맞물려 제도개혁론에 더해 윤석열 검찰에 대한 인적쇄신론이 가열될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그는 “사법개혁에 대한 민주당 분위기가 좀 더 차분해 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정국에 미칠 파장이 이처럼 적잖기 때문에 여야 모두 대법원 판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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