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스윙의 키워드 '핸드 퍼스트'와 '추월' 바로 알기

[골프한국] 골프를 배울 때 레슨프로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지침이 '핸드 퍼스트(hand first)'와 '릴리스(release)'다. 스윙을 제대로 터득하기 위해선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지만 그 과정엔 깊은 함정이 숨어 있다.
'핸드 퍼스트 → 릴리스' 과정은 손가락을 한 번 튕기는 정도의 찰나에 이뤄진다. 그러나 그 짧은 순간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운동신경을 타고난 경우라면 좁은 도랑 훌쩍 건너듯 통과할 수도 있지만 그런 예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 골프채를 잡은 후 이 함정을 벗어나기 위해 3~4년은 시달린다. 상당수는 구력이 십수 년이 지나도 이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골프의 불가사의성을 입에 달고 다닌다.
핸드 퍼스트와 릴리스는 골프 스윙의 물리학, 생체역학, 감각철학이 모두 맞물린 주제다. 핸드 퍼스트란 임팩트 순간 손이 공보다 약간 앞서는 상태를 말한다. 클럽 샤프트가 목표 방향으로 약간 기울어 있고 손의 위치는 공보다 5~10cm 앞쪽에 있는 형태다. 이 자세는 모든 좋은 샷의 공통된 기본 구조다. 핸드 퍼스트와 릴리스는 겉보기엔 반대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같은 원리의 두 단계다. 힘의 전달 과정에서의 시간 차와 순서의 미학이 숨어 있다.
핸드 퍼스트가 필요한 이유는 공을 눌러 쳐야 하기 때문이다. 클럽을 잡은 손이 공보다 앞에 있으면 샤프트가 기울어 유효 로프트(loft)가 줄어 공이 낮고 강한 탄도로 날아간다. 공을 위로 띄우려는 힘이 아니라 아래로 눌러주는 압력으로 타구가 만들어진다. 퍼 올리기가 아니라 눌러 치기를 가능케 하는 동작이 핸드 퍼스트다.
이때 힘은 몸에서 손, 손에서 헤드로 전달된다. 좋은 스윙은 지면 → 하체 → 몸통 → 팔 → 손 → 헤드의 순서로 에너지가 흐른다. 핸드 퍼스트는 이 힘의 흐름이 아직 헤드에 완전히 도달하기 전의 순간이다. 즉 손이 앞선 상태는 아직 에너지가 '전달 중'이라는 뜻이다. 그 덕분에 헤드가 공에 닿을 때 '폭발적 전달'이 이루어질 수 있다. 임팩트 순간 헤드가 먼저 오면 힘이 새고, 손이 먼저면 힘이 쌓인다.
핸드 퍼스트는 스윙 궤도의 최저점을 공 앞으로 이동시킨다. 그래야 공을 먼저 맞히고, 공 앞의 잔디를 얇게 파낼 수 있다. 최저점이 공 뒤에 있으면 '뒤땅'이나 '토핑'을 유발한다.
핸드 퍼스트가 임팩트 직전의 상태라면 그 이후에 뒤따라야 할 손의 움직임이 릴리스다. 손 뒤에 있던 헤드가 순간적으로 손을 추월한다. 릴리스는 스윙의 에너지 방출 단계이자 쌓인 힘이 자연스럽게 해방되는 순간이다.
스윙의 원운동은 회전이다. 손이 계속 앞서면 헤드가 최대 속도를 얻지 못한다. 임팩트 순간 이후 헤드가 손을 추월하면서 속도와 운동량이 최대화한다. 즉 핸드 퍼스트는 힘을 쌓는 동작, 헤드 추월(릴리스)은 쌓은 힘을 폭발시키는 동작이다. 핸드 퍼스트와 릴리스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같은 리듬의 앞뒤 박자인 것이다.
그러나 헤드가 너무 일찍 추월하면 '캐스팅(casting)' 또는 '손목 풀림'으로 비거리 손실과 방향성 악화를 초래한다. 따라서 임팩트 이전까지만 손이 앞서 있고 이후에는 헤드가 부드럽게 넘어가야 한다.
임팩트 직전 손이 공보다 앞선다는 건 몸 안의 에너지가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몸에서, 어깨에서, 팔에서 흘러나온 힘이 아직 손끝에 머물러 있다는 증거다. 그 찰나의 지연이 바로 핸드 퍼스트다. 즉 '힘을 최대로 쌓는 순간'이다.
핸드 퍼스트 순간 헤드는 아직 뒤에 있지만 곧 다가올 폭발을 예고한다. 헤드가 손을 추월하는 순간 공은 날고 헤드는 마침내 자유를 얻으며 피니시 동작으로 이어진다. 이때 필요한 것이 가속 정도가 아니라 확실한 추월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때 손목의 로테이션, 헤드업 방지, 왼쪽 벽 구축은 기본조건이다.
많은 골퍼들이 핸드 퍼스트와 릴리스 사이의 함정에 빠지는 것은 'release'라는 영어 단어의 탓이 크다. 'relase'의 사전적 의미는 '풀어주다, 놓아주다, 방출하다'이다. 골프에선 릴리스가 '추월'을 뜻하는 데도 많은 골퍼들이 사전적 의미에 묶여 임팩트 후 헤드가 손을 추월하지 못하고 그냥 손목을 풀거나 놓아버리는 것으로 소화하는 우를 범한다. 골프에서 릴리스는 정확히 헤드가 손을 추월하는 동작이란 것을 깨달아야 이 함정을 벗어날 수 있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Copyright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방민준의 골프세상] 골프는 결국 '호흡의 예술' - 골프한국
- [방민준의 골프세상] 또 우승 놓친 최혜진, '플랜B'를 세워라! - 골프한국
- [방민준의 골프세상] 지금은 달릴 때가 아니라 뿌리 내릴 때 - 골프한국
- '역대급' KLPGA 투어, 올해 총상금 305억원…33개 대회 일정 발표
- 박인비, 긴 공백에도 세계랭킹 4위로 상승…박민지는 17위로 도약
- '세계랭킹 1위 향한' 고진영, 새해 첫 주 넬리코다와 0.07점차
- 임성재·김시우·이경훈, PGA 새해 첫 대회 '왕중왕전' 출격
- 람·모리카와·디섐보·켑카·미켈슨 등 하와이에서 화려한 샷 대결 [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