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앞 ‘고층빌딩’ 논란에…오세훈 “그늘 안 생긴다”, 국가유산청 “콘크리트 물려줄 건가”

변지희 기자 2025. 11. 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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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세운4구역 재개발 계획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가유산청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입장차를 드러냈다.

서울시는 "법적 절차에 따라 추진한 도시계획 변경"이라는 입장이지만, 국가유산청은 "종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유네스코에 직접 보고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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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세운4구역 재개발 계획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가유산청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입장차를 드러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묘 정전 하월대에서 종묘 앞 개발 관련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6일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과 사전 협의 없이 문화재 외곽 지역 개발규제를 완화한 서울시 조례 개정은 정당하다고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뉴스1

7일 국가유산청은 “대한민국은 문화에 있어서 오뚜기 같은 나라다. 여러 차례의 위기 속에서도 문화유산을 되살려냈지만, 대체불가한 가치를 지닌 종묘가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묘는 1995년 대한민국이 처음 등재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500년 넘게 제례와 제례악이 이어지는 살아 있는 유산이다”라며 “종묘 앞에 세워질 종로타워 수준 높이의 건물들은 서울 내 조선왕실 유산들이 수백년간 유지해온 역사문화경관과 종합적 가치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것이다. 놀랍게도 위험을 자초한 것은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유산을 보호해야할 책임과 의무가 무겁게 있는 서울시다”라고 했다.

국가유산청은 “이 사안은 단순히 높이의 문제가 아니다. 초고층 건물들이 종묘를 내려다보는 구조가 된다면, 우리는 세계유산 대신 콘크리트 숲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셈이다. 지금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유산청은 정부의 지원 아래 주어진 권한 하에 세계유산법 개정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해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를 지키고, 종묘가 가진 가치가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전승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국가유산청의 이같은 입장은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언에 반발해 나왔다. 오 시장은 지난 5일 ‘녹지생태도심 선도사업 서소문빌딩 재개발 착공식’에서 “세운4구역 빌딩 높이를 높이면 종묘에 그늘이 생긴다는 우려는 잘못된 시각이다”라며 “관공서나 문화유산 주변 건물의 높이를 제한해야 한다는 건 고정관념이다. 이제는 그 가치 체계에 대한 새로운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고시하며, 최고 높이를 기존 71.9m에서 141.9m로 상향 조정했다. 이 기준은 2009년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이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한 종묘 주변의 건축 높이 기준을 두 배 가까이 높인 것이다.

오 시장은 “세운상가 재정비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간 자본의 투입이 필요하다”며 “빌딩 높이를 높여주면 그만큼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을 세운상가 철거와 도심 정비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종묘 앞 폭 100m의 녹지가 남산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도심 속 녹지축을 복원하면서 종묘의 경관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유산청은 서울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권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고도 상향을 단행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서울시는 “법적 절차에 따라 추진한 도시계획 변경”이라는 입장이지만, 국가유산청은 “종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유네스코에 직접 보고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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