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위험성 큰 '전도공법' 적용 화 키워
발파업체 계약직 투입 취약화 작업
25m 구간서 균형 무너지며 붕괴
전문가들 현장 도면 불일치 가능성
절단 비율 초과·균형유지 실패 등 지적
관리 감독자 현장 상주 여부 등 조사

지난 6일 울산화력발전소에서 해체 중이던 보일러타워가 붕괴한 사고와 관련해 철골 구조를 단계적으로 약화시킨 뒤 구조물을 쓰러뜨리는 '전도공법' 과정에서 절단량과 공정 통제가 적절했는지 여부가 조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고는 취약화 작업 중 균형이 무너지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절단 계획 준수 여부와 안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화력발전소 4·5·6호기 해체공사에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구조물을 통째로 전도시키는 방식이 적용됐다. 보일러타워를 지탱하는 주요 기둥 4개 중 2개를 일정 비율로 절단해 균형을 무너뜨린 뒤 쓰러뜨리는 방식이다. 발파에 앞서 구조적 약점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과정인 이른바 '취약화 작업' 도중 구조물이 예기치 않게 붕괴했다.
사고 당일 작업자들은 5호기 보일러타워의 1m·12m·25m 지점에서 산소절단기 등을 이용해 철골을 절단했다. 1m와 12m 구간의 절단은 완료됐으나, 25m 구간 절단 도중 갑작스럽게 구조물이 무너져내렸다.
구조 전문가들은 "도면에는 절단 비율이 명시돼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확인이 필요하지만 예정된 절단량보다 깊거나 넓게 절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25m 구간 취약화 과정에서 구조 균형 유지가 실패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한 구조공학 전문가는 "전도공법은 발파 해체 시 보편적으로 사용되지만, 철골을 상부부터 분절해 내리는 절단공법보다 위험 부담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본지가 확인한 울산기력 4~6호기 해체 공사 기술시방서 또한 '전도공법은 붕괴 방향과 범위를 예측하지 못할 경우 재해 위험이 높다'며 발주자와의 사전 협의와 안전 확보를 명시하고 있다.
이번 공정에서 발파 전문업체 소속 계약직 8명이 취약화 작업에 투입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철골 절단 작업 자체는 숙련 용접공이면 수행할 수 있지만, 절단 범위와 각도를 조정하고 구조적 안정성을 검토하는 역할은 계획 해석이 가능한 관리·지시자가 수행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작업자들이 도면을 해독하지 못할 경우, 절단 깊이·속도·순서를 통제하는 관리자가 상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울산기력 4·5·6호기는 수십 년 운영 과정에서 준공도면과 실제 구조가 어긋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조사가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시방서에는 '다수의 유지보수로 설계도와 현장 구조가 불일치할 수 있어 해체 전 중량과 구조 안정성 산정 시 여유 값을 둬야 한다'고 적혀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해체계획서, 절단 기록, 감리 문서, 안전관리 지시 체계 등을 확보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특히 25m 구간 절단 작업 당시 현장 지시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한편 사고 현장에서는 매몰된 작업자를 찾기 위한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남은 철골 구조물이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여서, 구조대원들은 추가 붕괴 위험을 감수한 채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