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부금광명경 권3’ 학술적 가치 재조명

남연우 기자 2025. 11. 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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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고인쇄박물관 소장…고려시대 구결이 새겨진 목판 인쇄물
자토와 점토 기입된 유일한 자료…국어사연구 학술적 가치 높아
▲ 충북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소장 중인 '합부금광명경 권3'의 제2장. /청주시 제공

[충청타임즈] 충북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합부금광명경 권3'의 학술적 가치가 새롭게 조명됐다.

'합부금광명경 권3'은 '금광명경'이라는 불경의 8권본으로 보살이 다라니(진언)를 지니고 외우면서 모든 악귀와 번뇌의 침입을 막고 깨달음에 이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려시대 때 '자토석독구결'과 '점토석독구결'이 새겨진 목판 인쇄물로 두루마리 형태의 권축장으로 제작됐다.

구결은 한글이 창제되기 전에 한자를 한국어식으로 해석하기 위한 표기법으로 문자 옆에 우리말 조사와 어미를 기입해서 읽는 방식이다. 

한자(중국어)는 조사와 어미가 없고 우리 국어와 어순도 다르기 때문에 구결을 한문에 붙여 읽으면 한문을 해석하기가 쉽다. 
▲ 충북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소장 중인 '합부금광명경 권3'에 기입된 자토석독구결. /청주시 제공

신라와 고려시대 때 사용된 석독 구결은 기입 방식에 따라 자토석독구결과 점토석독구결로 나뉜다.  

자토는 한자에 조사나 어미를 달고 부사와 동사 등에 우리말로 읽을 수 있는 독음을 단다.  

점토는 뾰족한 도구로 종이에 점이나 선 등을 새겨 각필을 기입하는 것을 말한다.  
▲ 충북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소장 중인 '합부금광명경 권3'에 기입된 점토석독구결. /청주시 제공

특히 점토석독구결은 지난 2000년에 발견됐기 때문에 아직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도 많지 않은 상태다.

현재까지 발견된 석독구결 자료 자체도 드물지만 고인쇄박물관이 소장 중인 문헌은 유일하게 자토와 점토가 동시에 기입돼 국어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 등 학술적인 가치가 높다.

또 이 문헌은 자토를 바탕으로 점토를 해석할 수 있어 기존의 점토구결자료들의 해석이 정확하게 검증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합부금광명경 권3'은 제1장이 누락돼 제2장부터 제15장까지 14장으로 구성됐으며 한 장당 25행 17장으로 이뤄졌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이번 연구서에서 전체 원문을 4행씩 잘라서 4행에 기록된 구결에 대한 연구내용을 수록했다.

이번 연구는 김성주 동국대학교 교수와 장경준 고려대학교 교수, 구결학회 소속 전문가들이 수행했다.

고인쇄박물관은 연구를 토대로 연구서를 발간해 전국 주요기관 400여곳에 배포할 예정이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이번에 전문가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자료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진행했다"며 "구결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할 학자들이 연구 자료로 활용하고 해당 문헌에 대한 가치도 널리 알리기 위해 연구서를 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연우기자 nyw109@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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