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땅 파며 구조 “매몰자 저체온증 우려… 골든타임 7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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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이 보입니다." "여기도 보입니다."
7일 오전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매몰 사고 현장.
전날 오후 2시 2분쯤 이곳에서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던 60m 높이 5호 보일러 타워가 쓰러져, 현장 인력 9명이 부상을 입거나 매몰됐다.
소방당국은 전날부터 구조 작업에 앞서 혹시 모를 추가 붕괴에 대비해 와이어 등으로 4·6호기 보일러타워를 고정하는 '안정화 작업'을 실시하려 했으나, 안전상 이유로 작업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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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붕괴 우려에 구조작업 더뎌
붕괴 건물 옆 타워2채도 철거중
바닷바람 탓 체감온도 더 떨어져
“실종자의 심리적 공포도 큰 문제”

울산 = 이현웅·김혜웅·노민수 기자
“여기 사람이 보입니다.” “여기도 보입니다.”
7일 오전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매몰 사고 현장. 7시 34분과 8시 44분, 8시 52분 다급한 외침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잔해 아래 깔렸던 매몰자 3명이 발견된 것이다. 바닷바람 탓에 뚝 떨어진 기온 속에도 밤샘 구조작업을 벌인 구조 인력들이 일시에 몰려들어 구조자를 이송했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도 헛되이, 철골 잔해 사이에서 구조한 A(61) 씨와 전모(49) 씨는 사망 판정을 받았다. 매몰된 채로 발견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명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오후 2시 2분쯤 이곳에서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던 60m 높이 5호 보일러 타워가 쓰러져, 현장 인력 9명이 부상을 입거나 매몰됐다. 이 가운데 2명은 부상을 입었지만 매몰은 면해,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매몰자 7명을 구조하기 위한 사투가 밤새 이어졌다. 그러나 사고 후 약 20시간이 지난 7일 오전 11시 기준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참사’로 확인되고 있다. 이날 오전 4시 53분 매몰 상태로 발견된 김모(44) 씨가 가장 먼저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인근에 매몰된 1명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너진 5호 보일러 타워 양옆으로 철거 작업이 상당 부분 진행됐지만, 아직 2명의 매몰 위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5호 타워 양옆으로 불과 20~30m 거리엔 4호, 6호가 위태롭게 서 있다. 특히 4호기는 이미 발파 전 취약화 작업(건물 철거가 용이하도록 사전에 해체 공사 하는 작업)을 마친 상태다. 전날 사고 당시 작업자들을 보일러 타워에 크레인으로 올려준 작업자 B 씨는 “보일러 타워 5호기에 작업자들을 올려준 뒤 바로 옆에 위치한 4호기에 작업자들을 올려주려고 돌아서는 순간 5호기가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추가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구조대원들은 일일이 손으로 자갈로 뒤덮인 땅을 파고 절단기로 철제 장애물을 제거하면서 작업하고 있다. 수색작업엔 탐지견, 열화상 장비, 내시경 등 장비들이 총동원됐다.
소방당국은 전날부터 구조 작업에 앞서 혹시 모를 추가 붕괴에 대비해 와이어 등으로 4·6호기 보일러타워를 고정하는 ‘안정화 작업’을 실시하려 했으나, 안전상 이유로 작업을 중단했다. 안정화 작업 중 타워가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크레인 등 중장비를 활용해 붕괴된 철제물을 들어내는 방안은 일단 실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매몰자와 구조대원 모두 악조건 속에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사고 발생 당시 약 20.1도였던 현장 기온은 밤사이 10도 안팎으로 떨어졌다. 10도 이하 기온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울산 앞바다와 맞닿은 사고 현장은 바닷바람 때문에 체감온도가 더 낮다.
전문가들은 골든타임 안에 매몰된 실종자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응급구조학계에선 구조 골든타임을 72시간으로 보고 있다. 이영주 경일대 교수는 “일교차가 큰 상황에서 밤낮으로 온도가 많이 바뀌면 신체의 피로도도 높고 체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버티는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고 했다. 문현철 한국재난관리협회 부회장(호남대 교수)은 “문제는 실종자들의 심리적 공포감”이라며 “실종자의 위치 파악을 최대한 서둘러서 소통을 하는 방식으로 구조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웅·김혜웅·노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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