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휘청인 美증시 ‘버블 헤지’ 고민…기관투자자, 종목 솎아내기 나섰다

신주희 2025. 11. 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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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 “버블 초입, 대비책 고민 중”
4~5일 조정 국면, 조선·방산주 차익실현
삼성전자·이차전지 팔고 하이닉스 사들여

주식 비중을 높였던 연기금 등 국내 기관 투자자 사이에서도 과열 장세에 헤지 고민이 깊어졌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들면서 변동성 장세가 확산된 영향이다.

조정 국면 조짐에 기관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그간 오른 방산·조선주를 차익실현하고 반도체주는 종목 솎아내기에 나선 모습이다.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기관 투자자들 하방 위험으로부터 보호 방법(프로텍션)과 헤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한 기관 투자자는 “현재 수준은 위험한 버블은 아니지만 버블의 초입으로서 대비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증시의 경우 2년 연속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왔기 때문에 장기 투자 관점에서 더더욱 버블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3년 연속 20%대 상승하는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만큼 과열장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23년 S&P500지수는 24.2%, 2024년에는 23.3% 성장률 보였다. 미국 증시가 3년 연속 20%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1990년대 ‘닷컴 버블’ 시기가 유일하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S&P500지수는 1995~1998년 4년 연속으로 20% 이상 올랐다. 1999년에도 19.5% 올라 5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과거 데이터를 고려하면 올해 인공지능(AI)발 상승장 국면이 닷컴 버블 시기와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가 연초 대비 66% 이상 급등하며 ‘코스피 4000 시대’를 열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기관투자자들은 고점 부담이 커진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초 2399.49포인트에서 전날 4004.42포인트까지 상승해 66.8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코스피 5000포인트까지의 추가 상승 여력을 언급하지만 단기간 급등한 만큼 조정 국면은 피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9~10월 두 달 동안 29% 폭등하며 역대급 상승장을 연출했다”며 “2000년 이후 이 같은 단기간 급등 국면은 9·11 테러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코로나 백신 개발 소식 직후 등 세 차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 반도체 3분기 실적 호조 기대, 정부 정책 모멘텀 등이 맞물리며 급등세를 이끌었다”며 “단순 수치로만 보면 과열 신호가 감지되는 구간으로 이번 주 나타난 증시 조정은 자연스러운 숨 고르기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관들은 최근 시작된 조정 구간에서 조선·방산 등 올해 급등한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나섰다. 또 종목별 ‘옥석 가리기’를 본격화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실적 기반의 종목 중심으로 매수세가 옮겨가고 있다.

4~5일 이틀간 기관은 삼성전자(-1884억원), 삼성SDI(-926억원), LG CNS(-1097억원) 등을 순매도했다. AI 및 반도체주가 10월 들어 급등하며 손실을 만회한 만큼 일부 종목에서 이익 실현이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방산주에서도 매도세가 이어졌다. 두산에너빌리티(-697억원), 효성중공업(-589억원) 등 원전 관련주를 비롯해 방산·조선 섹터 종목들이 매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2023년부터 이어진 ‘이차전지 캐즘’으로 부진했던 이차전지주도 최근 주가를 회복하자 기관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4162억원 순매수로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같은 반도체 업종 내에서도 삼성전자 비중을 줄이고 SK하이닉스로 갈아타는 기관의 수급 변화가 두드러졌다. 이와 함께 기관들은 경기 방어 성격이 강한 금융지주 종목을 사들이며 포트폴리오 안정화에 나섰다. KB금융(787억원), 메리츠금융지주(377억원), 우리금융지주(259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통상적 11~12월은 금융지주사들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 정책이 본격화되는 시기라는 점에서 기관의 금융주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설명이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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