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태양은 어디로?… 1조2천억 핵융합 연구시설 ‘입지전’
전남 나주·전북 새만금 등 7곳 경쟁
단단한 지반·에너지 생태계 ‘나주’
15년 준비한 전북 “이번엔 새만금”

‘인공태양’은 수소 원자핵을 고온·고압 상태로 융합시켜 막대한 에너지를 얻는 핵융합 기술을 말한다. 수소 1g으로 석유 8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기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2027년 착공해 2036년 완공을 목표로, 3500억원 규모의 핵심 기술 개발과 8500억원 규모의 연구 인프라 구축이 병행된다. 완공 시 약 300여 개 기업 유치와 1만 개 일자리 창출, 10조 원 이상의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공모에는 전남 나주, 경북 포항·경주, 울산, 경남 창원(추정), 대전 유성구, 전북 군산 등 7개 지자체가 참여했다. 부지 제공 규모는 약 50만㎡로, 대부분 지자체가 무상 제공을 조건으로 내세우며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과기부는 기본 요건(40점), 입지 조건(50점), 정책 부합성(10점) 등 3개 항목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특히 입지 조건의 비중이 가장 높고, 지질 안정성·교통 접근성·주민 수용성 등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최근 20년간의 지진 발생 기록, 단층 거리, 홍수·산사태 위험도 과학적으로 검증 대상이다.
전남도는 국내 유일의 에너지 집적도시 나주를 앞세워 유치전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후보지인 나주 왕곡면 에너지국가산단은 단단한 화강암 지반 위에 조성됐다. 최근 20년간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보고되지 않은 만큼 부지가 안정적이다.
또한 인근에는 한전 본사와 한국에너지공대(켄텍), 광주과학기술원(GIST), 670여 개 에너지 기업이 집적해 연구·산업·인재 양성의 삼박자를 갖췄다. 전남도는 “인공태양 연구시설이 나주에 들어서면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과 연계돼 명실상부한 ‘에너지 수도’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는 김영록 지사를 중심으로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범도민 서명운동과 ‘레이 챌린지’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과기부 공모 일정에 맞춰 실무TF를 가동하고 정부·연구기관과 협의도 이어가고 있다.

새만금은 도로·항만·공항이 연결된 국가 교통 허브로, RE100(재생에너지 100%) 기반의 청정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다. 전북도는 이재명 대통령의 “새만금을 첨단산업 테스트베드로 만들겠다”는 발언을 근거로, “핵융합 연구시설이 입지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관영 지사는 “새만금은 단순한 지역 산업단지를 넘어 국가 에너지 전환의 거점이 될 수 있다”며 “국가균형발전과 미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새만금이 최적지”라고 말했다.
과기부는 오는 13일 유치계획서 접수를 시작으로 14~20일 실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21일 우선 협상대상지를 선정한 뒤 이달 말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인공태양 연구시설 입지 결정은 단순한 연구기관 유치를 넘어, 차세대 에너지 주권과 국가 균형발전의 향방을 가를 ‘미래 산업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핵융합 연구계 한 관계자는 “이번 부지 선정은 대한민국이 에너지 기술 자립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산업 생태계, 인재, 기반시설을 모두 갖춘 지역이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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