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만큼 흑역사인가… 텍사스 팬들 미치고 펄쩍 뛸 노릇, 1할대 쳤는데 연봉 268억 줘야 한다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텍사스는 2025년 시즌을 앞두고 매년 그렇듯이 공격력 강화를 위해 시장을 뒤졌다. 좌타자로 펀치력을 가지고 있고, 장기 계약을 할 만한 선수는 아닌 작 피더슨(33·텍사스)은 팀 상황과 딱 어울리는 타자였을지 모른다. 2년 총액 370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고작 2년 계약이지만 세부 내용은 조금 복잡했다. 피더슨은 2025년 시즌이 끝난 뒤 다시 시장에 나갈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자신이 기대했던 장기 계약을 얻을 수 없는 시장 분위기가 되자 FA 재수까지도 생각한 것이다. 피더슨을 영입하고 싶었던 텍사스는 2026년 1850만 달러(약 268억 원)의 선수 옵션을 허락했다. 1년 1850만 달러의 계약도 그렇게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라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구단 옵션이 아닌, 선수 옵션이었던 이 조항은 결과적으로 텍사스에 큰 재앙이 됐다. 6일(한국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피더슨은 2026년 1850만 달러의 선수 옵션을 실행했다. 시장에 나가봐야 이 정도 대우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만큼 피더슨의 2025년 성적이 좋지 않았다.
피더슨은 2025년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경력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시즌 96경기에서 타율이 0.181에 그쳤다. 물론 경력 내내 타율이 좋은 선수는 아니었지만 100경기 이상 뛴 시즌에서 타율이 2할도 안 된 시즌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기에 장점이었던 장타력까지 뚝 떨어졌다. 피더슨은 96경기에서 홈런 9개에 그쳤다. 장타율은 0.328, 장타율과 출루율의 합인 OPS는 0.614로 이 기간 리그 평균보다 19%나 떨어졌다.

수비적인 가치가 크지 않은, 사실상 지명타자인 선수가 이런 공격 성적을 냈으니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불운도 있었다. 5월에는 공을 맞아 손가락이 부러졌다. 복귀 후에도 큰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며 연속 타석 무안타 행진이 이어졌다. 8월 들어 소폭 반등하기는 했지만 유의미한 점프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텍사스 팬들은 ‘혹시나’ 피더슨이 더 좋은 계약을 위해 모험을 걸어보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런 ‘기적’은 없었다. 피더슨은 예상대로 팀에 남았다. 이제 텍사스는 어쩔 수 없이 그에게 내년 연봉 185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연봉과 팀 사정을 고려했을 때 텍사스는 어떻게든 피더슨을 살려 써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너무 부진해 트레이드로 쉽지 않다. 2할도 못 친 1850만 달러 타자를 받으려는 팀이 있을 리 만무하다.
피더슨은 2024년에는 애리조나 소속으로 시즌 132경기에서 타율 0.275, 출루율 0.393, 23홈런, OPS 0.908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직 30대 초·중반이라 당시 성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은 있다. 좌·우 스플릿이 뚜렷한 선수인 만큼 우완 상대 지명타자로 활용될 전망이다. 하지만 만약 올해와 같은 부진이 이어진다면, 텍사스로서는 구단 역사상 최악의 FA 영입 중 하나로 남을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이번 피더슨의 결정에 대해 “이번 선택은 올겨울 가장 쉬운 결정 중 하나였다. 피더슨의 알링턴(텍사스 연고지) 첫 시즌은 형편없었다”면서 “이런 성적을 감안하면 피더슨은 FA 시장에서 1850만 달러에 가까운 연봉을 받을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따라서 그는 잔류를 택해 반등을 노리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었다. 레인저스로서는 그를 주전 지명타자로 다시 기용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텍사스는 전체적으로 라인업 일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거금을 주고 영입한 코리 시거나 마커스 시미언이 구단의 기대 이하 성적을 내고 있다. 이들은 연봉의 몸집이 커 트레이드 또한 쉽지 않은 양상이다. 피더슨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피더슨이나 마커스 시미언의 계약은 이미 ‘마이너스 가치(underwater)’ 상태라 트레이드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텍사스가 꽉 막힌 라인업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흥미롭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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