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도 ‘짱x 고홈’…“한국 사회는 폭발 직전” [창 플러스]

김지선 2025. 11. 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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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주요 이유로 꼽았던 '중국 배후 부정 선거론'은 아직도 한국 사회를 떠돌고 있다. 근거 없는 음모론을 믿는 이들은 명동, 대림동 등을 돌며 '짱 X, 북괴' '차이나 아웃'을 외친다. 이들이 흩뿌린 혐오는 공기처럼 퍼져 이제 아이들도 '짱X 고홈'을 따라 부른다. 이주민, 중국 동포들은 더 움츠러들고 있다. 우리 사회 혐오·차별의 칼끝은 중국인만을 향하고 있을까?

[시사기획 창 '이상해, 싫어, 사라져' 중에서]

<녹취> (9.14 수원 인계동)
화교 혜택 폐지하라
윤 대통령 석방하라,

<녹취> (9.25 서울 대림동)
부정선거 원천무효.
사기대선 원천무효

중국인 혐오 발언을 하며
'윤석열 석방'을 요구하던 시위대가
이번엔 대림동을 습격했다.

중국 동포들도 많이 사는 곳이다.

<녹취>
부정선거 이재명 끌어내릴 때까지
이 노래를 멈추지 맙시다.

시위를 유튜브로 생중계하면서
언론엔 강한 적대심을 드러냈다.

<녹취>
(선생님. 저희 KBS에서 나왔는데요)
KBS래. 이런 *, **방송이지.
(저희 취재 나왔는데요. )
야, KBS ** 아니야, 됐어.

시위대 일부는
산책 나온 주민을 향해서도
혐오 발언을 쏟아낸다.

<녹취>‘혐중 집회’ 참가자/ (음성변조)
때려, 때려. 때려. 119에 신고해 줄게. 112에 신고해 줄게.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공산국가 지지하시는 분이 때렸어. 봐봐. 어떻게 되나 봐. (가라고)

<녹취>
저희 시위 취재하는 KBS 기자인데요. 저분이 시비를 건 건가요?

<녹취> 구로동 주민(음성변조)/
네, 가다가 말고. 시끄럽다고 얘기했더니 저렇게 덤비면서 나한테 북한으로 가라 그랬어요.

<녹취>‘혐중 집회’ 참가자/ (음성변조)
아줌마, 아줌마 국적 어디신데요. (이거 봐. 이거 봐. 이게 말이 되냐고. 나 이 동네 시민이라고) 민증 까시라고요. 민증 까시라고요, 그러니까. (내가 당신보다 나이도 많아!)

<녹취>
공산국가는 북송해 *!

<녹취> 구로동 주민(음성변조)/
(저분이 지나가다가 괜히 시비를 거신 거예요?) 네. 산책 나와서 얘기하고 인사하고 있었는데 가다 말고 시끄럽다고 하니까. 시끄럽잖아요, 팩트는. 그런데 괜히 시비를 걸고 여자라고 무시하고 덤비는 거예요.

(그런 다음에 국적이 뭐냐고 물어보고요?) 네.

이들이 흩뿌린 혐오는 공기처럼 떠돌며
아이들 일상까지 파고들었다.

<녹취>
중국인이나 중국 동포에 대한 혐오 표현을 증오범죄까지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차별과 혐오의 말들이 스멀스멀 세상에 퍼질 것 같아 걱정스럽습니다.

<녹취> 이도연/ 구로동 주민
‘짱* 고홈’ 막 이런 거 얘기하면서 아이들끼리 그렇게 막 놀리고 학교에서도 막 그렇게 다니는데 좀 그런 거는 진짜 아닌 모습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는 한국인인데 저희 아이 같은 경우는 또 중국 애하고 같이 잘 지내거든요. 그런 모습 보면 전혀 문제가 없는데 괜히 극우 단체가 와서 이상한 혐오 조장을 하는 것 같아요.

<녹취>
학원 늦게 가면 안돼? 엄마가 학원에 얘기하면 되잖아.

<녹취> 김명옥/ 중국 동포
얼마 전에 작은애가 이제 노트를 갖고 왔거든요. 거기 선생님이 이제 약간 뭐, 뭐, 뭐 숙제를 해야 하고 필기도 해야 되고 쓰는데 마지막 사항에 이게 적혔어요. 대림동 역 근처는 가지 말 것. 이게 딱 보이는 거예요, 그 구절이. 그때 굉장히 마음이 안 좋았어요. 진짜 애들은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엄마, 왜 대림역 근처는 가면 안 돼? 이렇게 물어볼 때 이게 어른에 관한 얘기를 애들한테 얘기를 해 봤자 모를 거고 설명하기가 되게 어렵더라고요. 이런 부분이 정말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반중, 혐중 시위에
대통령이 직접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녹취> 이재명 대통령 (9.9)
(지금까지 표현의 자유 영역이라고 해서) 이게 무슨 표현의 자유야 그게 이게 깽판이지.

<녹취>
짱* 북괴 짱* 북괴 짱* 빨갱이는 대한민국에서 빨리 꺼져라

<녹취> 이재명 대통령/(10.2)
정말 문화적이지 못한, 정말 저질적인, 그런 국격을 훼손하는 그런 행위들을 결코 방치하거나 또 해서도 안 되겠습니다.

우리 사회 혐오와 차별의 칼끝은
중국인만을 향하고 있을까.

대구에서 열린 퀴어 축제.

성소수자들이
자신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지지와 연대를 확인하는 축제다.

<녹취>
이호림/성소수자·무지개행동 공동대표
사회적 낙인이나 차별을 뚫고 온전하게 나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결심을 한 어떤 용기들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고 다양성이나 공존의 가치들을 지지하는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하는 날인데요.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들도 힘을 보탰다.

<녹취> 오은지/ 성소수자 부모
우리 주변에 성소수자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은 말하지 않아서 그렇지 많잖아요. 그런 분들이 성소수자가 우리 곁에 같이 살고 있구나 이런 걸 좀 많이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왔어요.

이 흥겨운 축제 행렬에
찬물을 끼얹는 이들이 등장했다.

<녹취>
하지 마세요!! 하지 말라고요!

동성애에 대한
혐오 표현이 담긴 피켓 시위다.

<녹취>
(저희 KBS에서 취재 나왔는데요. 여기 나와서 피켓 들고 계신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침묵시위 중이라...
(교회에서 오신 건가요?)
시민단체입니다.
(어디 시민단체인가요?)
말할 수 없습니다.

이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녹취> 주여! 주여!

<이펙트>
간절히 기도하오니

<녹취>
사랑하니까 반대한다. 사랑하니까 반대한다.
동성애에서 돌아오라. 동성애에서 돌아오라. 돌아오라!

퀴어 축제 장소에서 10분 거리.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들이
축제 반대 집회를 열고 있었다.

<녹취>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시오니 하나님의 모양대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습니다.

<녹취>
여자 치마 입고 화장하고 파마하고요. 제가 목욕탕에 이렇게 들어갔습니다.
어떻게 될까요? 여자분들 말씀해 보세요. 난리가 나겠죠?

이들은 동성애가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파괴하는
죄악이라며 반대했다.

<녹취> 한명희/
하나님 말씀으로 우리는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나오게 됐습니다.

<녹취> 권종식/
병원에서도 치료도 받고 이제 좋은 프로그램, 교육 프로그램이 있을 거 아닙니까? 그런 데서 교육도 좀 받고. 그렇게 해서 그들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돌아오도록 그렇게 해야 되겠죠.

이 말은 성소수자들에게 어떻게 들릴까.

<녹취>
이호림/성소수자·무지개행동 공동대표
성소수자는 이상한 사람들이고 그 이상함은 뭔가 성적인 더러움과 연관이 되어 있고 혹은 그것이 정신질환이고 죄고 이런 편견들 그리고 그런 사회적인 낙인들을 반영하는 이야기들이죠.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뜻은 나는 어린이에게 반대한다. 뭐 노인에게 반대한다랑 동일한 말인 거거든요. 그냥 이미 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반대한다고 없앨 수 없는 그냥 다른 사람을 다른 존재를 그냥 반대한다는 뜻이니까요.

<녹취>김지혜/ 『선량한 차별주의자』 저자·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
특정한 종교적인 관점에서 내가 믿는 종교가 유일한 진리이고 그 기준에서 어떤 사람들은 단죄되어야 한다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사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매우 위험한 생각이죠.

<녹취>조용화/ 전북노동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남자로 살 수 있으면 편하게 남자로 살았을 거예요. 그게 안 되니까 그렇게 한 거고./ 더 이상 참을 수가 없게 돼서 고민하기 시작한 게 22년도 8월이었고.
저는 전북노동정책연구원에서 일하고 있는 조용화라고 하고요. 이곳 전주에서 오픈리 트랜스젠더로 살아가면서 사람들하고 만나고. 이 공간에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 정체성을 확인하고 여성으로 살겠다는 결심을 가족과 지인에게 밝히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녹취>조용화/전북노동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지난한 과정이었죠. 동생은 되게 잘 받아들여줬지만 어쨌든 엄마하고는 꽤나 오랫동안 이렇게, 저렇게 서로 왔다 갔다 해야 되는 시간들이 있었고. 그거는 각오하면서 시작했던 것 같아요.

혐오와 차별은
일상 곳곳을 헤집었다.

<녹취>조용화/전북노동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길에서 그냥 걸어가다가 그냥 대놓고 물어봐요. 남자예요? 여자예요? 서서. 엘리베이터 서 있으면 위아래로 계속 훑어보다가 남자인가? 여자인가? 알 수가 없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요.

정신질환에 대한 혐오로 연결되는 경우들도 많고요. 젠신병자라는 용어가 있는데 트랜스젠더하고 정신병자의 합성어예요. 너네 그냥 머릿속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니야?/ 당연한 규범들. 정상성에서 벗어나는 것들과 연결되는 혐오 표현들을 많이 접해요.

(SNS 혐오 표현은) 순화한 표현들로 괴물이나 오염물, 쓰레씨기. 암덩어리나. 왜 정상에서 벗어나려고 해? 벗어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말들이 침묵하게 만들고. 그 침묵하는 사람들이 결국에 혼자 죽게 만들어요.

‘혐오’의 사전적 의미는
싫어하고 미워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혐오 표현’에서 혐오는
이런 일상적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여성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공격을 말한다.

<녹취> 홍성수/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혐오 표현이란 건 기본적으로 좀 권력의, 사회적 권력의 문제라고 할 수 있거든요./공격 대상 자체가 어떤 기존에 차별을 받고 있던 집단에 대한 공격, 또 그 편견을 부추기는 거를 우리가 혐오 표현이라고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예를 들면 장애인을 혐오해도 혐오고요. 장애가 없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혐오해도 혐오 표현이라고는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장애인의 위치는 혐오 표현의 해악과 비장애인을 장애가 없다는 이유로 공격했을 때 해악, 이것을 뭐 동렬 선상에 놓고 이야기한다는 건 어불성설이 되는 거죠.

<녹취>김지혜/『선량한 차별주의자』 저자 ·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
혐오는 배제의 언어이고요. 민주주의는 포용의 언어라고 저는 생각해요.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내가 오해하는 상황은 언제든지 잠재적으로 있을 수 있는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상황을 다룰 수 있는 능력, 역량이라는 거죠. 어떻게 우리가 그런 식의 혐오의 언어를 보고 이것은 배제의 언어다라는 거를 캐치를 할 것인가. 그리고 대신에 그 방향이 아니라 포용의 방식. 내가 불편하기는 하지만 어떻게 같이 어울려 살 수 있을까.

소수자 집단에 대한
혐오, 차별을 방치하면
물리적인 폭력으로까지 이어진다.

<녹취>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편견을 말이나 글로 드러내게 되면 혐오 표현이 되는 거고, 실제로 뭐 고용이나 교육 영역에서 불이익을 주면 이제 차별이 되는 거고, 똑같은 이유에서 뭐 폭력을 행사한다거나 하면 이제 혐오 범죄가 되는 거고, 더 나아가서 저 집단을 아예 말살해야겠다, 이렇게 되면 이제 제노사이드 같은 형태로 이제 나타나게 되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 사회는 일종의 좀 폭발하기 직전의 상태다...

취재기자: 김지선
촬영기자: 임현식
영상편집: 성동혁
자료조사: 여의주
조연출: 최명호
방송일시: 2025년 11월 4일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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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기자 (3rdl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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