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농산물] 아삭하고 매혹적인 ‘사과’ | 전원생활

김민선 기자 2025. 11.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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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좋고 영양도 뛰어난 팔방미인 과일

이 기사는 전원의 꿈 일구는 생활정보지 월간 ‘전원생활’ 11월호 기사입니다.

사과는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동글동글한 모양에 반들반들 윤이 나는 껍질, 진하게 물든 색감이 먼저 눈길을 끈다. 새콤달콤한 맛과 아삭한 식감은 그에 못지않게 매력적이다. 면역력 향상과 장 건강 활성화 등 건강에 좋은 효능도 듬뿍 품은 과일, 사과를 샅샅이 들여다보자.
청명한 가을, 사과 과수원에 가본 적이 있는가.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수많은 사과가 햇빛을 받으며 반짝이는 모습은 마치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케 한다. 진하고 매혹적인 빛깔은 보기만 해도 탐스럽다. 한 입 베어 물면 ‘아삭’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풍부한 과즙이 터지고, 새콤달콤한 맛이 밀려온다. 동화 ‘백설공주’에서 마녀가 건넨 사과의 유혹을 백설공주가 뿌리치지 못한 것도 왠지 이해가 간다.
우리나라 재배는 ‘능금’에서 시작
사과는 단순한 과일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구약성서 <창세기>에서는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하와가 뱀의 유혹에 넘어가 선과 악을 알려주는 열매 ‘선악과’를 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 정확히 명시되진 않았지만, 선악과는 대개 사과로 전해진다. 고대 그리스신화 중 ‘파리스의 심판’에서 헤라·아테나·아프로디테 세 여신이 가장 아름다운 자에게 주어지는 황금 사과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이야기는 유명하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영국 물리학자 뉴턴은 중력의 법칙을 깨닫고, 프랑스 화가 폴 세잔은 “사과 하나로 파리를 놀라게 하겠다”며 끊임없이 사과 그림을 그렸다. 이처럼 사과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 곳곳에 등장하며 그 존재를 뽐내왔다.

사과는 유럽·아시아·북아메리카 등 전 세계에 분포돼 있다. 그 역사가 무려 4000년을 넘어선다. 야생 사과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 코카서스 지방으로 알려져 있다. 전해지기로는 우리나라의 사과 재배는 재래종 ‘능금’에서부터 시작된다. 12세기 초에 쓰인 <계림유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능금의 어원은 ‘임금(林檎)’이며, 숲에서 열매가 붉게 익으면 새들이 날아와 쪼아 먹은 데서 이름 지어졌다. 임금(王)과 발음이 같아 상서로운 과실로 여겨졌다고 한다. 단, 이 능금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능금’과 다른 품종으로 크기가 더 작았다.

우리에게 익숙한 개량된 사과를 키우기 시작한 건 한참 뒤의 일이다. 18세기 초에는 조선 숙종 때 홍만선이 쓴 <산림경제>에 사과 재배법이 실릴 정도로 대중적인 과일로 자리 잡았다. 1880년대에 선교사들이 서양의 사과나무를 들여와 심었고, 그 이후 윤병수가 묘목으로 들여와 과수원을 조성하면서 상업적인 재배가 시작됐다.

1970년대에는 ‘후지’ 등 외국 품종이 주로 재배됐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국산 품종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1988년 국내 최초의 사과 품종 ‘홍로’를 시작으로 ‘감홍’ ‘아리수’ 등 다양한 품종이 개발됐다. 사과 품종은 수확시기에 따라 조생종(8월), 중생종(9~10월), 만생종(10월 하순 이후)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 사과 생산량은 경북 청송·안동, 경남 거창 등 경북권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와 재배면적 감소로 재배지가 강원·충북 등으로 점차 북상하고 있다.

꾸준히 먹으면 의사도 필요 없다
사과는 장미과 사과나무속에 속하는 낙엽과수다. 이 과일은 영양학적 가치가 뛰어나기로 유명한데, 비타민 C와 펙틴·칼륨 등 다양한 성분이 고루 들어 있다. 먼저 사과의 풍부한 수분과 식이섬유·펙틴은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든다. 식이섬유는 혈당과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낮추는 데에도 기여한다.

<미국임상영양학저널>에는 ‘하루에 사과 두 개를 먹으면 콜레스테롤과 트라이글리세라이드 수치를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실리기도 했다. 또, 사과는 생과 100g당 열량이 52㎉에 불과해 적당히 먹으면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 사과산은 체내에서 대사 과정을 거치면서 알칼리성으로 작용해 피로 해소를 돕고, 위액 분비를 자극해 소화 기능을 활성화한다. 단, 위장이 약한 사람은 빈속에 먹으면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다.

사과농가 전경. 나무에 알알이 달려 있는 사과가 탐스럽게 보인다.

사과의 효능은 이뿐만이 아니다. 주요 성분인 비타민 C는 혈액순환을 촉진해 혈색을 개선하고, 발암물질 생성을 방지해 항암 효과를 낸다. 함유된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촉진하며 혈압을 조절하고 뇌졸중 위험성을 낮춰준다. 실제로 미국뇌졸중학회에 의하면 사과를 자주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 발병률이 52% 낮았다고.

이런 영양 만점 사과에는 재미있는 속설이 여럿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게 ‘아침에 먹는 사과는 금사과, 저녁에 먹는 사과는 독 사과’라는 말이다. 이는 다소 과장된 표현이다. 실제로 오전에 먹는 사과는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 포도당을 공급해 원활한 두뇌 활동을 돕지만, 그렇다고 저녁에 먹는 사과가 몸에 해로운 건 아니다. 그러니 개인의 소화 상태에 맞춰 먹는 게 적절하다. 다만 사과를 먹고 난 뒤에는 물로 입을 헹구고, 30분 후에 양치하는 게 좋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치과 연구소에 따르면 사과의 산 성분과 당분이 치아를 손상시킬 수 있단다.

껍질 색 고르고 묵직한 게 품질 좋아
사과는 사시사철 만날 수 있는 과일이다. 품종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사과는 가을이 제철이다. 그러니 시장에 가서 탐스러운 사과를 한 아름 담아오도록 하자. 대체로 품질 좋은 사과는 껍질 색깔과 모양이 전체적으로 고르며, 손으로 들었을 때 묵직한 감이 있다. 꼭지는 달려 있는 게 좋다. 가볍게 두드렸을 때 맑고 경쾌한 소리가 난다면 아삭한 식감을 기대할 만하다. 품종 고유의 특성과 향이 사과에 배어 있다면 신선한 것일 확률이 높다.
경북 안동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김정수 씨가 바구니를 들고 사과를 수확하고 있다. 수확 시에는 가지에 매달린 사과의 꼭지를 2~3㎝ 남겨두고 딴다.

구매한 사과는 깨끗한 물에 씻어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준다. 껍질째 먹고 싶다면 5분 정도 물에 담가두었다 흐르는 물에 헹구면 된다. 껍질을 벗긴 채 오래 두면 과육이 갈색으로 바뀌니 가능하면 바로 먹도록 하자. 깨끗이 씻은 사과의 활용법은 가지각색이다. 생과도 좋지만, 샐러드나 파스타에 넣어 풍미를 더하거나 잼·식초로 만들어 오래 두고 먹어도 사과 특유의 풍미가 살아 있다. 최근에는 땅콩버터와 함께 먹는 레시피가 혈당조절과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며 인기를 끌고 있다.

보관 시에는 다른 과일이나 채소와 따로 두는 게 좋다. 사과에서 에틸렌 가스가 다량 분출되며 다른 과일을 부패시킬 수 있다. 오래 보관할 때는 신문지나 종이 타월로 감싼 뒤,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이나 냉장고에 넣어둬야 한다. 깎은 사과는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면 신선함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사과 베이글>
준비하기(1인분)

사과 1개, 크림치즈 2큰술, 땅콩버터 1큰술, 시나몬파우더 약간, 꿀·레몬즙 1작은술씩

만들기

1 사과는 물에 깨끗이 씻어 반으로 자르고 씨 부분을 도려낸다.

2 유리 볼에 크림치즈·시나몬파우더·꿀·레몬즙을 넣어 섞은 다음, 땅콩버터를 넣고 가볍게 저어 너무 질거나 되지 않은 부드러운 질감의 크림을 만든다.

3 ①의 자른 사과 단면에 ②를 두껍게 바르고, 나머지 사과 반쪽을 위에 덮어준다.

4 냉장고에 ③을 10분 정도 넣어두고 크림이 살짝 굳으면 완성이다.

사과 베이글
<사과 프로슈토 말이>
준비하기(1인분)

사과 ½개, 프로슈토 6장, 루콜라 12줄기, 마요네즈·레몬즙 1큰술씩, 알룰로스 ½큰술, 올리브오일 1작은술, 후추 약간

만들기

1 사과를 물로 깨끗이 씻은 후 씨를 제거하고 0.5㎝ 두께로 썬다.

2 루콜라는 흐르는 물에 헹군 뒤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다.

3 유리 볼에 마요네즈·레몬즙·알룰로스·올리브오일을 섞어 레몬소스를 만든다.

4 프로슈토는 길게 반으로 자르고, ①에 ②를 얹어 프로슈토로 감싼 뒤, ③과 후추를 곁들여 완성한다.

*프로슈토는 이탈리아의 북쪽 파르마 지방에서 생산되는 햄으로, 양념과 소금 처리를 한 뒤 공기 중에서 숙성해 만든다.

사과 프로슈토 말이
<사과 타르트>
준비하기(2인분)

사과 1개, 피칸 분태 80g, 박력분 150g, 버터 160g (반죽용 80g, 아몬드 크림용 80g), 물 40g, 설탕 20g, 소금 1g, 아몬드 가루 80g, 슈거파우더80g, 달걀 2개

만들기

1 사과를 물로 깨끗이 씻은 후 씨를 제거하고, 0.5㎝ 두께로 얇게 썬다. 반죽용 버터 80g은 깍둑썰기한다.

2 유리 볼에 박력분·설탕·소금과 ①의 자른 버터를 넣은 후 스크래퍼로 버터를 잘게 썬 다음, 물을 넣고 반죽을 뭉쳐 냉장고에 30분간 휴지한다.

3 아몬드 크림용 버터 80g을 유리 볼에 넣어 부드럽게 푼 뒤, 슈거파우더를 넣고 달걀을 3번 나눠 섞는다.

4 ③에 아몬드 가루를 고루 섞은 다음, 짤주머니에 담아 냉장고에서 30분간 휴지한다.

5 ②를 밀대로 두께 0.3㎝로 민 뒤, 파이 틀에 깔아 모양을 잡는다.

6 ⑤에 ④를 평평하게 바르고, ①의 사과와 피칸 분태를 얹고 180℃로 예열된 오븐에 30분 구워 완성한다.

사과 타르트
<사과 안심 스테이크>
준비하기(1인분)

사과 1과 ½개, 돼지고기 안심 200g, 홀그레인 머스터드 1큰술, 버터 3큰술, 올리브오일 1큰술, 레드와인·꿀 2큰술씩, 발사믹식초 1큰술, 소금·후추 1작은술씩, 루콜라 30g

만들기

1 돼지고기 안심은 핏물을 제거하고 소금·후추로 밑간한다.

2 사과는 물에 깨끗이 씻어 ½개는 얇게 슬라이스하고, 나머지 1개는 깍둑썰기한다.

3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돼지고기를 앞뒤로 2분씩 노릇하게 굽는다.

4 ③에 ②의 얇게 슬라이스한 사과를 올리고 오븐에서 180℃로 15분간 굽는다.

5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인 뒤 깍둑썰기한 사과, 레드와인, 발사믹식초, 꿀, 홀그레인 머스터드를 넣고 졸여 소스를 만든다.

6 접시에 ⑤를 깐 뒤 ④를 올리고 루콜라를 곁들여 완성한다.

사과 안심 스테이크

글 김민선 기자 | 사진 고승범(사진가) | 요리&스타일링 김나민·안지현(핀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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