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앞 ’142m 빌딩' 탄력받는다
국가유산 보존에 관한 개발 규제를 완화한 서울시 조례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宗廟) 경관 보존 문제 때문에 지지부진하던 서울 종로 세운4구역 재정비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6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시 문화재 보호 조례안’ 의결을 무효로 해 달라며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문체부의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시의회는 2023년 서울시 조례 중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국가지정유산 100m 내)’ 바깥이더라도 건설 공사가 문화재에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면 그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는 조항을 삭제했다. 보존지역 밖까지 규제하는 것은 상위법인 문화유산법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이유였다. 국가유산청이 이에 반발해 서울시에 재의 요구를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개정 조례안을 그대로 공포했다. 그러자 문체부는 “국가유산청장과 협의 없이 관련 조례를 개정한 것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상위법을 벗어난 조례 조항을 삭제하는 것은 적법한 조례 제·개정 권한 행사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또 “문화유산법은 보존 지역 안에서 시행되는 건설 공사에 관한 행정기관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며 “보존 지역을 넘어서는 범위에서까지 문화유산 보존 영향 검토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하거나, 관련 사항을 국가유산청장과 협의하도록 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이번 소송은 세운4구역 재정비 사업과도 관련이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세운4구역에 최대 141.9m 높이까지 건물을 올릴 수 있도록 재정비 촉진 계획 고시를 했다. 그런데 국가유산청은 종묘 맞은편에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경관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조례 등 절차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 세운4구역은 종묘와 173~199m 떨어져 있어 보존 지역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대법원이 서울시의회의 관련 조례 개정에 문제가 없다며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측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울시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20여 년간 정체돼 온 세운4구역 재정비 사업이 힘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종묘를 더욱 돋보이게 할 대형 녹지축 형태의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수용 가능한 범위에서 국가유산청과 협의해 2030년 세운4구역을 완공하겠다”고 했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입장문을 내고 “지방의회의 자치 입법권을 넓게 인정하는 판단”이라며 “문화재 보호와 규제 개혁에 대한 시민 여망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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