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의심하지 않고 이 길을 밀고 나가겠다”

김민정 기자 2025. 11. 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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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회 이중섭 미술상 시상식

“이중섭 미술상은 격랑의 시대 속에서 예술혼을 불태웠던 이중섭 화백의 정신을 기리는 상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중섭의 뜨거운 예술혼과 곽남신 작가의 독창적이고 자유로운 작품 세계가 맞닿아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울림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축사를 맡은 진휘연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교수의 말에 객석에서 박수가 나왔다. 곽남신(72) 작가의 한예종 교수 시절 동료인 그는 “곽남신 작가는 오랫동안 교육자로도 활동하며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된 존경스러운 선배님”이라며 “현실의 어둡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결코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며 진심이 녹아있는 예술의 힘을 믿는 작가”라고 말했다.

제37회 이중섭 미술상 시상식에 참석한 역대 수상자와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왼쪽부터 김봉태·정복수·정경연·김종학·권순철·오원배·황용엽·김을·곽남신(올해 수상자)·윤동천 작가,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 운영위원인 김영순 전 부산시립미술관장과 정현 조각가, 오숙환 작가, 심사위원 서성록 미술평론가, 배병우 작가, 운영위원 김선두 한국화가./김지호 기자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제37회 이중섭 미술상 시상식 겸 수상 기념전 개막식이 열렸다. 올해 수상자인 곽남신은 회화, 판화, 드로잉,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작업을 통해 현대사회의 허상과 삶의 모순을 성찰해온 화가다. 1979년 식물 그림자를 그린 그림으로 데뷔한 그는 당대에 유행한 단색화나 민중미술에 속하는 대신 프랑스 유학을 떠나 자신만의 길을 모색했다. 파리국립장식미술학교 졸업 후 2018년 정년을 맞을 때까지 모교인 홍익대와 한예종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이번 수상 기념 전시 ‘네 아니요’에선 그의 대표적인 작업인 그림자와 실루엣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총 25점이 전시됐다. 심사위원장인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장을 대신해 심사평을 발표한 심사위원 정일주 퍼블릭아트 편집장은 “곽남신의 예술이 걸어온 행보는 요란하지 않고 품위가 있다. 당대를 주도했던 모더니즘 미술의 근엄주의와 형식주의에 눌리거나 치우치지 않았고, 그럴싸하게 들리는 ‘후기’나 ‘해체’ 운운하는 담론에 편승하지도 않았다”며 “무겁지 않지만 진지하고, 선언하거나 설득하려 들지 않지만 메시지와 진정성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이중섭과 교차한다”고 밝혔다.

곽남신 작가는 이날 수상 소감에서 “사실 저는 이 나이 먹도록 늘 제 일에 조금은 회의적이며 이게 과연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 걱정을 한다”며 “자본의 힘이 모든 가치를 좌지우지하는 세상에서 올바른 예술은 무엇일까 고민하다 보면 종종 남들이 보기에 맥락에서 동떨어진 일들을 시도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과분한 상으로 격려해 주셨으니, 이 기회에 저도 더 이상 회의하지 않고 제 나름대로 추구해 오던 생각들을 더 열심히 밀고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조각가 정현, 서양화가 김종학, 김영순 전 부산시립미술관장, 한국화가 김선두 등 이중섭 미술상 운영위원,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서성록 미술평론가, 정일주 퍼블릭아트 편집장 등 심사위원, 역대 이중섭 미술상 수상 작가 황용엽·권순철·오원배·정경연·오숙환·배병우·김을·정복수·윤동천·김봉태씨, 김종규 박물관협회 명예회장, 신양섭 화가, 진휘연 한예종 교수,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 변용식 방일영문화재단 이사장, 이중섭 화백의 조카손녀 이지연·이지향씨 등 각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수상 기념전은 1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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