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그러나 결정적으로” 외교·경제를 함께 이끈 김민석 총리 [더 나은 경제, SDGs]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경주 회의가 막을 내린 뒤 정치권과 외교 라인 안팎에서 공통으로 나온 말이 있다. “이번 APEC은 대통령의 외교와 총리의 뒷받침이 맞물린 팀플레이였다”는 칭찬이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외교의 전면에서 큰 성과를 이끌었고, 그 뒤에는 준비위원장을 맡은 김민석 총리가 ‘현장 중심’으로 인프라·숙소·교통·안전·문화까지 꼼꼼히 현안을 챙겼다. 김 총리는 취임 직후 APEC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문화공연 전반에 일관된 콘셉트와 나비 테마를 반영하라’고 지시했고, 민·관 합동 점검회의에서 ‘초격차 K-APEC’ 비전을 제시했다. 웰컴 카드·QR 안내, 해외 홍보까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을 독려했다.
정상 만찬의 하이라이트가 된 ‘나비 로봇’은 문화외교의 상징이 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찬에서 날아다닌 나비가 무척 아름다웠다’고 언급한 장면은 의전과 공연 연출을 국격으로 연결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 퍼포먼스는 ‘나비, 함께 날다’는 일관된 콘셉트로 기획됐고, 나비 엠블럼은 김 총리가 강조한 3B(Bridge·Business·Beyond)와도 통했다. ‘브리지·비즈니스·비욘드’는 이번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주제이기도 한데, ‘연결, 사업, 그 너머’를 뜻한다. 경계를 넘어(Beyond), 혁신적 기업 활동을 통해(Business),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자(Bridge)는 뜻이다.
이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전면에서 빛을 냈다면, 그 빛이 흔들리지 않도록 뒤에서 무대와 동선까지 촘촘히 받친 이가 김 총리였다. 유엔 총회 기간 미국 뉴욕에서 가진 투자 행사였던 뉴욕증권거래소(NYSE) 방문 및 코리아 투자 서밋부터 이번 경주 APEC까지 이어지는 연속적 외교·경제 이벤트의 현장 점검과 의전, 위험 관리를 김 총리가 ‘현장 중심’으로 붙들어준 덕에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무대 위에서 흔들림 없이 구현될 수 있었다.
이 대통령도 김 총리의 역할을 공개적으로 치하했다. 행사를 마친 뒤 국무회의에서 “이번 APEC은 김 총리의 역할이 아주 컸던 것 같다”는 발언을 했고, 박수가 이어졌다고 한다. 김 총리는 APEC 직전까지 현장 중심 점검을 10회 반복하며 만찬장 변경 같은 실무적인 결정을 과감히 의결할 수 있도록 이끌면서 리스크를 크게 줄였다.
외빈 경제외교의 무대에서도 김 총리의 ‘연결’은 빛났다. APEC 기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경남 거제에 있는 한화오션을 방문한 것은 방산·해양 첨단제조 협력의 상징적 장면이었다. 캐나다의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은 수주에 성공하면 한국 방산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프로젝트다. 이곳에서 김 총리가 직접 연결한 ‘정상외교–산업현장–투자 협력’의 삼각 고리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김 총리의 장점은 ‘절제된 존재감’과 ‘조용한 실행’이다. 공식 발언에서도 “APEC의 성공을 100으로 따지면 99는 대통령의 몫”이라고 못 박으며, 스포트라이트를 피한 채 이 대통령에게 외교 성과에 돌렸다. 동시에 “병원 화장실 문까지 하나하나 열어볼 정도”로 인프라를 점검했다는 대목은 그의 업무 스타일을 압축해 보여준다.
행사가 끝난 직후의 행보도 인상적이다. 김 총리는 곧장 전통시장과 민생 현장으로 달려가 물가·일자리 상황을 챙겼다. 총리가 되기 전부터 서울 여의도와 영등포 곳곳의 현장을 누볐던 그는 취임 후에도 ‘현장 리듬’을 유지했다. 새벽 인력시장을 찾아 건설근로자들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일자리를 많이 늘리겠다”고 약속한 뒤 지원제도 안내·안전수칙 강화를 지시했다. APEC 준비 와중에도 산불 이재민, 이태원 참사 유가족, 지역 청년을 차례로 만나 민생·추모·청년고용 과제를 챙겼고, ‘APEC 후에는 지방과 현장 일정을 대폭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보여주기보다 소리 없이 돌아가는 민생장치의 작동을 중시하는, 그 특유의 ‘낮은 자세’ 리더십이 돋보이는 대목들이다.
APEC 후 국회 답변에서 김 총리는 한·미 관세합의 형식과 절차를 명확히 설명하면서 ‘양해각서(MOU) 형태의 최종 결론’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논쟁과 별개로, 기업 일정과 법제의 정합성을 함께 본 설명이었다.
정무·조직 운영 면에서도 국정 조정 리더로서 무게가 더해졌다. 여권과의 협의 끝에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 기획재정부의 예산 기능이 내년 1월부터 총리실 산하 기획예산처로 이관되고, 통계청이 국가데이터처로 승격돼 총리실 직속으로 편입되면서 데이터 거버넌스까지 총괄하는 구조가 마련됐다. 동시에 범정부 검찰개혁추진단이 총리실 산하로 출범하면서 쟁점 사안의 컨트롤타워 기능까지 명확해졌다. 국정 조정 기능을 강화하는 정부조직 개편과 데이터 거버넌스의 업그레이드는 총리실 중심의 조정능력을 키운 변화로 평가된다.
김 총리는시 화려한 보여주기보다 조율과 실행, 현장의 ‘디테일’로 성과와 업적을 쌓고 있다. 연일 최대치를 경신했던 코스피로 대표되는 자본시장의 현장을 직접 챙기고, 핵심 금융거점과의 협력 이벤트, 글로벌 기업·투자자와의 접점을 촘촘히 늘려가는 경제외교에서는 이 대통령의 외교를 빈틈없이 뒷받침한 김 총리의 보이지 않는 손과 발이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APEC의 성공은 행정·문화·안전·외교를 아우 ‘팀 코리아’의 성취다. 그 중심에서 이 대통령이 전면을 열고, 김 총리가 후방을 채웠다. 나비가 무대 위에서만이 아니라 도시 전체로, 국가 전체로 날아오르게 하려면 이제는 ‘포스트 APEC’의 실행이 중요하다. 김 총리가 이미 강조했듯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현장으로 돌아간 김 총리의 발걸음이 그 시작을 현실로 바꾸고 있다.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 unsdgs@gmail.com
*김 대표는 현재 한국거래소(KRX) 공익대표 선임사외이사, 금융감독원 옴부즈만, 유가증권(KOSPI) 시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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