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자회사 덕에 들썩…‘만년 저평가’ 지주사의 변신
두산·한화 등 주가 올해 2배 이상↑
‘자사주 의무소각’ 상법개정 기대도

올해 국내 증시에서 ‘조용히’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 업종이 ‘만년 저평가’인 지주사다. 지주사가 거느린 자회사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지분 가치가 오른 데다 상법 개정이라는 정책에 직접적인 수혜를 봤기 때문이다. 자사주 의무소각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 기대감도 작용하면서 지주사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6일 전날보다 22.03포인트(0.55%) 오른 4026.45에 거래를 마쳤다. SK(6.95%), HD현대(6.65%), 두산(6.56%), LG(8.53%), LS(5.58%) 등 주요 지주사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지수를 견인했다.
지주사 종목은 ‘저평가’ 주식의 대명사였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대체로 1배 미만이었다. 올해는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 이날 기준으로 두산(288.63%), 한화(242.38%), SK스퀘어(240.48%·SK하이닉스 지주사), 효성(180.81%), HD현대(173.36%), LS(130.65%)는 올해 주가가 두 배 올랐다. 삼성그룹의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 SK, CJ도 모두 올해 67.8% 오른 코스피의 수익률을 웃돌았다. 두산 우선주(두산우, 두산2우B)의 경우 올해 주가 상승률이 400%를 넘겼다.
지난해 말만 해도 장부가보다 주식가치가 쌀 정도로 주가가 저평가됐던 효성, LS, HD현대, 삼성물산, CJ 등은 올해 PBR이 1배를 넘기면서 저평가 국면에서도 벗어났다.
지주사 주가가 오른 건 ‘잘나가는 자회사’ 덕이 컸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등 조선·방산업 자회사가 100% 넘게 주가가 뛰었다. 효성은 올해 코스피 수익률 1위인 변압기 제조 자회사 효성중공업(473.79%) 등의 영향을 받았고, 두산은 신산업 자회사는 물론 지주 산하의 전자BG(그룹사업부)도 호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재명 정부 들어 이사의 충실 의무를 확대한 상법 개정도 지주사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지주사 주가는 새 정부 출범을 전후로 한 단계 높아졌다. 지주사의 경우 중복상장과 지배주주의 전횡에 주가가 억눌려왔는데 정부의 기조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수그러든 영향이다. 한화에너지, SK엔무브 등 재계의 비상장 자회사 상장은 중복상장 우려에 잠정 중단된 상태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이 추진되고 있는 점도 최근 주가를 자극하고 있다. 주요 지주의 반기 기준 자사주 비율은 롯데지주 27.51%, SK 24.8%, 두산 17.9%, LS 13.87% 등으로 높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만큼 소각 시 주가도 수혜를 크게 볼 수 있는 구조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지주사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특성상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사주를 활용해 대체로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다”며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될 경우 자사주를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한 부분이 해소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3차 상법 개정안 통과가 예상보다 늦어지거나 내용이 후퇴한다면 주가 상승분도 반납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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