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는 꽃다지, 33주년 콘서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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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곳에서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해온 '민중가요 노래패' 꽃다지가 모처럼 안온한 콘서트 무대에 선다.
"예전처럼 팔뚝질(집회·시위·노동운동 현장에서 주먹 쥔 팔을 위로 힘차게 들어 올리는 행동)하며 부르는 투쟁가요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꽃다지는 다르게 가고 싶었다. 투쟁가요와 민중가요 사이 어느 한 곳에서 어떻게 접점을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업종과 연령대가 넓어지면서 정서 역시 섬세하고 다양해졌다. 꽃다지는 1999년부터 음악 색깔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콘서트를 앞두고 젊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사운드가 무엇일지 고민했고, 이번 콘서트에서는 청년층과 장년층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록 사운드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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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21]

“노래여 우리의 삶이여/ 어둠 속에서 더욱 밝게 비춰준/ 노래여 우리의 꿈이여/ 끝내 온 세상에 울려 퍼지리”(‘노래여! 우리의 삶이여’)
낮은 곳에서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해온 ‘민중가요 노래패’ 꽃다지가 모처럼 안온한 콘서트 무대에 선다. ‘겨울을 견디고 힘차게 피어나는 들꽃’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꽃다지는 1992년 3월 결성된 뒤 33년 동안 광장과 거리, 노동 현장 그리고 두 번의 탄핵 촛불집회에서 서정적인 목소리로 시민과 노동자를 위로해왔다.
꽃다지가 ‘바위처럼’ ‘민들레처럼’ 등 수많은 명곡을 남기며 “한결같이 그 자리”에 뿌리내린 데는 ‘만능 살림꾼’ 민정연 기획실장(사진)의 공이 컸다. 1997년 꽃다지에 합류한 민 실장은 그룹 운영은 물론 음반과 공연을 기획·관리하며 민중가요의 지속성을 고민했다. 33주년을 맞아 뜻깊은 콘서트를 마련한 그를 전화로 만났다.
―33주년 콘서트를 기획하게 된 이유는.
“2022년 30주년을 맞이해 콘서트를 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 시국 끝자락이라 공연하기가 어려웠다. 그간 꽃다지가 거리에서 만나왔던 시민들을 다시 모실 수 있도록 물밑 작업을 해왔다.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있도록 서울 신촌 원더로크홀로 장소를 정했고, 11월28일과 29일 신곡을 가지고 팬들과 만나게 됐다. 어려운 시절을 함께 버틴 정윤경 음악감독과 정혜윤 가수의 공이 컸다. 현장 공연에서 ‘연대의 노래를 듣고 힘이 났다’는 평범한 한마디와 ‘꽃사람’들의 후원 덕에 버틸 수 있었다.”
―콘서트에서 힘을 준 구성이 있나.
“꽃다지는 콘서트에서 과거 히트곡을 좀처럼 부르지 않는다. 음악 스타일을 바꾸겠다는 이유로 ‘바위처럼’도 10년간 부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서는 오랜 팬들이 듣고 싶어 했던 예전 히트곡을 많이 선곡해 선보이려 한다. 전태일 50주기 추모곡인 ‘아무렇지도 않은 듯’을 부르며 불안전한 노동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시민들과 즐겨보려 한다.”

―특별히 초청한 관객이 있나.
“콘서트를 열기로 결정했을 때 고공농성 중인 사업장이 3곳 있었다. 세종호텔의 해고 노동자 고진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해고 노동자 박정혜, 한화오션의 하청업체 소속 김형수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이 고공농성을 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연대 공연을 갈 때마다 ‘다음 콘서트 전에 꼭 지상으로 내려와서 보러 오시라’고 말했다. 이 중 두 곳(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한화오션)에서는 고공농성이 끝나 콘서트에 초청할 수 있었다. 아직 고진수 동지는 내려오지 못해 초대하지 못했다.”
―민중가요가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
“예전처럼 팔뚝질(집회·시위·노동운동 현장에서 주먹 쥔 팔을 위로 힘차게 들어 올리는 행동)하며 부르는 투쟁가요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꽃다지는 다르게 가고 싶었다. 투쟁가요와 민중가요 사이 어느 한 곳에서 어떻게 접점을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업종과 연령대가 넓어지면서 정서 역시 섬세하고 다양해졌다. 꽃다지는 1999년부터 음악 색깔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콘서트를 앞두고 젊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사운드가 무엇일지 고민했고, 이번 콘서트에서는 청년층과 장년층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록 사운드를 강화했다.”
―출판 매체도 위태롭다. 한겨레21에 하고 싶은 말은.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어줘서 고맙다.’ 꽃다지가 자주 듣는 말이다. 한겨레와 한겨레21에 애증이 있지만, 우선 ‘그 자리에 계속 있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솔직히 형편이 넉넉지 않을 때마다 ‘구독 끊을까’라는 생각도 하지만, 세월호 프로젝트와 산업재해 노동자 관련 기사, ‘6411의 목소리’ 같은 연재 등 다른 신문이 내지 못하는 기사를 보면서 느끼는 게 많다. 창간 때부터 내려온 가치와 기준을 지키면서 흔들리지 말고 꿋꿋하게 걸어나갔으면 좋겠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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