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영업 민원 제기에 영업 중단…골머리 앓는 구암현대시장
“전통시장 특성 무시한 행정” 반발
민원 탓 무허가 상가 5곳 영업중지
관리비 수익 줄어 “시장 운영 위기”
구청 “행정조처 아예 안 할 수 없어”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 구암현대시장에서 15년째 분식집을 운영했던 ㄱ(65) 씨는 여섯 달 전 시장에서 쫓겨났다. 무허가 영업이 이유였다. 시장 통로에 조리대와 식탁, 일자형 의자를 설치해 허가 없이 장사를 하다가 구청 단속에 적발됐다.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30만 원의 과태료 처분까지 받았다. 결국 시장을 떠난 그는 맞은편 길가에 한식당을 열었다.
ㄱ 씨는 "전통시장 특성상 무허가 영업이나, 신고 밖 영업 구역에서 건축물을 설치해두고 장사하는 일이 허다하다"며 "전국에 이런 시장이 많은데 왜 우리만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2년 동안 민원이 계속 들어온 건 사실이지만, 아무리 무허가가 문제라 해도 시장의 현실을 고려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무작정 장사를 막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무허가 영업에 대한 민원 탓에 장사를 못하게 된 구암현대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불만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무허가 상인들뿐 아니라 정상적으로 영업 중인 일부 상인들도 구청의 행정지도를 두고 반발하고 있다.
마산회원구청은 최근 2년간 구암현대시장 무허가 영업을 단속하고 무허가 영업한 상인들에게 영업 중지를 명령했다. 6일 기준 행정처분 통보를 받은 상인은 5명이며, 무단 건축물 설치에 따라 원상복구 명령을 받은 점포도 5곳이다. 구청 측은 단속 배경으로 '지속적인 민원'을 들었지만, 정확한 민원 접수 건수는 집계되지 않았다.
구청은 무허가 시설물 철거와 원상복구를 통지했다. 지난해 4월에는 5개소 상인들을 건축법 및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상인들은 이에 반발하며 영업을 계속해왔지만, 결국 지난 5월 1일자로 모두 영업을 중단했다. 이들 대부분은 해당 구역에서 10년에서 많게는 30년 이상 무허가로 장사를 이어온 이들이다.


정상적으로 영업 중인 상인들도 구청의 행정지도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경제적 이유가 있다. 시장을 운영·관리하는 시장번영회 측은 "거둬들이는 관리비 수익이 가뜩이나 많지 않은데 무허가 상인들이 내는 관리비마저 받지 못하게 돼 타격이 크다"고 토로했다.
현재 구암현대시장 등록 점포 수는 42곳 중 영업 중인 곳은 15곳 정도에 불과하다. 한 점포당 매월 1만 8000원씩 걷는 관리비 수입은 월 50만 원도 되지 않는다. 빈 점포를 추가로 이용하는 상인에게 추가로 받는 관리비를 제외하고, 무허가 노점상인들에게만 1곳당 매월 10만 원씩 총 5개소에서 50만 원을 받고 있다. 이들 영업 중지 후 무허가 상가 관리비 수익은 0원으로 줄었다.

창원시가 과거에는 무허가 영업이 가능하도록 지원해놓고, 이제 와서 이를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태화(국민의힘, 양덕·합성2·구암·봉암동) 창원시의회 의장은 "시가 13억 5000만 원을 들여 무허가 상가 주위 시장 천장 쪽에 아케이드를 설치해서 장사할 수 있게 해줬었다"면서 "그러더니 현재 시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허가 장사가 이어지던 곳은 영업이 종료되면서 흉물이 되어버렸다"며 "장사를 못하게 했으면 그 공간을 시민이 이용하는 주차장을 만들든 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전에 상인들이 영업을 계속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시에 말했었는데, 그렇게 안 할 거라면 무허가 상가 쪽을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마산회원구청 문화위생과 팀장은 "건축법과 식품위생법상 허가 대상이 되지 않는 이들이라 달리 조치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행정조치는 민원이 제기되면 안 할 수 없으므로 이렇게 조처된 것"이라고 말했다. 건축허가과장은 "시장 방치 공간 활용 여부는 본청과 협의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