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스피 4000’에 가려진 고연체 고환율 고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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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는 실물 경제를 선행한다고 한다.
증시가 좋으면 짧으면 수개월 내에 경기도 그 상승 추세를 따른다는 일반적인 이야기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을 돌파하면서 5000시대가 온다는 장밋빛 전망이 넘쳐나지만 기업 경기 침체와 환율·물가 상승, 실업률 심화 등 경제 전반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는 나아질 기미가 없다.
정부는 증시 상승만을 경제정책의 성과로 포장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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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증시보다 펀더멘털 집중해야
증시는 실물 경제를 선행한다고 한다. 증시가 좋으면 짧으면 수개월 내에 경기도 그 상승 추세를 따른다는 일반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 경제는 증시와 실물 경제가 따로 노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을 돌파하면서 5000시대가 온다는 장밋빛 전망이 넘쳐나지만 기업 경기 침체와 환율·물가 상승, 실업률 심화 등 경제 전반에 드리운 짙은 그림자는 나아질 기미가 없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우리 경제의 모세혈관인 중소기업의 업황 침체다. 중기 특화은행인 IBK기업은행의 올해 3분기 전체 연체율이 1.00%로 뛰었다. 2009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1.02%) 이후 최고치다. 특히 올 3분기 기업의 대출 연체율은 1.03%로, 2010년 3분기 연체율(1.08%)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미 관세협상이 완전히 타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마저 1450원까지 치솟으면서 중기의 경영 여건은 악화일로다.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 수출하는 형태가 많은 중기 입장에서는 고환율은 큰 악재다. 당분간 환율이 1400원 아래로 내려오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아 업황이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말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올해 4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고환율과 내수부진 영향으로 64(기준점 100)로 집계됐다. 조사에 응답한 259개사의 95%가 올해 영업이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할 정도로 상황은 좋지 않다. 이렇다 보니 실업률도 잡히지 않는다. 지난 5일 국가데이터처가 ‘비경제활동인구 및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64만1000명으로 1년 전 동기보다 7만3000명 늘었다. 2022년 이후 해마다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는데, 특히 15~29세 청년층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라는 응답이 34.1%로 가장 많았다.
물가도 심상치 않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 소비자물가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2.3% 올랐다. 소비쿠폰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지만 환율이 진정되지 않으면 수입물가도 계속 악영향을 준다. 내수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물가마저 오르면서 서민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진다. 경기 침체 와중에 물가마저 오르면 스테그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다. 특히 우리 물가 지표는 부동산을 반영하지 않는 탓에 체감 물가는 정부 통계치보다 높을 수 있다.
정부는 증시 상승만을 경제정책의 성과로 포장해서는 안된다. 가시적인 기업활동 활성화와 환율·물가 안정, 취업률 상승 등 펀더멘털 변화에 따른 증시 상승이 이상적인 모델이다. 한미 관세협상을 완전하게 매듭짓고, 중기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이 국가 경제의 중요한 요소지만, 대동맥에만 피가 돌고 모세혈관까지 퍼지지 않는다면 장기와 세포는 빠르게 괴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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