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천루 개발이익으로 유산보존…보수적 영국도 런던타워 코앞에 빌딩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한창호 기자(han.changho@mk.co.kr) 2025. 11. 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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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영국 런던 등 글로벌 도시는 문화 유산과 조화를 이루며 도심 재개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 영국의 문화재 행정은 '보존을 전제로 한 협력형 개발 시스템'이다.

정부와 지자체장이 바뀔 때마다 도시 정책이 들쭉날쭉 바뀌고, 공공기관이 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획일적인 규제를 강제하거나 이를 따르지 않으면 개발 허가 '불허' 방침을 고수하면서 사업을 수년째 표류하게 만드는 한국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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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 역사유산·개발 어떻게 조화하나
도쿄황궁앞 200미터 빌딩숲
추진단계 민관협의체 만들어
역사보존까지 함께 논의 협력
英, 경관보다 역사 맥락 무게
개발사업자와 같이 영향 평가
런던타워앞 초고층빌딩 공존
도쿄 전망대. 사진과 기사는 관련 없음. [JYP]
일본 도쿄, 영국 런던 등 글로벌 도시는 문화 유산과 조화를 이루며 도심 재개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도심 재창조의 핵심 키워드는 ‘협력’이다.

일본과 영국의 문화재 행정은 ‘보존을 전제로 한 협력형 개발 시스템’이다. 반면 한국의 문화재 행정은 여전히 ‘보존을 이유로 한 불허 시스템’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많다. 본질적인 차이는 문화재 관리 주체가 개발을 바라보는 태도에 있다.

일본 문화청은 개발을 규제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문화재 보존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인식한다. 예를 들어 도쿄 황궁 일대는 국가 지정 특별사적이지만, 도시재생특별지구 제도를 통해 민간이 일정한 공공기여(역사 건축물 복원, 녹지·보행 공간 확충)를 약속하면 용적률과 높이 제한을 유연하게 조정해준다. 심의 과정도 명확하다.

문화청–도쿄도청–지요다구청–민간 디벨로퍼로 구성된 민관 협의체가 가이드라인을 사전에 마련해 개발자는 그 틀 안에서 설계하고 행정은 이를 승인한다. 결국 인허가가 ‘개발을 막는 절차’가 아니라 ‘조화를 설계하는 과정’으로 작동한다. 도쿄 황궁 앞인 오테마치-마루노우치-유라쿠초에는 지난 4월 기준 총 36개 노후 빌딩이 최신 빌딩으로 재개발을 마쳤다. 신축 빌딩의 대부분이 150~200m의 키를 자랑한다.

현재 5곳이 건설·계획 중인데 그중 하나가 2028년 준공될 예정인 도쿄 도치(385m)다. 도심 재창조로 이 일대엔 대기업 본사 118개, 외국계 기업 194개가 둥지를 틀었다. 매일 35만명이 일하고 겨울에 열리는 조명 축제엔 644만명이 몰린다. 회색 콘크리트 빌딩들은 옥상·벽면 녹화 면적 1만6000㎡로 푸릇푸릇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눈앞에 황궁을 둔 세계 유수의 업무 중심지로 탈바꿈했다’고 보도했다.

정부와 지자체장이 바뀔 때마다 도시 정책이 들쭉날쭉 바뀌고, 공공기관이 문화재 보호 등을 이유로 획일적인 규제를 강제하거나 이를 따르지 않으면 개발 허가 ‘불허’ 방침을 고수하면서 사업을 수년째 표류하게 만드는 한국과 대조적이다. 세운4지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2004년 개발지구로 지정됐지만 그사이 높이 규제가 125m 이하(2007년)에서 71.9m(2018년)로 줄었다가 다시 145m로 높아지면서 주민대표 측은 설계를 수차례 바꿨다.

영국의 헤리티지 잉글랜드(HE) 역시 원칙은 명확하다. 문화유산의 ‘가시적 경관’보다는 ‘역사적 맥락과 의미’를 중시하고, 설계 단계부터 개발자와 협력해 시뮬레이션과 평가를 반복한다. 런던타워 주변 고층 빌딩들이 허가된 이유는 이 때문이다. HE는 시각적 조망선(View Corridor)을 보존하되 “도시의 생명력은 정지된 풍경이 아니라 변화 속의 균형”이란 철학을 행정 기준에 반영한다.

런던타워는 영국 왕실의 요새이자 왕궁, 무기고, 감옥 등으로 활용됐는데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88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그럼에도 런던타워에서 400~500여 m 떨어진 지점에 ‘오이 피클’ 같은 독특한 외형을 자랑하는 ‘세인트 메리 액스’(180m·41층)와 계단 모양의 건물인 ‘리든홀 빌딩’(225m·48층) 등 3개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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