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판결받은 ‘대북 전단 금지법’… 與 주도로 법사위 통과

휴전선 인근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내용의 항공안전법 개정안이 6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항공안전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에 위헌 요소가 있다”며 법안심사소위에서 추가 논의를 하자고 했으나 추미애 위원장은 토론을 종결하고 표결에 부쳤다. 재석 12명 중 찬성 10명, 반대 2명으로 가결 처리됐다.
이번에 통과된 법은 문재인 정부 시절 위헌 판결을 받았던 대북 전단 금지법과 사실상 유사한 내용이다. 당시 헌법재판소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판결을 내리자 민주당은 같은 취지의 법안을 다른 이름의 법안으로 다시 추진했다.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에 따르면, 휴전선 인근 등 비행 금지 구역에서는 무게와 관계없이 모든 무인 기구를 띄울 수 없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는 처벌 조항도 뒀다. 다만 기상 관측이나 교육 등 목적으로 띄우는 경우는 예외로 했다. 법 조항에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이 법이 시행되면 대북 전단을 풍선에 넣어 전파하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불법’이 되는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해당 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로 넘겨 더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사실상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효과가 있게 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의 취지에 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욱 의원도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의 표현의 자유 침해 부분 때문에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이 나니까 이걸 항공안전법에 넣은 것 아니냐”며 “항공안전법이라든지 이념적으로 왜곡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곽규택 의원은 “법안에 ‘무인 자유기구’에 대한 정의가 없다”며 “이걸로 형사처벌까지 한다면 반드시 위헌 소지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위헌판정받은 부분은 살포하는 표현물의 내용에 적용하는 것이고, (이번 개정안은) 항공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하에 공간상의 문제로 한 것”이라며 “과거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과는 내용이 다르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에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토론을 종결하고 해당 법안을 표결에 부쳤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가 민주(주의)로 포장한 독재로, 날치기로 진행되고 있다”며 “추 위원장은 의회 독재를 제일 앞장서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욱 의원은 “본회의 가기 전에 문제가 있는지 (한 번 더) 살펴보라고 있는 게 법사위 아니냐”며 “이게 회의가 맞느냐. 대한민국 국회가 맞느냐”고 했다. 이어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법안에) 대해서 2소위 회부해서 한 번 더 논의해보자는 것 아니냐”며 “민주적으로 정해진 절차적 정당성을 지켜가면서 법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했다.
신 의원은 추미애 위원장을 향해 “(눈에) 실핏줄 터지셨다면서요, 왜 본인 눈에 실핏줄 터졌는지 돌아보지 않으셨냐”며 “이렇게 해서 국회 법사위에서 평화가 올 수 있겠냐”고 했다. 앞서 지난 3일 추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자신의 눈이 충혈된 사진과 함께 “법사위 왼쪽 줄의 고성과 고함 지르기”라고 올린 것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대해 추 위원장은 “법사위 진행이 평화스럽게 이뤄지지 않았다면 신동욱 의원님의 맥락없는 신경질적인 자유 발언이 가능하겠냐”며 “위원장을 비방하거나 모욕하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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