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다니 당선에 이스라엘 ‘앗 뜨거’·팔레스타인 ‘환호’···“이스라엘 비판해도 승리, 미국 정치의 전환점”

이영경 기자 2025. 11. 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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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UPI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첫 무슬림 시장 당선인 조란 맘다니(34)의 승리 연설은 약 1만㎞ 떨어진 이스라엘에서도 생중계됐다. 선거 기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행동을 ‘집단학살’이라고 비판해온 맘다니의 당선 소식에 이스라엘 정치인들은 위기감과 우려를 쏟아냈다. 반면 팔레스타인에서는 환호가 쏟아졌다.

이스라엘 전 외교장관이자 우익 야당 대표인 아비그로드 리베르만은 “빅애플(뉴욕의 별칭)은 무너졌다”며 뉴욕의 유대인들을 향해 “살고 싶다면 이스라엘로 이주하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극우 장관들의 반응은 더 격렬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맘다니는 하마스 지지자이며, 반이스라엘적이고 노골적인 반유대주의자”라고 비난했고, 아미차이 치클리 디아스포라 장관은 “뉴욕은 2001년 9·11테러로 3000명을 죽인 지하디스트 광신자들과 멀지 않은 인물을 시장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팔레스타인에서는 환영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첫 무슬림이자 남아시아계 이민자 출신의 뉴욕 시장 탄생을 ‘역사적 전환점’으로 여기며 미국 여론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무스타파 바르구티 팔레스타인 국민계획 대표는 “젊은 세대가 주도한 혁명적 변화이자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하난 아슈라위 전 팔레스타인해방기구 간부는 “이번 결과는 미국과 세계, 특히 민주당에 대한 경종”이라며 “사람들은 이제 변화를 원하고, 정의와 포용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인 전쟁과 정책이 맘다니 당선인 지지층 결집을 촉발한 측면이 있다며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 정치적 생명이 끝난다’는 미국 정치의 불문율을 맘다니 당선인이 깨뜨리며 미국 정치의 변화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맘다니 당선인은 선거 기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집단학살’이라고 비판하며 이스라엘에서 종교와 무관하게 모든 시민이 평등권을 누려야 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뉴욕의 유대인 보호와 반유대주의 척결을 약속하며 자신이 반유대주의자라는 비난은 강력히 부인했다.

이스라엘 전문가인 슈무엘 로즈너는 “이스라엘에 맞서도 정치적으로 유리하거나 적어도 해롭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맘다니가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크세니아 스베틀로바 이스라엘 전 의원은 “이스라엘은 권위주의 국가로 가는 중”이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맘다니가 왜 뉴욕에서 승리했는지 스스로 질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 성향 언론 하레츠는 “맘다니의 승리는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진보 세력에 추진력을 부여했다”며 “이스라엘 정부가 이런 상황을 인정하거나 논의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유대인 단체들도 맘다니 당선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맘다니 당선 후 반유대주의 근절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은 새 뉴욕시의 정책과 인사 임명을 추적하는 감시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ADL은 뉴욕시에 반유대주의가 확산하는 시기에 유대인 공동체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보수성향 친이스라엘 매체 ‘유대인의 목소리’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인 뉴욕 유대인 공동체가 ‘탈출’(엑소더스)을 준비하며 공포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반면 중도 성향의 친이스라엘단체 J스트리트 대표인 제러미 벤아미는 “일부 유대인 기관과 지도자들이 맘다니 당선인을 둘러싼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해롭고 과장된 것이며, 도시와 지역사회 분열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글로벌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있는 개발도상국을 통칭하는 용어)에서는 맘다니 당선인의 승리에 고무된 반응이 쏟아졌다. 인도 콜카타의 음악가 우차브 구하타쿠르타는 맘다니 당선인의 무료 버스, 저렴한 주택 공급 공약에 공감했다며 “그가 말한 이슈는 2025년 도시 밀레니얼 세대에게 많은 공감을 줬다”고 말했다.

최근 네팔, 마다가스카르 등에서 촉발된 Z세대 저항운동 참가자들에게도 맘다니 당선인의 메시지는 공감을 일으켰다. 네팔 Z세대 운동 지도자 수닐 푸얄은 “미국의 미래는 맘다니와 같은 이들과 함께할 때 더 밝을 것이다. 뉴욕 시민들은 축복받았다”고 말했다.


☞ 뉴욕의 선택은 ‘NEW’…30대·무슬림·사회주의자 시장 당선
     https://www.khan.co.kr/article/202511052049005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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