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과 마천루 ‘공존의 길’ 열렸다…대법 “종묘주변 규제완화 적법” [뉴스&분석]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한창호 기자(han.changho@mk.co.kr) 2025. 11. 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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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보호를 위해 설정한 개발규제 조례를 서울시가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과 협의하지 않고 삭제한 조치가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이 서울시의회 손을 들어주면서 세운4구역 등 도심 문화유산 인근 재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맞은편 재개발 사업지인 세운4구역에 최고 높이 142m의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계획이 확정되자 국가유산청이 반대하면서 종묘를 둘러싼 규제 갈등이 재점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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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에 갇혔던 서울 족쇄 풀려…세운4구역 재개발 탄력
전문가 “도쿄·런던은 이미 문화재 주변 초고층 건물 빼곡”
서울시가 국가유산청과 협의 없이 문화유산 인근 건설공사를 규제하는 조례 조항을 삭제한 것은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단이 6일 나왔다. 이번 판결로 서울시가 지난달 30일 고시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종묘 앞 세운 4구역 재개발 계획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세운 4구역의 건물 최고 높이를 기존 71.9m에서 141.9m로 상향 조정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와 세운 4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 모습. [뉴스1]
문화재 보호를 위해 설정한 개발규제 조례를 서울시가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과 협의하지 않고 삭제한 조치가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6일 대법원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서울시 문화재 보호 조례 개정안 의결 무효 확인 소송에서 서울시의회 손을 들어주며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시의회는 2023년 조례 가운데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문화재 반경 100m 이내) 바깥쪽의 건설 공사를 규제한 19조 5항을 삭제했는데 이것이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대법원의 이번 판단은 해당 조항이 민간의 재산권과 개발권을 침해하는 과도한 규제라고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유산청의 문화재 행정에 법원이 제동을 건 셈이다.

대법원이 서울시의회 손을 들어주면서 세운4구역 등 도심 문화유산 인근 재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맞은편 재개발 사업지인 세운4구역에 최고 높이 142m의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계획이 확정되자 국가유산청이 반대하면서 종묘를 둘러싼 규제 갈등이 재점화됐다.

서울시는 세운4구역이 종묘에서 100m 이상 떨어져 있어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가유산청은 종묘에서 가장 가까운 세운4구역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종묘 경관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며 높이 규제와 유산영향평가 등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여러 전문가는 서울의 글로벌 도시 경쟁력을 위해 개발과 보존 사이에 전략적 균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도심 고층 건물을 무작정 제한하기보다 개발이익을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는 데 재투자해 마천루 속에서 문화유산이 더욱 돋보이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과 협의 없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바깥에서의 개발 규제를 완화한 서울시 조례 개정이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소송은 최근 ‘왕릉뷰 아파트’ 재현 우려가 나온 서울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주목받았다. 사진은 6일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모습. [연합뉴스]
일본 도쿄, 영국 런던 등 일류 도시는 벌써 이런 과정을 밟고 있다. 도쿄는 황궁 앞에 20여 년 만에 30개에 달하는 초고층 건축물을 세워 ‘천지개벽’을 이뤄냈다. 런던도 글로벌 금융허브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문화유산인 런던타워 주변에 고층 랜드마크 건물을 지었다. 역사적 유산과 초고층 복합 빌딩들이 새로운 경관을 만들어내고 이는 도시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가유산청도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일본과 영국 등이 문화유산 가치와 도시 발전을 조화시킨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지엽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도심의 문화유산은 박물관처럼 닫아두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접근하고 향유할 수 있을 때 그 가치가 극대화된다”며 “획일적 규제에서 벗어나 전통 문화유산과 현대적 건물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유연한 개발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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