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율주행은 속도가 생명…현대차, ‘중국과의 동침’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5. 11. 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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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어 中과 동맹 ‘속도전’
中 자율주행 데이터 세계최다
바이두 이어 샤오펑 연쇄접촉
단순제휴 넘어 中재공략 포석
美와 고강도 R&D 협력 지속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 4단계 기술이 적용된 아이오닉5 시험차량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중국 테크기업들에 ‘노크’했다. 기존의 자체 개발 계획에서 글로벌 선도기업과의 제휴로 전략을 선회해 자율주행 기술 ‘퀀텀 점프’를 앞당기려는 복안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바이두·모멘타에 이어 샤오펑 등 중국 핵심 자율주행 기업들과 접촉해 기술 협력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특히 최근 샤오펑과 구체적인 협력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두는 중국 최대 IT 기업이자 자율주행 선도 기업이며 모멘타는 유럽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자율주행 스타트업이다. 완성차 제조사인 샤오펑은 최근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전기차 및 자율주행기술 외연 확장에 나섰다.

현재 현대차는 미국에서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와 협력하는 동시에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을 통해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중국 기업들과의 협력까지 더해지면 미국과 중국이라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을 양축으로 한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네트워크가 본격 구축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애초 자율주행 기술 자체 개발을 추진해 왔다. 2022년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 인수와 AVP본부 신설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에 나선 바 있다. 지금은 엔비디아로부터 GPU 5만장 공급을 약속받은 데 이어 중국 업체들과 기술 제휴를 통해 글로벌 협력 구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차가 중국 테크기업을 협력 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풍부한 운행 데이터와 실증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의 기술 수준이 글로벌 1위인 구글 웨이모의 90% 이상으로 평가된다.

샤오펑은 고속도로와 도심 자율주행 시스템 ‘XNGP’를 상용화해 광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 운영 중이다. 또 모멘타는 벤츠와 협업해 글로벌 기술 신뢰도를 확보했고 우버와 손잡고 유럽 로보택시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스마트 안전센서 [현대차·기아]
영국 컨설팅기업 테넷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은 교통 디지털화 정책, 인프라, 기술개발 등을 포함한 자율주행기술 종합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실제 중국은 자율주행 기술 실증 환경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단일 도시 실증만으로 2100만명 이상의 인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만큼 테스트 규모가 크다. 여기에 정부 주도의 도로 인프라·데이터 축적·규제체계 통합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실제 주행 기반의 기술 고도화에 유리한 환경을 갖췄다.

이러한 협력은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중국 시장 공략 강화로도 이어진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 기술연구소 주도로 개발한 중국형 전기 SUV ‘일렉시오’를 공개했다. 기존 아이오닉 시리즈와는 별도의 전용 플랫폼으로 중국 시장을 독립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실제 개발 과정에서 현대차는 모멘타와 자율주행 관련 기술 협력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자율주행기술 기업들 역시 한국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바이두는 지난 7월 카카오모빌리티와 국내 로보택시 진출을 위한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고 샤오펑은 올해 상반기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모멘타 역시 한국 법인 설립 등을 검토한 바 있다.

다만 중국 기술을 국내에 직접 도입하는 데에는 데이터 반출 제한과 지역 규제 등 여러 제약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우선 현지에서 실증과 개선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자율주행 업계 관계자는 “국가별 지도 데이터와 기술 표준 문제로 인해 기술 제휴를 맺더라도 초기엔 중국 현지에서 테스트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후 점진적으로 고도화를 거쳐 지역별 상용화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현대차의 전략 변화는 내부 조직 개편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래차 기술 전담 조직인 AVP본부와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 포티투닷을 포함한 조직 개편과 이에 따른 인력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내부 역량과 외부 협력을 결합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속도전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밑그림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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