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장 "고층건물 강행하면 종묘 세계유산 취소 가능성"

김예나 2025. 11. 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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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宗廟) 맞은편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위험에 처한 유산'에 올라 등재가 취소될 여지가 있다고 6일 우려를 표명했다.

허 청장이 세운4구역 재개발이 세계유산인 종묘에 미칠 영향에 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서울시가 변경된 고시를 바탕으로 "국가유산청과 유네스코의 권고를 무시하고 건축을 강행하면 세계유산 지위가 어떻게 되겠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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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청장, 국회 예결위서 우려 표명…"서울시, APEC 때 기습 고시"
145m 건물 허용 고시 변경에…"미래세대에 콘크리트 빌딩 물려줄 것인가"
업무보고하는 허민 국가유산청장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10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宗廟) 맞은편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위험에 처한 유산'에 올라 등재가 취소될 여지가 있다고 6일 우려를 표명했다.

허 청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서울시가 종묘 맞은편 재개발 사업지인 세운4구역의 높이 계획을 최근 변경한 것에 대해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이 의견을 묻자 "실로 깊은 유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시가 개발 공사를 강행한다면 어떻게 되냐'는 물음에 "(등재가) 취소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다"고 답했다.

허 청장이 세운4구역 재개발이 세계유산인 종묘에 미칠 영향에 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세운4구역의 높이 계획을 변경하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을 지난달 30일 고시했다.

대법 "'문화유산 인근 건설규제 완화' 서울시 조례개정 적법"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과 협의 없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바깥에서의 개발 규제를 완화한 서울시 조례 개정이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소송은 최근 '왕릉뷰 아파트' 재현 우려가 나온 서울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주목받았다. 사진은 6일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모습. 2025.11.6 seephoto@yna.co.kr

기존에는 올릴 수 있는 건물 높이가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으로 정해져 있었으나, 이에 따라 최고 101∼145m로 변경된다. 청계천변 기준으로는 배에 가까운 수치다.

허 청장은 "국가유산청은 2006년부터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고, 회의를 거치면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으라는) 유네스코 권고안을 따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에 기습적으로 39층, 40층을 올린다고 변경 고시를 냈다"며 세계유산인 종묘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서울시가 변경된 고시를 바탕으로 "국가유산청과 유네스코의 권고를 무시하고 건축을 강행하면 세계유산 지위가 어떻게 되겠냐"고 지적했다.

종묘 앞, 세운4구역 앞날은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과 협의 없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바깥에서의 개발 규제를 완화한 서울시 조례 개정이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소송은 최근 '왕릉뷰 아파트' 재현 우려가 나온 서울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주목받았다. 사진은 6일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모습. 2025.11.6 seephoto@yna.co.kr

허 청장은 "미래 세대에게 세계유산을 물려줄 것인지, 아니면 콘크리트 빌딩을 물려줄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100m, 180m, 혹은 그늘이 있냐 없냐가 아니라 국민과 함께 (미래 세대에게) 무엇을 물려주느냐 하는 부분"을 살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 의원은 내년 7월 부산에서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하는 위원회가 열리는 것을 거론하며 "한 점 부끄럼이 없도록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달라"고 허 청장에게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으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과 더불어 한국의 첫 세계유산이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종묘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당시 '세계유산 구역 내 경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근 지역에서의 고층 건물 인허가는 없음을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래픽]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높이 제한 완화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30일 세운4구역의 높이 계획을 변경하는 내용의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을 시보에 고시했다. 고층 건물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宗廟)의 경관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계 안팎에서는 '제2의 왕릉뷰 아파트'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닌지 우려가 나온다. yoon2@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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