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1순위 지명” 새벽기도에 재수 좋은 직원 동원…구단들 기 모으기

남지은 기자 2025. 11. 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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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부처님 제발 1순위가 되게 해주세요."

매년 '그날'이 다가오면 남자프로농구(KBL) 구단 관계자들은 온갖 '신'을 찾기 시작한다.

ㄴ구단 관계자는 "추첨일 한 달 전부터 '문유현을 뽑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

ㅂ구단 관계자는 "'1등' 기운을 받으려고 현장에 1등으로 도착했더니 첫번째가 됐다. 그해 1라운드 1순위 선수를 뽑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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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신인 드래프트 순번 추첨 앞두고
‘1번’ 되려는 구단들의 절실함 눈길
2024~2025시즌 신인 드래프트 순번 추첨 모습. 한국농구연맹 제공

“하느님, 부처님 제발 1순위가 되게 해주세요.”

매년 ‘그날’이 다가오면 남자프로농구(KBL) 구단 관계자들은 온갖 ‘신’을 찾기 시작한다.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여 경건한 자세를 갖추는 나름의 ‘의식’도 치른다. 그들에겐 승리만큼이나 절실한 그 날, 신인드래프트 순위 추첨일이다.

남자프로농구는 드래프트 1주일 전에 10개 구단 사무국장이 모여 신인 선수를 지명할 순번을 정한다. 로또 번호처럼 구단 이름이 적힌 공(200개)을 넣어 추첨하는데, 지난 시즌 순위에 따라 확률을 달리한다. 7~10위 팀은 20%씩, 5~6위 팀은 7%씩, 3~4위 팀은 3%씩이다. (1~2위 팀은 자동 10번, 9번이 된다) 1~4순위를 먼저 뽑은 뒤 5~8번을 정한다.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신인들은 소속팀의 12번째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다. 리그가 한창이라 즉시 전력감을 뽑으면 성적에 큰 도움이 되어서, 구단들은 원하는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높은 순번을 뽑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올해처럼 대어(고려대 문유현)가 나오는 해에는 더욱 간절하다. 종교의 힘을 빌리는 것은 기본이다. ㄱ구단 관계자는 “새벽마다 기도한다”고 했다. “직원마다 각자의 종교에 의지하는데, 추첨일에도 새벽기도를 할 생각이다. 요즘처럼 간절하게 기도한 적이 없다”고 했다. ㄴ구단 관계자는 “추첨일 한 달 전부터 ‘문유현을 뽑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

2023~2024시즌 신인 드래프트 순번 추첨 모습. 한국농구연맹 제공

평소 ‘재수’ 좋은 사람의 기운에 기대기도 한다. ㄷ구단 관계자는 “경품 등 당첨 운이 좋은 직원을 추첨 장소에 동행시킬 생각”이라고 했다. “마음 같아서는 똑똑한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을 보내고 싶은 심정일 정도”로 절실하다고 한다. 실제로 고양 소노가 이 방법으로 효과를 봤다. 2023~2024시즌 8번이었는데, 당첨 운이 좋은 직원이 참여한 지난해 2번이 됐다. 심마니가 산삼을 캐기 전 목욕재계 하듯이 추첨일을 앞두고는 경건한 몸과 마음을 유지한다는 이들도 있다.

순번 추첨과 드래프트를 하루에 몰아서 했던 과거에는 ‘기’싸움이 더욱 치열했다고 한다. ㄹ구단 관계자는 “순번 추첨일 전날, 감독, 사무국장, 단장 등이 해당 장소 인근에서 함께 잤다. 우리의 기를 한데 모으자는 의미였다”고 했다. ㅁ관계자는 “뽑고 싶은 선수 유니폼을 미리 제작해 하루 전날 베고 잤다”고 한다. 선수의 유니폼을 만들어 절에 가서 태운 곳도 있다. 액운을 내보내고, 평안과 복을 기원하는 의미에서다.

간절함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ㅂ구단 관계자는 “‘1등’ 기운을 받으려고 현장에 1등으로 도착했더니 첫번째가 됐다. 그해 1라운드 1순위 선수를 뽑았다”고 했다.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고 했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는 46명이 참가한다. 문유현을 비롯해 연세대 이유진, 삼일고 양우혁 등 역대 가장 많은 조기 신청 인원(14명)이 참가한다. 7일, 어떤 팀의 마음이 온 우주를 움직일까.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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