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셧다운 ‘역대 최장’ 기록에···40개 공항 항공편 10% 감축

김희진 기자 2025. 11. 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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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 항공편이 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운항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 기능 일부가 중단되는 셧다운이 6일(현지시간) 역대 최장기간인 37일째로 접어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전국 주요 공항 40곳에서 항공 운항을 10% 줄이기로 했다. 셧다운으로 인한 시민 불편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양당의 협상 돌파구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과 브라이언 베드퍼드 연방항공청(FAA) 청장은 전날 항공 관제사의 피로도가 높아진 데 따라 이러한 조치를 오는 7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 전역에서 근무하는 항공 관제사 약 1만3000명은 셧다운 기간 필수 근무 인력으로 분류돼 무급으로 일하고 있다. 가뜩이나 인력난에 시달려온 관제사들이 초과 근무를 이어오다 피로 누적 탓에 결근하거나, 생계를 위해 부업에 나서면서 항공 인력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FAA는 항공사들과 합의해 최대한 균등하게 항공편을 줄일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은 뉴욕, 워싱턴, 시카고, 애틀랜타, 로스앤젤레스, 댈러스 등 가장 붐비는 공항에서 감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하루 최대 1800편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FAA는 이번 조치 시행 후에도 상황에 따라 항공편을 더 감축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8월6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에서 비행기 도착·출발 시간을 확인하고 있는 여행객들. 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조치를 화물 운송은 물론, 여행객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례 없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특히 여행객 수요가 몰리는 이달 말 추수감사절과 연말 연휴 시즌을 앞두고 혼란과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셧다운 기간 이미 320만명이 넘는 승객이 항공 관제사 부족에 따른 항공편 지연·취소의 영향을 받았다. 이날 하루에도 2100여편이 지연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이번 조치를 두고 트럼프 정부가 민주당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항공 안전을 표면적 이유로 들고 있지만 여행객 등 불편 초래에 대한 책임을 민주당에 돌려 셧다운을 끝내게끔 압박하기 위한 취지라는 것이다.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공화·텍사스)은 이날 FAA가 조치를 발표한 직후 SNS에 “민주당은 재앙으로 치닫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항공 여행을 축소하는 것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이 사상 최장 기록을 갈아치우자 공화당에 민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고 셧다운을 끝내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는 공화당 상원의원 조찬 모임에서 “공화당이 해야 할 일을 할 때다. 그것은 필리버스터를 종료하는 것”이라며 “필리버스터를 종료하지 않으면 상황이 나빠질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미국 비즈니스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전체 100석인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를 종결하기 위한 표결의 의결정족수를 기존 60표에서 단순 과반(51표)으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명, 민주당 45명, 민주당 계열 무소속 2명이다. 다만 공화당 상원의원 대다수는 필리버스터 규정 변경이 상원의 초당적 협치 문화를 파괴할 수 있고, 향후 민주당이 다수당이 됐을 때 자신들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조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셧다운은 지난 5일 36일째에 접어들며 종전 최장 기록(2018~2019년)이었던 35일을 경신했다. 민주당은 건강보험 제도인 ‘오바마 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을 주장하며 임시예산안 통과를 막고 있다. 공화당은 임시예산안부터 통과시키고 보조금 문제는 추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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