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왕시 에너지 분산, 시민 참여가 관건
정부가 최근 의왕시를 에너지 분산특구로 최종결정했다. 전국 4개 지역 가운데 하나이고, 수도권 도시로서는 최초다. 이는 수도권 에너지 자립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의왕시는 공원 내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실험한다. 민간 기업이 참여하고, 전력 직접 거래(PPA)도 가능해진다. 기술적으로 흥미롭고, 제도적으로 파격적이다.
문제는 시민의 이해다. '에너지 분산특구'라는 말 자체가 낯설다. 'ESS', 'P2H', 'VPP', '직접거래' 같은 용어는 전문가에게는 익숙하지만, 시민에게는 장벽이다. 에너지 분산이 절박한 미래 과제일진대 정책이 성공하려면 기술보다 시민의 이해와 참여가 관건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시민이 낯설게 느끼면 외면받는다. 특히 수도권이라는 특성상, 시민의 수요와 관심이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 시민을 용어에서부터 소외시키는 정책이 성공하리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에너지 분산특구'를 풀어 '우리 동네 전기 자립 실험' 같은 쉬운 언어로 시민과 소통하려는 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ESS'는 '전기 저장 대형 배터리', '직접거래'는 '우리 동네 생산 전기를 이웃이 바로 사서 쓰는 방식' 등으로 풀어서 쓸 것을 제안한다. 정책을 '나와 관련된 이야기'로 바꾸자는 것이다. 시민이 이해하고 참여할 때, 기술은 비로소 삶의 일부가 된다.
에너지 전환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선택에서 시작된다. 의왕시가 수도권 에너지 자립의 모델이 되려면, 시민이 정책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성공의 열쇠는 시민의 손에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과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지역 커뮤니티, 학교, 미디어를 통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시민이 정책의 수혜자가 아니라 공동 설계자가 될 때, 에너지 분산은 기술을 넘어 사회적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왕시의 도전은 수도권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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