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퍼 갈아드릴게요” 대구 주유소서 확산되는 ‘기만 교체 영업’…소비자 불만 속출

권종민 기자 2025. 11. 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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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셀프주유소를 중심으로, 소비자 동의 없이 차량 소모품 교체를 강요하는 '기만 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 차량 부품을 탈착하거나 교체를 강요하는 행위는 명백한 부당 영업에 해당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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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셀프주유소를 중심으로, 소비자 동의 없이 차량 소모품 교체를 강요하는 '기만 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대구 중구의 한 셀프주유소 모습. 기사내용과 관계 없음. 대구일보DB

대구지역 셀프주유소를 중심으로, 소비자 동의 없이 차량 소모품 교체를 강요하는 '기만 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와이퍼나 워셔액, 차량 필터 등 단순 부품을 빙자한 불투명 판매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수성구 만촌동의 한 주유소에서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주유 중 한 남성이 다가오더니 아무 말 없이 차량 와이퍼를 떼어내며 "이거 오래돼서 유리 손상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가 교체를 거절하자 남성은 "괜히 아끼다 더 큰돈 든다"며 언성을 높였다. 그는 "이미 새 와이퍼를 사둔 상태였는데도 강요가 계속됐다"며 "주유소 직원이 아니라 외부 인력이었다는 점이 더 불안했다"고 말했다.

비슷한 피해 사례는 다른 곳에서도 또 있다. 동구 신천동의 한 주유소를 찾은 대학생 김모 씨(27)는 "에어컨 필터가 막혀서 냄새가 난다"는 말에 5만 원을 결제했다가, 뒤늦게 바가지 가격임을 알게 됐다. 김 씨는 "행사 중이라 싸게 해준다고 해서 믿었는데, 정비 내역도 영수증도 없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같은 영업은 대부분 외주 인력에 의해 이뤄진다. 주유소와 별도 계약을 맺은 판매원들이 며칠 단위로 파견돼 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는 구조다.

하지만 소비자와의 계약 주체가 모호해, 교체 부품 불량이나 환불 문제 발생 시 책임을 묻기 어렵다. 주유소는 "판매업체 인력이 한 일이라 책임이 없다"고 하고, 판매업체는 "주유소 내에서 진행된 서비스라 관리할 수 없다"고 떠넘기기 일쑤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명시적 동의 없이 차량 부품을 탈착하거나 교체를 강요하는 행위는 명백한 부당 영업에 해당한다고 지적한다. 소비자상담센터 관계자는 "소모품 교체는 정비업 등록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단속이 어려운 사각지대"라며 "소비자가 '불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단호히 거절하고, 영수증·명함 등 거래 근거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조계 역시 처벌 근거가 충분하다고 본다. 안진학 리안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소비자 동의 없이 차량 부품을 떼거나 결제를 유도한 경우 재물손괴나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며 "주유소 내에서 이뤄지는 영업이라면 사업자에 대한 행정 제재 기준도 구체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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