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석의 개미생활] 어디서 많이 들어본 ‘빚내서 사라’

김남석 2025. 11. 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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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관련 소식이 매일 쏟아지지만 뉴스에서 '개미'의 목소리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반면 주식시장의 빚투는 최대 손실 규모가 100%다.

또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성은 부동산 시장보다 높고, 만기가 20~30년인 부동산 관련 대출과 다르게 만기가 짧아 단기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도 어렵다.

하지만 시장의 움직임은 아직까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고, 그래서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말한 전 부총리도, 주식을 사라고 한 권 부위원장도 질타를 받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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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주] 주식시장 관련 소식이 매일 쏟아지지만 뉴스에서 '개미'의 목소리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기사를 쓰는 기자도 개인 투자자고, 매일 손실과 이익 사이에서 울고 웃습니다. 일반 투자자보다 많은 현장을 가고 사람을 만나지만 미처 전하지 못했던 바를 철저하게 '개인'의 시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빚투를 그동안 너무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 투자'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본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것을 두고 평가한 말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9월 인사청문회에서 "가계부채 관리에 일관되고 확고한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위원장이 부임하기 전부터 금융위는 우리나라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킨다고 한다. 그래서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규제를 한다.

주택담보대출이든 신용대출이든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 자체를 경계하는 것이 금융당국이다. 정부는 우선 부동산 대출을 잡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빚을 내는 것이 괜찮다는 입장을 내놨다.

주택담보대출은 최소한 집이라는 담보가 있다. 담보인정비율에 따라 다르겠지만, 집값이 20% 떨어진다 하더라도 대출이 부실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다.

반면 주식시장의 빚투는 최대 손실 규모가 100%다. 보유 주식을 담보로 추가 레버리지를 일으켰다면 담보 비율이 적용되곘지만, 대부분 '빚투'라 하면 신용을 담보로 한 미수거래를 떠올린다.

또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성은 부동산 시장보다 높고, 만기가 20~30년인 부동산 관련 대출과 다르게 만기가 짧아 단기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도 어렵다.

권 부위원장의 말은 과거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의 '빚내서 집 사라' 정책을 떠올리게 한다. 경기 부양을 위해 가계의 대출문턱을 낮췄다.

이 같은 정책에도 내수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으면서 그는 큰 질책을 받았다. 이후 집값이 떨어지면서 정부가 국민의 '뒤통수를 쳤다'는 말까지 나왔다.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 전 부총리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두고 후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스갯소리지만, '그때 집을 샀다면 지금 얼마가 됐을텐데'라고 아쉬움을 내비친다.

권 부위원장의 '빚투' 발언이 10년 뒤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4000인 코스피가 한 순간의 조정도 없이 우상향 하지 않는 한 누군가는 빚투로 손실을 본다.

한 시장 전문가가 강연에서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장기투자의 개념을 조사해 보니 '5거래일'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집은 '강제 장투'가 되지만, 주식은 어렵다는 의미다.

최근 이틀간의 급락장에서 "지금 손절하지 말고 가지고 있으면 다음 주엔 무조건 오른다"고 확신할 수 있는 투자 전문가라면 권대영 부위원장이 한 말을 그대로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움직임은 아직까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고, 그래서 빚을 내서 집을 사라고 말한 전 부총리도, 주식을 사라고 한 권 부위원장도 질타를 받는게 아닐까.

정부가 '코스피 5000'을 목표로 제시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불거진다. 정부의 목표는 AI 산업을 육성하겠다, 취약계층을 위한 포융금융을 강화하겠다,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 등과 같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보이는 것들이다.

그런데 단순히 주가지수를 5000으로 올리는 것이 목표가 돼버렸다. 물론 주가지수가 오르면 투자자들의 금융자산이 불어나고, 기업의 자금조달 시장이 확대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이는 상장 기업들의 기초체력이 받쳐주고, 시장 유동성이 풍부하며 경제성장이 뒷받침 됐을 때의 이야기다.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고려하면 경제는 그대로인데 주가지수만 올라가는 이상한 시장이 될 수 있다. 그건 버블이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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