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옐로 카드’에 시계제로 빠진 롯데손보 매각…사모펀드 JKL의 자충수?

허인회 기자 2025. 11. 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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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적정성 취약” 금융위 경영개선권고…롯데손보 “위법 소지…행정소송 검토”
매각 앞두고 증자 소극적이던 JKL, 희망 매각가 2조~3조원서 낮추나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다. 사진은 서울 중구의 롯데손해보험 본사 모습 ⓒ연합뉴스

롯데손해보험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권고'를 받으면서 혼란에 빠졌다. 사실상 구조조정을 요구받은 것이다. 가입자 이탈과 유동성 관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추진 중인 롯데손보 매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이 초래된 데에는 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소극적인 행보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당국이 이번 결정의 주된 요인으로 대주주의 미진한 유상증자 계획을 꼽았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를 개최해 롯데손보에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의결했다. 경영개선권고는 적기시정조치의 일종으로, 부실 가능성이 큰 금융회사에 당국이 내리는 강제 조치다. 이번 조치에 따라 롯데손보는 향후 2개월 이내에 자산 처분, 비용 감축, 조직 운영 개선 등을 위한 경영개선 계획을 마련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한다.

앞서 금감원은 롯데손보를 상대로 지난해 12월 정기검사와 올해 2월 추가검사 등 경영실태평가에 나섰다. 그 결과 올해 5월 종합평가등급 3등급(보통)과 자본적정성 잠정등급 4등급(취약)을 부여했다. 이후 롯데손보는 당국에 자본확충 계획을 제출했으나 미흡하다고 판단한 금융위는 결국 경영개선권고를 내렸다. 경영실태평가 매뉴얼에 따르면, 종합평가등급이 3등급 이상이어도 자본적정성 등급이 4등급 이하면 경영개선선고 대상이 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 배경에 대해 "경영실태평가 결과 자본적정성이 취약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는 지난해 6월 말 173.1%(경과조치 적용 기준)에서 올해 6월 말 129.5%로 하락했다.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킥스는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지표다. 당국은 킥스를 150%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롯데손보가 자본 확충 노력을 통해 지난 3분기 킥스비율을 141.6%까지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금융당국은 미봉책이라고 봤다. 신종자본증권 등 보완자본을 위주로 자본을 확충해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납입자본금 등 회사가 필요할 때 끌어 쓸 수 있는 기본자본도 상당히 부족한 상태다. 롯데손보의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올해 1분기 -9.5%에서 2분기 -12.9%까지 떨어졌다. 국내 손보사의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 평균치는 106.8%다. 당국 관계자는 "계량적인 부분에서 자본 적정성이 손보업권 중 취약하다.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업계 최하위권이다. 이외에 많은 건전성 지표들이 업계 평균 대비 낮다"고 지적했다.

롯데손보는 반발하고 있다. 최근 실적증가와 킥스 등 계량지표를 상당 부분 충족한 상황에서 이런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손보는 자본적정성 평가 중 40%를 차지하는 비계량평가에서 '자체위험·지급여력평가체계(ORSA)' 도입 유예 등을 이유로 4등급을 매기면서 전체 자본적정성 등급이 4등급으로 내려간 점을 지적하고 있다.

롯데손보 측은 "당국이 4등급 부과의 근거로 제시한 ORSA 도입 유예는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 의거해 적법한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진행한 것"이라며 "상위 법령에 따른 적법한 ORSA 도입 유예 결정을 하위 내부 규정인 경영실태평가 매뉴얼을 근거로 제재하는 건 위법성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손보는 행정소송 검토에 나설 뜻을 밝힌 상태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연합뉴스

실사까지 진행한 매각 작업, 좌초하나

당국은 롯데손보측 주장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이동엽 금융위 보험과장은 "롯데손보의 계량평가도 3등급이고, 이도 좋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영실태평가는 자본적정성 관리를 위한 전사적인 대응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비계량적인 측면에서 회사의 자본 적정성 관리 체계도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또한 "회사는 완전히 건전한데 비계량만으로 조치를 내렸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고, 적기시정조치를 이미 한 차례 유예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손보는 2020년 말 경영실태평가 종합 4등급을 받아 2021년 9월 적기시정조치를 한 차례 유예받은 바 있다. 이후 지적한 문제들에 대해 4년 동안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대주주의 미흡한 대응도 당국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국에 제출한 자본확충 계획에 구체적인 유상증자 계획이 담기지 않았던 것이다. 이 과장은 "단기간에 적기시정조치 사유가 해소되는 방안은 통상의 경우 증자"라면서 "롯데손보 측이 증자 계획을 제출하긴 했지만, 구체성이 결여돼 있었고 이에 단기간에 개선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본자본을 늘리려면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거나 유상증자를 단행해야 한다. 보험업권 특성상 순이익의 단기간 급증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주주의 결정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유상증자가 유일한 선택지다. 하지만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자금을 넣는다는 것은 상충되는 사안이다. 이런 이유로 대주주 JKL파트너스가 증자 계획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추진 중인 매각 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2019년 3734억원에 롯데손보를 인수한 JKL파트너스는 2023년부터 매각을 타진했다. 지난해 우리금융이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높은 몸값에 손을 뗐다.

현재는 한국금융지주가 올해 8월부터 롯데손보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인수자 입장에선 이번 당국 결정으로 인한 부담이 크다. 악화한 대외적인 평판과 재무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수하더라도 조기에 적기시정조치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증자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일각에선 이런 조건을 내세워 한국금융지주가 몸값 낮추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JKL파트너스의 롯데손보 희망 매각가는 2조~3조원 수준이지만, 시장에선 1조원대 중반이 적정하다는 평가다.

당국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당국 관계자는 "경영개선권고 후 앞으로의 상황은 예단할 수가 없다"며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하든지, 매각을 진행하든지 등을 통해 롯데손보가 정상 궤도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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